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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동학 경전 대인접물 아이를 때리지 말라

by 빗방울이네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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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경전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의 문장을 만납니다.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문장은 우리의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게 합니다. 이 문장의 맑디 맑은 여울 속에 마음을 담가 헹궈 맑히며 함께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동학 경전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읽기

 
도가의 부인은 경솔히 아이를 때리지 말라.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도인 집 부인이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함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경솔히 아이를 때리면,
그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니 일체 아이를 때리지 말라.
 

- 「천도교 경전 공부하기」(라명재 주해, 모시는사람들, 2013) 중에서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은 모두 17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문장들은 우리나라 민족 종교인 동학(1905년 천도교도 개칭)의 제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님(1827~1898)의 가르침입니다. '대인접물(待人接物)'은 사람을 대우(待人)하고 사물을 다루는(接物)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물론 사물에 대해서도 깊이 배려하고 공경을 실천하는 것이 생명의 삶이라고 합니다. 
 

2. 아이를 때리면 안 되는 중요한 이유

 
경솔히 아이를 때리지 말라.

- 위 책의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중에서

 
빗방울이네는 평소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이 문장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때 매우 놀랐습니다. 아이를 때리지 말라! 이렇게 아이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간곡하게 당부한 경전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위의 책을 펼쳐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요즘은 아이를 때리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 문장은 요즘에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왜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을까요? 그 이유를 알면 우리는 절대 아이를 때릴 수 없을 것입니다. 매로 아이의 신체를 때릴 수 없음은 물론이고 성난 말이나 힘든 말로 아이의 마음도 때릴 수 없겠네요.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 위 책의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중에서

 
그랬네요. 아이를 때리는 것은 아이 안에 있는 어떤 신성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 합니다. 위 경전에서는 '한울님'이라고 했습니다. 빗방울이네는 그 한울님에서 '천진난만함'이라는 구절이 불쑥 떠오르네요. 얼마 전에 이 '독서목욕'에서 우리 함께 읽은 시에 이런 구절이 있었지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 윌리엄 워즈워스 시 '내 가슴은 뛰노니' 중에서

 
아이는 순수합니다. 아이는 하늘로부터 받은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잃어버린 것을 말입니다. 아이의 마음, 동심은 때 묻지 않은 인간의 본심입니다. 천진난만(天眞爛漫)이네요. 하늘 天, 참 眞, 빛날 爛 흩어질 漫. 하늘에서 내려받은 참모습 그대로 가득 빛나다는 뜻이네요. 그러니 말이나 행동에 어떤 의도나 가식 같은 꾸밈이 있겠는지요? 타고난 본래 그대로의 순진함이겠네요.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이런 인간의 본심, 천진난만을 때려 상하게 한다는 뜻으로 새깁니다. 그러니 아이를 소중히 아끼고 보호해야 하겠네요. 사실은 그런 천진난만이 어른에게도 속깊이 들어 있겠지요? 때가 묻어 빛이 바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영롱한 채로요.
 

동학경전해월신사법설대인접물편중에서
동학 경전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중에서.

 

 

 

3. '항상 꽃이 피는 듯이 얼굴을 가지면'

 
'대인접물' 편에는 아이와 연관된 흥미롭고 유익한 문장이 더 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에 언제나 어린아이 같이 하라.
항상 꽃이 피는 듯이 얼굴을 가지면 가히 사람을 융화하고 덕을 이루는 데 들어가리라.

- 위 책의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중에서
 

참으로 공감이 가는 문장이네요. '항상 꽃이 피는 듯이 얼굴을 가지면'. 이런 얼굴이 아이의 얼굴이네요. 이런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 얼굴인지요. 이런 좋은 얼굴이면 상대방이 감화받지 않을 수 없겠네요. 상대방은 아이에게 대하는 듯 '나'를 보면서 자기도 아이가 되어 편안해하겠네요.
 
그런데요, 다음 문장은 불현듯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만드네요. 함께 읽으며 새기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 

 

누가 나에게 어른이 아니며 누가 나에게 스승이 아니리오.
나는 비록 부인과 어린아이의 말이라도 배울 만한 것은 배우고 스승으로 모실 만한 것은 스승으로 모시노라.

- 위 책의 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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