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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대표 시 5편 해설 모음(추일서정·외인촌·와사등·오후의 구도·설야) '낙엽은 포-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추일서정'),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외인촌')기억 나시죠? 학창 시절 국어 책에서 만났던 시 구절들. 세월이 흐른 뒤에도 가슴 한편을 서늘하게 파고드네요.1930년대 암울한 시대의 풍경과 고독을 감각적인 이미지로 그려낸 김광균 시인의 대표작들을 새롭게 음미해 봅니다.잊고 지냈던 시절들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시간 속으로, 세기를 뛰어넘는 모더니즘 시의 깊은 울림 속으로 함께 들어갑니다. 추일서정 | 낙엽 지는 풍경 속에 깃든 황량함 김광균 시인의 시 '추일서정(秋日抒情)'의 한 구절을 만나 봅니다. '낙엽은 포-란드 망명정부의 지폐포화에 이즈러진도룬시의 가을하날을 생각케 한다' 이 시 기억나시지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공부한 기억요. 빗방울이네도 교실에서.. 2026. 10. 19.
[논어 명문장] 헷갈리는 회사후소(繪事後素) 명쾌하게 읽기(feat 시경 '석인') "스승에게 이 기막힌 비유를 얼른 한 번 써먹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던 것은 아닐까?"2,500년 전 「논어」 속 한 페이지, 영특한 제자가 건넨 시적(詩的)인 질문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늘 헷갈리던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네 글자 뒤에 숨겨진, 화장과 그림 그리고 사람 노릇에 대한 깊고도 흥미로운 사유를 함께 풀어봅니다. [논어 팔일 편] 아름다운 시구(詩句)에서 시작된 제자의 기발한 물음 子夏問曰(자하문왈) 巧笑倩兮(교소천혜)며美目盼兮(미목반혜)여 素以爲絢兮(소이위현혜)라 하니何謂也(하위야) 잇고子曰(자왈) 繪事後素(회사후소)니라曰(왈) 禮後乎(예후호)인져子曰(자왈) 起予者(기여자)는 商也(상야)로다始可與言詩已矣(시가여언시이의)로다 자하(子夏)가 물어 가로되 아양을 떠는 웃음이 아름다우며 아름다운.. 2026. 10. 15.
나무 이름에 코뿔소(犀)가? 금목서 유래와 향수, 동요 '반달' 속 비밀까지 9월부터 11월까지, 그윽한 향기로 마음을 흔드는 금목서와 은목서!이 나무의 한자 이름 속에 어마어마한 동물 '코뿔소(犀)'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하늘의 향기, '천향(天香)'이라 불리는 이 나무의 이름 유래와 동요 '반달', 향수 이야기 등 흥미로운 비하인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금목서 이름에 왜 코뿔소(犀)가 들어갈까? 초가을부터 아주 향기를 진하게 풍기는 '금목서'. 이름도 참 고상하니 이쁘네요. 어떤 뜻이 들어있는 이름일까요? 금목서의 한자는 '金木犀'입니다. 쇠 金(금), 나무 木(목), 무소 犀(서)입니다. 이 무소는 코뿔소를 말합니다. 코뿔소니까 '코' 위에 '뿔'이 있는 '소'라는 말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문장에 나오는 그 무소입니다. 국어사전에 보니, 인도.. 2026. 10. 10.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연애도 결혼도 포기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1980년대 청년이 겨울 골목길에서 읊조리던 서글픈 노래는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리네요.가난하기에 사랑도, 그리움도, 미래마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가슴 저린 고백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1980년대의 신경림 시 '가난한 사랑노래' 전문 가난한 사랑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1935~2024년, 충북 청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너와 헤어져 돌아오는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두 점을 치는 소리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가난하다고 .. 2026. 10. 8.
[수필 추천] 꽃을 함부로 대하는 이에게 | 박진규 '꽃대궐 집사 이야기' 오늘 빗방울이네는 좀 속이 상하네요. 아니, 버스를 타려고 거리를 가고 있는데 앞서 가던 어떤 중년의 남자분이 글쎄 화단에 가득 피어있는 꽃을 오른손으로 주르륵 훑어 공중에 휘익 흩뿌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꽃댕강나무 꽃을요, 그 하얗고 작은 별처럼 생긴 예쁜 꽃들을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빗방울이네는 날마다 그 거리를 지나며 꽃댕강나무 꽃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하고 했거든요. 그 하얀 별꽃 무리들을 보면, 저들끼리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열심히 조달대는 중인 거 같아서 저도 덩달아 즐거워지곤 하던 그런 꽃이었는데요. 그런 이쁜 생명이 졸지에 엄마품에서 뜯겨 나가 거리에 곤두박질치는 걸 보면서 정말 해도 너무하다 싶었답니다. 이 장면을 보고 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꽃댕강나무 꽃을 장난 삼아 훑어 .. 2026. 10. 3.
김현승 대표 시 7편 해설 모음 (가을의 기도·눈물·플라타너스 외) 한국 현대시의 큰 별, 김현승 시인(1913~1975)의 깊은 시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작 7편을 모았습니다.시인의 따뜻한 동반자 '플라타너스/푸라타나스'부터 '가을의 기도' '눈물' '슬픔' '견고한 고독' '검은빛' '자화상'에 이르기까지.이 가을, 시인이 남긴 서정적 언어들이 그대의 마음에도 다정한 위로로 스며들길 바랍니다. 플라타너스 | 삶의 행로를 함께 걷는 따뜻한 동반자 김현승 시인의 시 '푸라타나스'의 한 구절을 만나 봅니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푸라타나스,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우리가 흔히 '플라타너스(platanus)'라고 부르는 나무를 시인은 '푸라타나스'라고 하네요. '푸라타나스'는 시인만의 애칭인 것 같습니다. 푸라타나스야, 잘 지내고 있었니.. 2026. 9. 28.
부산 여행 필수 코스! 현지인이 추천하는 부산 맛집 12선 부산을 여행하는 그대를 위해 독서목욕이 직접 먹어보고 추천하는 '부산 맛집 12선'입니다.부산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부산 음식, 투박하지만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정다운 맛을 담았습니다. 물회부터 회, 복국, 미역국, 밀면, 돼지국밥, 육개장, 삼계탕, 곰탕, 재첩국, 추어탕, 완당까지 순서대로 소개합니다.부디 마음에 드실는지요! 물회 : 포항물횟집(부산시 수영구 광안해변로 290번 길 17) 부산에 도착해서 첫 식사가 점심이라면 이 집 강추입니다. 가슴 탁 트이는 광안리해수욕장과 가까운 집입니다. 해변을 산보하다 출출해졌다면 더 좋겠습니다. 1981년부터 45년 간 같은 맛을 이어오는, '물회계의 제왕'이라 부를 만한 맛입니다. 채 썬 배와 오이(오이는 뺄 수 있음)가 듬뿍 들어간 물회이며, 육수가 .. 2026. 9. 21.
김관식 시 옹손지 - 남루를 벗어 던지고 햇살을 입다 김관식 시인의 시 '옹손지' 원문과 해설입니다. 매일 써야하는 무거운 가면들을 훌훌 벗어던지고 온전히 햇살을 입어본 적이 있나요?김관식 시인은 '굴' 속에서 나와 척추라는 피부의 '등솔기'에 따스한 태양을 쬐며 자족하는 삶의 길을 보여줍니다.찌든 일상에 고슬고슬한 평온을 선물해 줄 '옹손지'의 세계로 그대를 초대합니다.아침밥 저녁밥, 그 소박한 삶의 기록 속으로 - 김관식 시 '옹손지(饔飱志)' 원문 饔飱志 김관식(1934~1970년, 충남 논산) 해 뜨면窟 속에서기어나와노닐고, 매양,나물죽 한 보시기싸래기밥 두어 술고프면 먹고,졸리면 자다. 襤褸를 벗어바위에 빨아 널고벌거벗은 채쪼그리고 앉아서등솔기에 햇살을 쪼이다. 해 지면窟 안으로기어들어쉬나니.▷「김관식 시 전집 - 다시 광야(曠野)에」(창작과 비평.. 2026. 9. 17.
창부타령 '공도라니' 가사 뜻과 두목의 시 송은자일절에 담긴 의미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대표적인 경기민요 의 '공도라니' 편을 열어젖히는 첫 구절입니다.이 노랫말의 첫 단어 '공도(公道)'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요?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번천문집」에 실린 시 한 구절을 통해 그 의미를 알아봅니다.젊은 소리꾼 전병훈의 깊은 목소리를 따라 노랫말에 담긴 인생무상의 속뜻을 한 구절씩 음미하여 배워봅니다. 경기민요 '공도라니' 노랫말 읽기 창부타령 전병훈 노래, 경기민요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천황지황인황씨며 실로황제가 복희씨라성덕이 없어 봉해씨며 말 잘하는 소진장의도육국제왕을 다 달랬으나 염라대왕은 못 달래어한번 죽엄을 못 면하시고 그러하신 영웅이야죽어 사적이라도 있건마는 우리 초로 인생이야 한번 가면은 영절이라얼씨구.. 2026. 9. 12.
유치환 '너에게' 해설 |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다 삶이란 피할 수 없어서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 선택해 끌어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유치환 시 '너에게'를 1948년 원문으로 음미하면서 이 시가 전하는 운명과 사랑의 뜨거운 통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유치환 시 '너에게' 원문 보기(1948년 시집 울릉도) 너에게 - 유치환(1908~1967년, 경남 통영) 물 같이 푸른 朝夕이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에서너는 좋은 이웃과푸른 하늘과 꽃을 더불어 살라그 거리를 지키는 孤獨한 山頂을나는 밤마다 호올로 걷고 있노니運命이란 避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避할 수 있는 것을 避하지 않음이 運命이니라▷유치환 시집 「울릉도(鬱陵島)」(행문사, 1948년(단기 4281년), 국립중앙도서관 자료) 중에서. 이 시는 당시 시집 속에서 어떤 모양을 .. 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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