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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노래 4곡 봄날은 간다 하얀 목련 실버들 개나리 처녀

by 빗방울이네 202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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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노래 4곡을 만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봄노래, 김정호 님의 '봄날은 간다', 양희은 님의 '하얀 목련', 인순이 님의 '실버들', 최숙자 님의 '개나리 처녀' 등 4곡입니다. 함께 음미하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김정호 노래 '봄날은 간다' 읽고 부르기

 
이 노래는 가히 봄 노래 대표 선수라 할 만합니다. 1953년에 나온 가요 '봄날은 간다'(백설희 노래,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에서 몇 소절 만납니다. 참으로 이 노래만큼 많은 가수님들이 자기 스타일대로 부르고픈 노래, 그렇게 많이 부른 노래가 또 있을까요? 오늘은 김정호 가수님의 버전으로 들었는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애절함을 더하네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이 첫소절에서 우리는 한껏 부풀어 오르네요. 봄에 가장 먼저 피는 매화도 연분홍이고요, 뒤따라 피는 벚꽃도 연분홍이고요, 뒤따라 피는 살구꽃도 연분홍이고요. 그래서 연분홍 치마가 휘날리는 것인지 연분홍 꽃잎이 휘날리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봄날입니다.
 
아무려면 어떻겠는지요. 봄날은 온통 연분홍 천지인 걸요. 겨우내 움츠렸던 내 마음도 연분홍, 사랑하는 이의 마음도 연분홍인 걸요.
 
연분홍이라는 색깔은 아마 이 노래에서 자신의 서정을 가장 속시원히 발하는 색깔 아닐까요? 이 노래의 처음을 분홍분홍하게 열면서 우리의 마음을 온통 연분홍의 환상 속으로 데려가네요.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우리는 얼마나 언어의 편견에 휘둘리며 사는지요. 여기서 '알뜰한'이라는 말은 살림살이와 연결되어 '알뜰한 당신'을 떠올리기 십상입니다. 그럼 '알뜰한 맹세'는 뭘까요? '알뜰한'이라는 말에는 '상대방을 아끼고 위하는 참되고 지극한 마음'이라는 뜻이 있다는 점을 알고나니, 이 노래의 맛이 더 분홍분홍 살아나네요.
 

2. 양희은 노래 '하얀 목련' 읽고 부르기

 
하얗게 피어난 목련을 보면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노래, 1983년에 나온 가요 '하얀 목련'(양희은 작사, 김희갑 작곡)에서 몇 소절 만납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사물에 묻어둔 기억의 힘으로 먹고사나 봅니다. 사물에 스며있는 우리의 추억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진실로 소중한 보약이기도 하겠지요?
 
하얀 목련에는 그 '사람'이 묻어 있네요. 사랑하는 그 '사람'과 목련꽃그늘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겠는지요?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네요. 그래서 하얀 목련을 볼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아픈 가슴 빈 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이 노랫말 모두 좋지만 이 구절은 특히 시적(詩的)이네요. 떠나버린 그 '사람'을 생각하는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고 하네요. 그렇게 가슴에 떨어지는 하얀 목련은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 얘기'일까요? 처연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네요. 
 

"봄날은 간다" - 김정호 노래 '봄날은 간다' 중에서.

 

 

3. 희자매 인순이 노래 '실버들' 읽고 부르기

 
1978년에 나온 가요 '실버들'(희자매 노래, 김소월 시, 안치행 작곡)에서 몇 소절 만납니다.
 
이 노래의 하일라이트는 첫 소절인 것 같습니다.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참으로 명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로 길게 축 늘어진 실버들 가느다란 가지들은 커튼 같습니다. 이렇게 세상의 실버들이 커튼을 치고 있는데도 왜 가는 봄을 잡지 못한단 말인가!라는 한탄은 우리를 저 높은 공중으로 들어 올려주네요. 
 
실버들 가느다란 가지 사이로 술술 잘도 빠져 달아나는 봄이란 녀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가는 얄미운 봄을 막으려고 자꾸 마음 속의 실버들 커튼을 쳐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자꾸 우리를 설레게하고, 또 애간장을 다 태우는 봄이네요.
 

4. 최숙자 노래 '개나리 처녀' 읽고 부르기

 
가요 '개나리 처녀'(최숙자 노래, 천지엽 작사, 김화영 작곡)에서 몇 구절을 만납니다.
 
이 노래는요, 1958년에 나온 노래인데요, 참으로 노랫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파격적이어서 아슬아슬하고요, 그래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개나리 우물가에 사랑 찾는 개나리 처녀'
 
개나리꽃이 노랗게 핀 봄날의 우물가에서 처녀가 사랑을 찾는다고 합니다. 총각이 사랑을 찾는다고 했으면 어땠을까요? 노랫말이 좀 심심했겠지요? 그러나 처녀가 우물가에서 사랑을 찾는다는 설정은 우리의 눈을 동그랗게 뜨게 합니다. 
 
그리고 가사는 갈수록 저돌적인 처녀의 구애행각으로 돌진하네요.
 
우물가에서 낭군님을 못 만나 애가 타는 이 처녀 하는 말 좀 보셔요.
 
'어허야 얼씨구 타는 가슴 요놈의 봄바람아'  
 
하루종일 지나가는 총각을 기다리다 못 만나고 해가 지니, 이 처녀 마음 이리 급해지네요.
 
'성황당 고개 넘어 소 모는 저 목동아 / 가는 길 멀다해도 내 품에 쉬려마'
 
햐, 이렇게 봄날은 우리의 가슴을 연분홍으로 물들여 짝을 찾아헤매는 한마리 꾀꼬리가 되게 하네요.
 
'봄날은 간다'. 이 연분홍의 시간이 가기 전에 부디 연분홍 그이와 함께 지금 이 순간, 연분홍 봄날을 만끽하시길!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위에 소개된 4곡의 봄노래를 더 자세한 내용으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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