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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추천] 꽃을 함부로 대하는 이에게 | 박진규 '꽃대궐 집사 이야기' 오늘 빗방울이네는 좀 속이 상하네요. 아니, 버스를 타려고 거리를 가고 있는데 앞서 가던 어떤 중년의 남자분이 글쎄 화단에 가득 피어있는 꽃을 오른손으로 주르륵 훑어 공중에 휘익 흩뿌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꽃댕강나무 꽃을요, 그 하얗고 작은 별처럼 생긴 예쁜 꽃들을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빗방울이네는 날마다 그 거리를 지나며 꽃댕강나무 꽃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하고 했거든요. 그 하얀 별꽃 무리들을 보면, 저들끼리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열심히 조달대는 중인 거 같아서 저도 덩달아 즐거워지곤 하던 그런 꽃이었는데요. 그런 이쁜 생명이 졸지에 엄마품에서 뜯겨 나가 거리에 곤두박질치는 걸 보면서 정말 해도 너무하다 싶었답니다. 이 장면을 보고 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꽃댕강나무 꽃을 장난 삼아 훑어 .. 2026. 10. 3.
김현승 대표 시 7편 해설 모음 (가을의 기도·눈물·플라타너스 외) 한국 현대시의 큰 별, 김현승 시인(1913~1975)의 깊은 시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작 7편을 모았습니다.시인의 따뜻한 동반자 '플라타너스/푸라타나스'부터 '가을의 기도' '눈물' '슬픔' '견고한 고독' '검은빛' '자화상'에 이르기까지.이 가을, 시인이 남긴 서정적 언어들이 그대의 마음에도 다정한 위로로 스며들길 바랍니다. 플라타너스 | 삶의 행로를 함께 걷는 따뜻한 동반자 김현승 시인의 시 '푸라타나스'의 한 구절을 만나 봅니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푸라타나스,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우리가 흔히 '플라타너스(platanus)'라고 부르는 나무를 시인은 '푸라타나스'라고 하네요. '푸라타나스'는 시인만의 애칭인 것 같습니다. 푸라타나스야, 잘 지내고 있었니.. 2026. 9. 28.
부산 여행 필수 코스! 현지인이 추천하는 부산 맛집 12선 부산을 여행하는 그대를 위해 독서목욕이 직접 먹어보고 추천하는 '부산 맛집 12선'입니다.부산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부산 음식, 투박하지만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정다운 맛을 담았습니다. 물회부터 회, 복국, 미역국, 밀면, 돼지국밥, 육개장, 삼계탕, 곰탕, 재첩국, 추어탕, 완당까지 순서대로 소개합니다.부디 마음에 드실는지요! 물회 : 포항물횟집(부산시 수영구 광안해변로 290번 길 17) 부산에 도착해서 첫 식사가 점심이라면 이 집 강추입니다. 가슴 탁 트이는 광안리해수욕장과 가까운 집입니다. 해변을 산보하다 출출해졌다면 더 좋겠습니다. 1981년부터 45년 간 같은 맛을 이어오는, '물회계의 제왕'이라 부를 만한 맛입니다. 채 썬 배와 오이(오이는 뺄 수 있음)가 듬뿍 들어간 물회이며, 육수가 .. 2026. 9. 21.
김관식 시 옹손지 - 남루를 벗어 던지고 햇살을 입다 김관식 시인의 시 '옹손지' 원문과 해설입니다. 매일 써야하는 무거운 가면들을 훌훌 벗어던지고 온전히 햇살을 입어본 적이 있나요?김관식 시인은 '굴' 속에서 나와 척추라는 피부의 '등솔기'에 따스한 태양을 쬐며 자족하는 삶의 길을 보여줍니다.찌든 일상에 고슬고슬한 평온을 선물해 줄 '옹손지'의 세계로 그대를 초대합니다.아침밥 저녁밥, 그 소박한 삶의 기록 속으로 - 김관식 시 '옹손지(饔飱志)' 원문 饔飱志 김관식(1934~1970년, 충남 논산) 해 뜨면窟 속에서기어나와노닐고, 매양,나물죽 한 보시기싸래기밥 두어 술고프면 먹고,졸리면 자다. 襤褸를 벗어바위에 빨아 널고벌거벗은 채쪼그리고 앉아서등솔기에 햇살을 쪼이다. 해 지면窟 안으로기어들어쉬나니.▷「김관식 시 전집 - 다시 광야(曠野)에」(창작과 비평.. 2026. 9. 17.
창부타령 '공도라니' 가사 뜻과 두목의 시 송은자일절에 담긴 의미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대표적인 경기민요 의 '공도라니' 편을 열어젖히는 첫 구절입니다.이 노랫말의 첫 단어 '공도(公道)'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요?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번천문집」에 실린 시 한 구절을 통해 그 의미를 알아봅니다.젊은 소리꾼 전병훈의 깊은 목소리를 따라 노랫말에 담긴 인생무상의 속뜻을 한 구절씩 음미하여 배워봅니다. 경기민요 '공도라니' 노랫말 읽기 창부타령 전병훈 노래, 경기민요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천황지황인황씨며 실로황제가 복희씨라성덕이 없어 봉해씨며 말 잘하는 소진장의도육국제왕을 다 달랬으나 염라대왕은 못 달래어한번 죽엄을 못 면하시고 그러하신 영웅이야죽어 사적이라도 있건마는 우리 초로 인생이야 한번 가면은 영절이라얼씨구.. 2026. 9. 12.
유치환 '너에게' 해설 |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다 삶이란 피할 수 없어서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 선택해 끌어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유치환 시 '너에게'를 1948년 원문으로 음미하면서 이 시가 전하는 운명과 사랑의 뜨거운 통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유치환 시 '너에게' 원문 보기(1948년 시집 울릉도) 너에게 - 유치환(1908~1967년, 경남 통영) 물 같이 푸른 朝夕이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에서너는 좋은 이웃과푸른 하늘과 꽃을 더불어 살라그 거리를 지키는 孤獨한 山頂을나는 밤마다 호올로 걷고 있노니運命이란 避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避할 수 있는 것을 避하지 않음이 運命이니라▷유치환 시집 「울릉도(鬱陵島)」(행문사, 1948년(단기 4281년), 국립중앙도서관 자료) 중에서. 이 시는 당시 시집 속에서 어떤 모양을 .. 2026. 9. 7.
[논어 명문장]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 살며 경쟁하며 존중하며 공자는 '군자는 사사로이 다투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한 가지 예외로 활쏘기 경합을 꼽았습니다.승패를 겨루는 자리에서조차 서로 읍(揖)하며 상대에게 예를 표하고, 패자에게는 술을 권하는 고전 속 장면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논어」 팔일 편에 나오는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이라는 명문장을 통해 공자가 설파한 진정한 신사도(紳士道)와 경쟁의 의미를 돌아봅니다.[논어 팔일]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원문과 풀이子曰(자왈) 君子無所爭(군자무소쟁)이나必也射乎(필야사호)인져揖讓而升(읍양이승)하야 下而飮(하이음)하니其爭也 君子(기쟁야 군자)니라 공자 말씀하시길 군자는 경쟁할 바가 없으나만일에 남과 경쟁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활을 쏘는 일일 것이다.인사하고 양보하면서 단에 올라가 활을 쏘고 내려.. 2026. 9. 4.
정지용의 극찬을 받은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원문과 상세 해설 1939년 가을, 23세의 청년 박목월은 시 '길처럼'을 들고 문단(文壇)이라는 이름의 아득한 '길' 앞에 섰습니다.목월의 시를 심사한 정지용 시인은 그 고요하고 여린 서정을 단번에 알아채고, "조롱 안의 사자처럼 약(弱)해야 한다"는 다정하고도 치열한 위로를 건넸습니다.90여 년의 세월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두 시인의 첫 만남 이야기, 그리고 청춘의 가여운 꿈이 담긴 시 '길처럼'을 문예지 「문장」의 옛 지면에 실린 원문으로 음미해 봅니다.1939년 「문장」 지면 그대로,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읽기 길처럼 박목월(1916~1978년, 경북 경주) 머언산 구비구비 도라갔기로山 구비마다, 구비마다절로 슬픔은 일어 ······ 뵈일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 나가다,산울림 홀로 도라 나가다····.. 2026. 8. 29.
부산 부곡동 맛집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 보약 같은 수제비 한 그릇 식당 간판에 '미숙'이라는 이름이 들었고, '들깨'라는 이름이 들었네요. 미숙이라는 분이 들깨라는 식재료로 특별한 요리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대로에 이름을 걸고 하는 집은 무언가 다르겠지요? 부산 금정구 부곡동 맛집 '들깨 수제비', 일요일 브런치로 픽! 부산 맛집으로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부산 금정구 부곡로 133)에 갑니다. 가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빗방울이네를 당기고 있는 것만 같네요. 오늘 불현듯 '수제비'에 꽂히네요. 특별한 음식은 가끔 몸속에서 불쑥 떠올라 이렇게 사람을 오라 가라 하나 봅니다. 오늘 빗방울이네는 짝꿍하고 둘이 그 맛있다는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집'에 왔습니다. 브런치로 뭐 양식만 먹나요. 우리는 '들깨 수제비' 먹으려고요.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어요. 이날 .. 2026. 8. 24.
혼자서 배우는 경기민요: '창부타령' 1절 가사 풀이 & 실전 독학 노하우 경기민요 '창부타령'이 어쩐지 좋아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들으며 흥얼거렸습니다. 빗방울이네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에 보니 그동안 '창부타령' 들은 횟수가 '76'이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중간에 스킵하고 되감아 들은 것을 합치면 아마 200회 정도는 족히 듣고 따라 흥얼거린 듯합니다. 그 어렵다는 '창부타령'이라도 이 사람을 어찌 외면하겠는지요? 하하. 이 좋은 '창부타령'이 드디어 몸에 달라붙네요. 혼자서도 1절을 부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경기민요 왕초보가, '창부타령'이 마냥 좋아 보름 정도 익히면서 발견한 '창부타령 혼자 배우기 팁'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전병훈 소리꾼 버전의 전체 4절 가사입니다. 이 가운데 오늘 집중적으로 배워볼 대목은 맨 앞에 적힌 1절입니다. 우선 4절 가사를 모두.. 202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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