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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시 옹손지 - 남루를 벗어 던지고 햇살을 입다 김관식 시인의 시 '옹손지' 원문과 해설입니다. 매일 써야하는 무거운 가면들을 훌훌 벗어던지고 온전히 햇살을 입어본 적이 있나요?김관식 시인은 '굴' 속에서 나와 척추라는 피부의 '등솔기'에 따스한 태양을 쬐며 자족하는 삶의 길을 보여줍니다.찌든 일상에 고슬고슬한 평온을 선물해 줄 '옹손지'의 세계로 그대를 초대합니다.아침밥 저녁밥, 그 소박한 삶의 기록 속으로 - 김관식 시 '옹손지(饔飱志)' 원문 饔飱志 김관식(1934~1970년, 충남 논산) 해 뜨면窟 속에서기어나와노닐고, 매양,나물죽 한 보시기싸래기밥 두어 술고프면 먹고,졸리면 자다. 襤褸를 벗어바위에 빨아 널고벌거벗은 채쪼그리고 앉아서등솔기에 햇살을 쪼이다. 해 지면窟 안으로기어들어쉬나니.▷「김관식 시 전집 - 다시 광야(曠野)에」(창작과 비평.. 2026. 9. 17.
창부타령 '공도라니' 가사 뜻과 두목의 시 송은자일절에 담긴 의미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대표적인 경기민요 의 '공도라니' 편을 열어젖히는 첫 구절입니다.이 노랫말의 첫 단어 '공도(公道)'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요?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번천문집」에 실린 시 한 구절을 통해 그 의미를 알아봅니다.젊은 소리꾼 전병훈의 깊은 목소리를 따라 노랫말에 담긴 인생무상의 속뜻을 한 구절씩 음미하여 배워봅니다. 경기민요 '공도라니' 노랫말 읽기 창부타령 전병훈 노래, 경기민요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건 죽음이로구나천황지황인황씨며 실로황제가 복희씨라성덕이 없어 봉해씨며 말 잘하는 소진장의도육국제왕을 다 달랬으나 염라대왕은 못 달래어한번 죽엄을 못 면하시고 그러하신 영웅이야죽어 사적이라도 있건마는 우리 초로 인생이야 한번 가면은 영절이라얼씨구.. 2026. 9. 12.
유치환 '너에게' 해설 |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다 삶이란 피할 수 없어서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 선택해 끌어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유치환 시 '너에게'를 1948년 원문으로 음미하면서 이 시가 전하는 운명과 사랑의 뜨거운 통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유치환 시 '너에게' 원문 보기(1948년 시집 울릉도) 너에게 - 유치환(1908~1967년, 경남 통영) 물 같이 푸른 朝夕이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에서너는 좋은 이웃과푸른 하늘과 꽃을 더불어 살라그 거리를 지키는 孤獨한 山頂을나는 밤마다 호올로 걷고 있노니運命이란 避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避할 수 있는 것을 避하지 않음이 運命이니라▷유치환 시집 「울릉도(鬱陵島)」(행문사, 1948년(단기 4281년), 국립중앙도서관 자료) 중에서. 이 시는 당시 시집 속에서 어떤 모양을 .. 2026. 9. 7.
[논어 명문장]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 살며 경쟁하며 존중하며 공자는 '군자는 사사로이 다투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한 가지 예외로 활쏘기 경합을 꼽았습니다.승패를 겨루는 자리에서조차 서로 읍(揖)하며 상대에게 예를 표하고, 패자에게는 술을 권하는 고전 속 장면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논어」 팔일 편에 나오는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이라는 명문장을 통해 공자가 설파한 진정한 신사도(紳士道)와 경쟁의 의미를 돌아봅니다.[논어 팔일]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원문과 풀이子曰(자왈) 君子無所爭(군자무소쟁)이나必也射乎(필야사호)인져揖讓而升(읍양이승)하야 下而飮(하이음)하니其爭也 君子(기쟁야 군자)니라 공자 말씀하시길 군자는 경쟁할 바가 없으나만일에 남과 경쟁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활을 쏘는 일일 것이다.인사하고 양보하면서 단에 올라가 활을 쏘고 내려.. 2026. 9. 4.
정지용의 극찬을 받은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원문과 상세 해설 1939년 가을, 23세의 청년 박목월은 시 '길처럼'을 들고 문단(文壇)이라는 이름의 아득한 '길' 앞에 섰습니다.목월의 시를 심사한 정지용 시인은 그 고요하고 여린 서정을 단번에 알아채고, "조롱 안의 사자처럼 약(弱)해야 한다"는 다정하고도 치열한 위로를 건넸습니다.90여 년의 세월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두 시인의 첫 만남 이야기, 그리고 청춘의 가여운 꿈이 담긴 시 '길처럼'을 문예지 「문장」의 옛 지면에 실린 원문으로 음미해 봅니다.1939년 「문장」 지면 그대로,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읽기 길처럼 박목월(1916~1978년, 경북 경주) 머언산 구비구비 도라갔기로山 구비마다, 구비마다절로 슬픔은 일어 ······ 뵈일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 나가다,산울림 홀로 도라 나가다····.. 2026. 8. 29.
부산 부곡동 맛집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 보약 같은 수제비 한 그릇 식당 간판에 '미숙'이라는 이름이 들었고, '들깨'라는 이름이 들었네요. 미숙이라는 분이 들깨라는 식재료로 특별한 요리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대로에 이름을 걸고 하는 집은 무언가 다르겠지요? 부산 금정구 부곡동 맛집 '들깨 수제비', 일요일 브런치로 픽! 부산 맛집으로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부산 금정구 부곡로 133)에 갑니다. 가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빗방울이네를 당기고 있는 것만 같네요. 오늘 불현듯 '수제비'에 꽂히네요. 특별한 음식은 가끔 몸속에서 불쑥 떠올라 이렇게 사람을 오라 가라 하나 봅니다. 오늘 빗방울이네는 짝꿍하고 둘이 그 맛있다는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집'에 왔습니다. 브런치로 뭐 양식만 먹나요. 우리는 '들깨 수제비' 먹으려고요.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어요. 이날 .. 2026. 8. 24.
혼자서 배우는 경기민요: '창부타령' 1절 가사 풀이 & 실전 독학 노하우 경기민요 '창부타령'이 어쩐지 좋아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들으며 흥얼거렸습니다. 빗방울이네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에 보니 그동안 '창부타령' 들은 횟수가 '76'이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중간에 스킵하고 되감아 들은 것을 합치면 아마 200회 정도는 족히 듣고 따라 흥얼거린 듯합니다. 그 어렵다는 '창부타령'이라도 이 사람을 어찌 외면하겠는지요? 하하. 이 좋은 '창부타령'이 드디어 몸에 달라붙네요. 혼자서도 1절을 부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경기민요 왕초보가, '창부타령'이 마냥 좋아 보름 정도 익히면서 발견한 '창부타령 혼자 배우기 팁'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전병훈 소리꾼 버전의 전체 4절 가사입니다. 이 가운데 오늘 집중적으로 배워볼 대목은 맨 앞에 적힌 1절입니다. 우선 4절 가사를 모두.. 2026. 8. 22.
김관식 시 '자하문 밖' 원문과 해설 - 21세 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 1955년 발표된 김관식 시인의 데뷔작 '자하문 밖'은 21세 청년이 쓴 시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입니다.한양 도성의 경계인 자하문(창의문) 너머에 머물며 세속의 욕망을 뒤로하고 안빈낙도의 삶을 노래한 시인의 선비적 기개와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시 '자하문 밖' 원문과 함께 구절구절 숨겨진 깊은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김관식 시 '자하문 밖' 원문 읽기 紫霞門 밖 김관식(1934~1970년, 충남 논산) 나는 아직도 청청이 어울어진 수풀이나 바라보며 병을 다스리고 살 수밖엔 없다. 혼란한 교꼴새의 매끄러운 울음 끝에 구슬 목청을 메아리가 도로 받아 얼른 또 넘겨 빽빽한 가지틈을 요리 조리 휘돌아 구을러 흐르듯 살아가면 앞길은 열리기로 마련이다. 사람이 사는 .. 2026. 8. 16.
[논어 명문장] 계씨려어태산: 권력은 눈을 가려도 태산은 다 알고 있다 현대 사회나 조직에서도 종종 보이는 '뻔뻔한 월권행위'. 논어 팔일 편에서는 '계씨의 태산 제사'가 바로 그 대표적 사건입니다. 권력은 사람의 눈을 가릴 수 있지만, 신성한 태산의 신령까지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태산은 다 알고 있다'는 공자의 귀엣말, 우리를 맑혀주는 그 명문장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논어 팔일] '계씨려어태산(季氏旅於泰山)' 원문과 풀이 季氏旅於泰山(계씨려어태산)이러니子謂冉有曰(자위염유왈) 女弗能救與(여불능구여)아對曰(대왈) 不能(불능)이외다子曰(자왈) 嗚呼(오호)라 曾謂泰山(증위태산)이 不如林放乎(불여림방호)아 계씨(季氏)가 태산(泰山)에 제(祭)를 지내더니공자가 염유(冉有)더러 말씀하기를 네가 그것도 막지 못하느냐,염유가 대답하기를 제 힘으로는 도저 안됩니다.공자가 한탄하.. 2026. 8. 11.
[유치환 대표 시 모음] 깃발, 행복, 바위 등 명시 6선과 비하인드 스토리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마 유치환 시인의 명구절입니다. 이토록 절절한 그리움, 그리고 사랑에 대한 남다른 통찰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청마의 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의 '특별한 연인'을 떠올려봅니다. 청마가 정운(丁芸)이라고 부른 시조시인 이영도입니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청마였지만, 정운을 향한 마음만큼은 참으로 깊고 절절했습니다. 청마 스스로 다음과 같이 고백할 정도였지요. '지애(至愛)한 정운(丁芸), 최애(最愛)한 당신'- 「사랑했으므로 행복(幸福)하였네라」(이영도·최계락 편집, 1970년, 중앙출판공사) 중에서. '최애한 당신', 그 정운을 향한 애타는 목마름을 질료로 청마가 썼던 시를 만.. 2026.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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