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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합천 맛집 합천호관광농원 이주홍 대야실 강변은

by 빗방울이네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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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 여행에서 만난 맛집 「합천호관광농원」을 소개합니다. 먹거리는 여행의 중요한 재료입니다. 「합천호관광농원」에서 먹은 것에, 그리고 합천 함벽루에서 읽은 이주홍 님의 시에 마음을 담가 헹구며 함께 맑혀 보십시다.
 

1. 경남 합천 맛집 「합천호관광농원」 소개

 
경남 합천 여행에서 「합천호관광농원」(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828-7)을 만났습니다. 합천호 바로 아래에 자리 잡은 농원입니다. 주인님은 30여 년 내력을 지닌 곳이라 자랑합니다.  
 
우리 일행은 합천에서 진행된 '이주홍문학기행' 길에서 점심을 이곳에서 먹었습니다. 
 
빗방울이네는 식탁에 앉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반가운 산나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가죽나물, 취나물 무침, 무나물, 명이나물, 마늘종 조림 등이 초록초록(?)하게 식탁을 장식했습니다. 이런 보약 밥상이 어디 있을까요? 이 봄나물들은 동네 할머니들이 직접 채취해 갖다 주는 야생 산나물이라고 하네요.   
 
밥이 나오기 전에 산나물 '영접'에 나섰습니다. 빗방울이네의 구미를 먼저 당긴 주인공은 살짝 데쳐져서 초장에 찍어 먹게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가죽나물이었답니다. 우리 몸에 있는 노폐물 배출을 도와주는 봄나물이라 합니다.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우었습니다. 취나물도 향긋했습니다. 빙어튀김, 더덕구이, 표고 탕수육, 전, 촌두부 같은 맛있는 요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빗방울이네는 이 집 오곡밥과 배추김치가 아주 특별했습니다. 특히 배추김치는요, 시골 김치 특유의 꾸미지 않은 단순하고 시원하고 깊은 맛이 있어서 다른 찬이 필요 없을 정도였습니다. 김치 한 조각을 찰밥인 오곡밥 위에 얹어 먹으니 여행의 피로가 금방 달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시래깃국요. 이 시래깃국이 테이블 위에 솥째 올라왔는데요, 된장의 구수한 맛에 부드러운 시래기가 몸을 푼 뜨끈한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감싸주었습니다. 최근 1년 여 사이 먹어본 여러 국 종류 중에서 단연 일 번이었습니다.
 

2. 이주홍문학기행에서 읽은 '대야실 강변은'

 
'이주홍문학기행'을 경남 합천으로 떠나게 된 것은 향파 이주홍 아동문학가님(1906~1987) 고향이 합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일행은 그의 고향 합천에 세워진 이주홍어린이문학관에도 가보고, 그의 산책지인 함벽루에도 가서 현장에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주홍 님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기틀을 닦는 데 큰 공헌을 하신 분입니다. 이주홍 님은 앞에 황강이 흐르는 함벽루를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예전엔 황강은 바다만큼 넓은 모래백사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함벽루 주변을 산책하며 함벽루 인근 '대야성'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한 죽죽 장군의 넋을 생각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시를 지었습니다. 
 
대야실 강변은
 
- 이주홍
 
덩- 덩-
가야산 숲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탁- 탁-
가야산 숲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
 
합천 하면
해인사.
해인사는 
합천의 소리.
 
안마당 말갛게
쓸어논 자리.
하이얀 감꽃이
떨어지는 아침.
백제와 싸워
꽃으로 진
죽죽은
신라의 아침.
 
낙동강의 잔가닥
남정강을 베고
아늑히 누운
푸른 들판엔
황새들도 많아라.
 
합천은 신라 옛적
대야주 고을
바다만큼 넓은
대야실 강변은
대야 아이들이 
놀던 곳.
 
남정강아
흘러라 흘러라.
지금은 
합천 아이들이
노는 곳.
 

(소년한국일보, 1978년 7월 1일 게재)

 
이 시를 보면 황강이 예전에는 대야실이었던 듯합니다. 대야성은 지금의 합천군을 말합니다. 642년 선덕여왕 11년에 이 대야성을 둘러싸고 신라와 백제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이 전투에서 2,000여 명의 신라 병사들이 전사했습니다.
 
이 대야성 전투에서 패한 신라의 위기 수습 과정에서 김유신과 김춘추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합니다. 결국 이들의 주도로 삼국통일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니 합천 대야성 전투는 삼국통일의 기폭제가 된 것입니다.
 

경남합천호관광농원오곡밥
경남 합천 맛집 '합천호관광농원'의 오곡밥.

 

 

3. 산천에 아이들이 자라듯 산천에 산나물이 자라듯

 
안마당 말갛게 / 쓸어논 자리 / 하이얀 감꽃이 / 떨어지는 아침

- 이주홍 시 '대야실 강변은' 중에서

 
이주홍 님은 이렇게 마당에 감꽃이 툭툭 떨어진 것을 보고 문득 대야성 전투에서 산화한 죽죽 장군이 생각났네요. 
 
백제와 싸워 / 꽃으로 진 / 죽죽은 / 신라의 아침

- 이주홍 시 '대야실 강변은' 중에서

 
죽죽 장군을 신라의 아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주홍 님은 삶의 아침을 여는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합천은 신라 옛적 / 대야주 고을 / 바다만큼 넓은 / 대야실 강변은 / 대야 아이들이 / 놀던 곳
남정강아 / 흘러라 흘러라 / 지금은 / 합천 아이들이 / 노는 곳

- 이주홍 시 '대야실 강변은' 중에서

 
합천이 대야주 고을이던 신라 옛적에는 대야 아이들이 놀던 곳, 지금은 합천 아이들이 노는 곳이라고 하네요. 이주홍 님은 그렇게 아이들이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 온 이주홍 님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참, 「합천호관광농원」에서 맛있게 먹었던 봄나물, 신라의 그날에도, 신라의 아이들도 어른들도 이렇게 맛있게 먹었겠네요. 그때도 이렇게 향긋한 맛, 같은 맛이었겠지요?
 
산천에 아이들이 자라듯, 산천에 산나물이 자라듯, 신라 때 흐르던 강, 지금도 흘러가네요. 우리 삶도요.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 목욕'에서 이주홍 님의 시 한 편 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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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홍 시인님의 시 '국도에서'를 만납니다. 이 시는 어떤 소중한 삶의 팁을 우리에게 건네줄까요? 우리 함께 시인님이 초대한 국섬에 올라가서 마음을 씻으며 독서목욕을 해보십시다. 1. 이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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