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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극찬을 받은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원문과 상세 해설 1939년 가을, 23세의 청년 박목월은 시 '길처럼'을 들고 문단(文壇)이라는 이름의 아득한 '길' 앞에 섰습니다.목월의 시를 심사한 정지용 시인은 그 고요하고 여린 서정을 단번에 알아채고, "조롱 안의 사자처럼 약(弱)해야 한다"는 다정하고도 치열한 위로를 건넸습니다.90여 년의 세월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두 시인의 첫 만남 이야기, 그리고 청춘의 가여운 꿈이 담긴 시 '길처럼'을 문예지 「문장」의 옛 지면에 실린 원문으로 음미해 봅니다.1939년 「문장」 지면 그대로, 박목월 데뷔작 '길처럼' 읽기 길처럼 박목월(1916~1978년, 경북 경주) 머언산 구비구비 도라갔기로山 구비마다, 구비마다절로 슬픔은 일어 ······ 뵈일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 나가다,산울림 홀로 도라 나가다····.. 2026. 8. 29.
부산 부곡동 맛집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 보약 같은 수제비 한 그릇 식당 간판에 '미숙'이라는 이름이 들었고, '들깨'라는 이름이 들었네요. 미숙이라는 분이 들깨라는 식재료로 특별한 요리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대로에 이름을 걸고 하는 집은 무언가 다르겠지요? 부산 금정구 부곡동 맛집 '들깨 수제비', 일요일 브런치로 픽! 부산 맛집으로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부산 금정구 부곡로 133)에 갑니다. 가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빗방울이네를 당기고 있는 것만 같네요. 오늘 불현듯 '수제비'에 꽂히네요. 특별한 음식은 가끔 몸속에서 불쑥 떠올라 이렇게 사람을 오라 가라 하나 봅니다. 오늘 빗방울이네는 짝꿍하고 둘이 그 맛있다는 '미숙이 들깨 손칼국수집'에 왔습니다. 브런치로 뭐 양식만 먹나요. 우리는 '들깨 수제비' 먹으려고요.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어요. 이날 .. 2026. 8. 24.
혼자서 배우는 경기민요: '창부타령' 1절 가사 풀이 & 실전 독학 노하우 경기민요 '창부타령'이 어쩐지 좋아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들으며 흥얼거렸습니다. 빗방울이네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에 보니 그동안 '창부타령' 들은 횟수가 '76'이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중간에 스킵하고 되감아 들은 것을 합치면 아마 200회 정도는 족히 듣고 따라 흥얼거린 듯합니다. 그 어렵다는 '창부타령'이라도 이 사람을 어찌 외면하겠는지요? 하하. 이 좋은 '창부타령'이 드디어 몸에 달라붙네요. 혼자서도 1절을 부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경기민요 왕초보가, '창부타령'이 마냥 좋아 보름 정도 익히면서 발견한 '창부타령 혼자 배우기 팁'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전병훈 소리꾼 버전의 전체 4절 가사입니다. 이 가운데 오늘 집중적으로 배워볼 대목은 맨 앞에 적힌 1절입니다. 우선 4절 가사를 모두.. 2026. 8. 22.
김관식 시 '자하문 밖' 원문과 해설 - 21세 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 1955년 발표된 김관식 시인의 데뷔작 '자하문 밖'은 21세 청년이 쓴 시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입니다.한양 도성의 경계인 자하문(창의문) 너머에 머물며 세속의 욕망을 뒤로하고 안빈낙도의 삶을 노래한 시인의 선비적 기개와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시 '자하문 밖' 원문과 함께 구절구절 숨겨진 깊은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김관식 시 '자하문 밖' 원문 읽기 紫霞門 밖 김관식(1934~1970년, 충남 논산) 나는 아직도 청청이 어울어진 수풀이나 바라보며 병을 다스리고 살 수밖엔 없다. 혼란한 교꼴새의 매끄러운 울음 끝에 구슬 목청을 메아리가 도로 받아 얼른 또 넘겨 빽빽한 가지틈을 요리 조리 휘돌아 구을러 흐르듯 살아가면 앞길은 열리기로 마련이다. 사람이 사는 .. 2026. 8. 16.
[논어 명문장] 계씨려어태산: 권력은 눈을 가려도 태산은 다 알고 있다 현대 사회나 조직에서도 종종 보이는 '뻔뻔한 월권행위'. 논어 팔일 편에서는 '계씨의 태산 제사'가 바로 그 대표적 사건입니다. 권력은 사람의 눈을 가릴 수 있지만, 신성한 태산의 신령까지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태산은 다 알고 있다'는 공자의 귀엣말, 우리를 맑혀주는 그 명문장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논어 팔일] '계씨려어태산(季氏旅於泰山)' 원문과 풀이 季氏旅於泰山(계씨려어태산)이러니子謂冉有曰(자위염유왈) 女弗能救與(여불능구여)아對曰(대왈) 不能(불능)이외다子曰(자왈) 嗚呼(오호)라 曾謂泰山(증위태산)이 不如林放乎(불여림방호)아 계씨(季氏)가 태산(泰山)에 제(祭)를 지내더니공자가 염유(冉有)더러 말씀하기를 네가 그것도 막지 못하느냐,염유가 대답하기를 제 힘으로는 도저 안됩니다.공자가 한탄하.. 2026. 8. 11.
[유치환 대표 시 모음] 깃발, 행복, 바위 등 명시 6선과 비하인드 스토리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마 유치환 시인의 명구절입니다. 이토록 절절한 그리움, 그리고 사랑에 대한 남다른 통찰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청마의 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의 '특별한 연인'을 떠올려봅니다. 청마가 정운(丁芸)이라고 부른 시조시인 이영도입니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청마였지만, 정운을 향한 마음만큼은 참으로 깊고 절절했습니다. 청마 스스로 다음과 같이 고백할 정도였지요. '지애(至愛)한 정운(丁芸), 최애(最愛)한 당신'- 「사랑했으므로 행복(幸福)하였네라」(이영도·최계락 편집, 1970년, 중앙출판공사) 중에서. '최애한 당신', 그 정운을 향한 애타는 목마름을 질료로 청마가 썼던 시를 만.. 2026. 8. 8.
어려워서 더 매력적인 경기민요 '노랫가락' 혼자 배우기 (ft. 나비야 청산 가자) 이렇게 어려운 노래가 있을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가 있을까요? 살포시 내 마음에 앉았다 팔랑거리며 날아가 버리곤 하는 나비 같은 노래랄까요? 경기민요 '노랫가락' 이야기입니다. 이 매력적인 노래를 처음 접하고 홀랑 빠져 좌충우돌 혼자 배워 부르게 된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 글은 초심자의 입장에서 쓴 입니다. 시조 가락에 실린 소리, 경기민요 '노랫가락' 가사 읽기 노랫가락 전병훈 노래, 경기민요 나비야 청산 가자호랑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날 저물면은꽃에서라도 자고 가지꽃에서 푸대접하면잎에서라도 자고 갈까 충신은 만조정이요효자열녀는 가가재라화형제 낙처자하니붕우유신 하오리라우리도 성주 모시고태평성대를 누리리라 옥으로 함을 새기어님도 들고 나도 들어금거북 자물쇠를어슥비슥이 채워놓고명천이 내 뜻을 .. 2026. 8. 2.
임곤택 시 <데리러 온다는 말> - '사랑한다'보다 뜨거운 언어 (드라마 속 그 시) 드라마 속 나직한 읊조림으로 깊은 울림을 남겼던 시, 임곤택 시인의 '데리러 온다는 말'입니다. 오늘 그대를 데리러 오기로 한 사람, 또는 그대가 맞으러 갈 누군가가 있나요?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그 설레고 다정한 온기에 대하여, 임곤택 시인의 언어로 풀어봅니다. 임곤택 시 '데리러 온다는 말' 읽기 데리러 온다는 말 임곤택(1968~ , 전남 나주) 맑은 날이면데리러 온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아이와 엄마강아지와 주인밝아지는 창문 일요일입니다사람들 지나갑니다데리러 가는 길이면 좋겠습니다맞으러 가는 길이어도좋겠습니다 두 곳이어서이곳과 다를 거라서믿게 됩니다 ▷임곤택 시집 「죄 없이 다음 없이」(걷는사람, 2022년 2쇄) 중에서. 임곤택 시인은 1968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했으며, 2004년 불교신.. 2026. 7. 31.
[김광섭 시 모음] 성북동 비둘기, 저녁에 등 대표 시 6편 감상 가이드 낭송 시로 인기 있는 '성북동 비둘기'. 그리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래와 김환기 화백의 그림으로도 잘 알려진 시 '저녁에'. 별처럼 빛나는 시들을 건네준 김광섭 시인의 대표 시 6편(성북동 비둘기, 저녁에, 마음, 고독, 산, 아기와 더불어)의 핵심 내용과 감상 포인트를 한눈에 정리해 드립니다. 1. 성북동 비둘기 : 불안과 피로에 쫓기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 김광섭 시인의 대표 시 '성북동 비둘기'의 한 구절을 만나 봅니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 가슴에 금이 갔다' 이 시는 1968년 시인이 64세 때 쓴 작품입니다. 급속히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간, 성북동 지역 개발로 인해 비둘기는 보금자리를 잃어가네요. 그렇게 삶의 터전을 잃어가던 비둘기는 그 시대를 살.. 2026. 7. 26.
논어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망(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 해석의 반전 "차라리 오랑캐가 백배 낫다." 성인(聖人) 공자가 이토록 격한 분노와 탄식을 쏟아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망! 한자의 뜻을 곧이곧대로 관용적으로 읽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논어 문장 속에 숨겨진 절묘한 반전의 세계로 함께 들어 가봅니다. 논어 팔일 편 '夷狄之有君(이적지유군)' 문장 읽기 子曰(자왈) 夷狄之有君(이적지유군)이 不如諸夏之亡(불여제하지망)니라.공자가 말씀하시길 미개한 이민족들에 임금이 있는 것이 중원(중국) 여러 나라들에 임금이 있으나마나 한 것과 같지 않다. ▷「석분정오(釋紛訂誤) 논어신해(論語新解)」(김종무 지음, 민음사, 1990년 4판) 중에서. 낯선 글자들 속으로: '이적지유군 불여제하지망' 샅샅이 뜯어 읽기 오늘 만나는 '夷狄之有君(이적지유군)이 .. 202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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