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에 대한 글을 읽습니다. 마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요? 우리는 몸을 가꾸는 만큼 마음도 가꾸고 있는지요? 동양철학자 이기동 교수님이 우리에게 건네주시는 지혜의 찬물을 머리 위에 부으며 함께 마음목욕을 해보십시다.
1. 죽음이 두렵지 않는 삶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참 당혹스럽습니다. 제가 평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인식을 만날 때 말입니다. 당혹스러움은 곧 의문으로, 의문은 또 다른 의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사실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자, 어떤 문장일까요?
한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늙어서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죽는 것을 희망한다.
욕심에 갇혀서 사는 사람에게 죽는 것보다 더 큰 절망이 없다. (중략)
그러나 한마음을 회복한 사람은 다르다. 자기 몸이 늙어서 죽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늙은 사람이 죽지 않으면 젊은 사람은 살 수 없다. 사람이 다 살 수 있는 것은 늙은 사람이 죽기 때문이다.
한마음을 회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몸과 자기의 몸을 하나로 여기기 때문에, 자기 몸이 늙어서 죽는 것이 다른 사람이 사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사는 것이 자기가 사는 것임을 안다.
- 「진리란 무엇인가」 (이기동 지음, 21세기북스) 중에서
저는 이 구절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경지에 이르러야, 생명이라면 제일 두려워하는 죽음을 오히려 희망하는 삶이 될까요?
위 책의 저자는 성균관대학교 이기동 교수님(유학·동양학과)입니다. 이 책은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한 탐구’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불안과 분열이 팽배한 시대, 참된 나를 찾아서 떠나는 삶의 지침서’라는 소개 문장도 책 표지에 적혀 있네요. 이기동 교수님은 대학 강단에서 40여년 간 동양고전을 강의하고 있는 분입니다. 논어·맹자 같은 사서삼경과 노자와 장자를 젊은이들에게 강의합니다. 그런 그가 동양고전에서 찾은 진리는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그는 이 책의 ‘들어가며’에서 “이제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와 진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없다. 우물쭈물하다가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진정한 행복은 진리를 얻을 때 다가온다.”라고 했습니다. 어서 그의 지혜를 빌려와야겠습니다.
2. 관심을 몸에서 마음으로 전환하자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해야할 단어는 '한마음'입니다. 이 단어는 이 책 전체를 꿰고 있는 열쇳말입니다.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이기동 교수님이 어느 해 대학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강연 내용을 메모해 둔 수첩을 다시 읽어봅니다.
이날 이 교수님은 "요즘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은 자신과 자신의 몸을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있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말입니다. 그는 "마음이 몸의 알맹이인데 그것을 모르고 몸만 생각하면서 몸만 가꾸고 사는 사람은 바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교수님은 "마음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가꾸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는 두 가지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변하는 욕심과 변하지 않는 본심이 그것입니다. 가꾸어야 할 마음은 변하지 않는 마음, 즉 '본심'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이 본심일까요? 이 교수님은 어떤 마음이 들 때 과거에도 늘 그 마음이었으면 그것이 본심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본심을 가꿀까요? 이 교수님은 어떤 마음이 변하지 않는 마음이면 실천하고, 변하는 마음이면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참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 가꾸기의 삶을 살다 보면, 점점 변하는 마음은 줄어들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 충만해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충만한 마음이 위의 인용문에 등장하는 '한마음'입니다.
이 교수님은 '한마음'을 설명하면서 대나무와 우물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대나무들이 따로 떨어져있는 것처럼 보여도 뿌리로 연결되어 하나로 있고, 우물물이 지하수로 연결되어 하나이듯이 마음도 그렇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3. 행복으로 가는 한마음의 중요성
우리는 왜 '한마음'을 회복하고 가꾸어야할까요?
이기동 교수님은 이날 강연에서 한마음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한마음이 되면 남이라는 생각이 없어집니다.
한마음이 되면 남이 자신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남과 경쟁하거나 질투하지 않게 됩니다.
여유를 가지고 양보하며 살게 됩니다.
긴장이 풀리고 건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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