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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논어 첫 문장

by 빗방울이네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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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첫 문장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를 만나봅니다. 이 문장이 품고 있는 깊은 뜻은 무엇일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 뜻

 

자왈(子曰)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공자께서 말했다. 배우거나 본받거나 터득해 늘 그것을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08년) 중에서

 

學 : 배울 학

而 : 말 이을 이

時 : 때 시

習 : 익힐 습

之 : 갈 지

不 : 아닐 불

亦 : 또 역

說 : 기뻐할 열

乎 : 어조사 호

 

2.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한 「논어」의 첫 문장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는 「논어」라는 넓은 바다에서 만나는 첫 문장입니다.

 

공자님 첫 말씀이 바로 '배움(學)'이네요. 

 

'學而時習之'의 구조를 위 책에는 '배우고(學而) 그것을(之) 늘(時) 익힌다(習)'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말 이을 '而(이)'는 '그리고, 하면서'의 뜻으로 새깁니다. 그래서 '학이(學而)'는 '배우고, 배우면서'의 뜻이 됩니다.

 

갈 '之(지)'의 쓰임새를 위 책에서는 '習'을 목적으로 받는 지시대명사로 풀이했네요. 한편으로는 '之'를 막연한 조사로 보는 풀이도 있다는 점도 알아둡니다.

 

이 문장에서 익힐 '習(습)'이 흥미롭습니다.

 

'習'에 새의 날개를 구성하는 깃 '羽(우)'가 들었네요. '習' 속의 흰 '白(백)'의 경우, 갑골문에서는 해 '日(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習'은 새(羽)가 해(日)가 있는 창공을 나는 모습을 담고 있는 글자네요. 어린 새가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기까지 얼마나 날개(羽) 퍼덕이는 연습을 많이 했을까요?

 

'학이시습지 學而時習之'

 

일반적으로 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공부하기를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공자님은 이렇게 평생 배우라고 하네요. 자기가 모르는 것을 배우고 그렇게 배운 것을 어린 새가 날갯짓 연습하듯 익히라고 하네요.

 

'익힌다'는 뜻의 '習'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익히라는 말일까요?

 

익힌다는 것은 자신이 배운 것을 끊임없이 삶에 적용하는 일 아닐까요?

 

만약에 '기소불욕(己所不慾) 물시어인(勿施於人)'이라는 문장을 배웠다면,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라는 문장의 의미를 일상에 적용하며 스스로의 삶을 더 환하게 밝혀가는 일 말입니다. 

 

'학이시습지 學而時習之'. 이 문장을 「논어」의 첫 문장으로 내세운 것을 보면 공자님은 '배우고 익히기'가 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 것만 같습니다. 

 

"논어-첫-문장에-담긴-뜻"
"논어 첫 문장에 담긴 뜻"

 

 

 

3. 배우고 익히면 왜 기쁘다고 할까요?

 

'불역열호 不亦說乎'

 

이 문장에서 눈에 띄는 글자는 '說(열)'입니다. '說'은 여러 가지 뜻과 음으로 읽힙니다. 말씀 '설', 달랠 '세', 기뻐할 '열', 벗을 '탈'입니다.

 

여기서는 '기뻐하다, 즐거워하다'의 뜻입니다.

 

'불역열호(不亦說乎)'에는 '또한 ~ 하지 않느냐(不亦~乎)'라는 구문이 들어있네요. 그래서 '不亦說乎'는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풀이됩니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그래서 논어의 첫 문장은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가 됩니다.

 

그대는 이 문장에 아무 의문 없이 금방 동의하시는지요? '배우고 익히면 기쁘다'라는 구조 말입니다.

 

무엇이든 배우고 익히는 일은 참으로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일일 텐데요, 그것이 기쁘다, 즐겁다고 하네요. 고되고 힘들기만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특히 공자님은 우리에게 '배우고 익히면 기쁘다'라고 말하지 않고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되묻고 있습니다. 

 

이 강조형 의문문에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정말로(!) 기쁘고 즐겁다'는 의미가 느껴집니다. 좀 더 곰곰 생각해 보니 '이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않은가'라는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한쪽 눈을 찡긋 하는 공자님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그래서 이 「논어」의 첫 문장의 방점은 오히려 '不亦說乎'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도 됩니다. '기쁨(說)' 말입니다.

 

그 기쁨은 어린 새가 열심히 날갯짓 연습을 해서 푸르른 창공을 처음 박차고 올랐을 때의 그 기쁨이겠지요?

 

배우고 익혀 내 것이 되었을 때,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되었을 때 나의 내면의 바닥으로부터 온몸 가득 차오르는 희열 말입니다.

 

문득 이 문장이 떠오릅니다.

 

'登高山而望四海(등고산이망사해)'

 

「명심보감」에 나오는 이 문장은 '높은 산(高山)에 올라(登) 사해(四海)를 바라본다(望)'라는 뜻입니다.

 

원래 이 문장 앞에는 '학이지원(學而智遠)'이라는 조건절이 붙어 있습니다. 즉, '배워서(學) 지혜(智)가 깊어지면(遠)'이라는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이를 연결하면, 그렇게 배워서 지혜가 깊어지게 되면, 높은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게 된다는 말입니다.

 

높은 산에 올라 사방이 확 트인 사해를 바라보면 얼마나 기쁠(說)까요? 이 기쁨은 배움이 깊어져 안목이 넓어지고 사리가 확 트였을 때 느끼는 기쁨입니다.

 

그런 희열(說)을 맛보기 위해서는 높은 산(高山)에 올라가야 하고, 높은 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해야겠는지요?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팁을 주는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온고지신 뜻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알아봅니다. '옛것을 배워서 새것을 안다'는 뜻인데, 이 문장의 유래도 함께 짚어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온고지신(溫故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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