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4세가 되셨네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연세대학교) 말입니다. 인간과 삶에 대해 성찰하고 그 깊은 내용을 글로, 강연으로 우리에게 건네주시며 감동과 위안, 팁을 주시는 고마운 분입니다. 김 교수님의 자녀 교육법은 어땠을까요?
1. 평범하게 자라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김형석 교수님은 두 아들과 네 딸, 6남매를 키웠습니다. 그는 자녀 교육에 있어 자연스러운 성장을 중요시한 장 자크 루소의 교육사상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의 수필집에 나와 있는 그의 자녀교육법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나에게는) 말 않는 교육방침이 있었다. 평범하게 자라서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 해라. 가능하다면 주어진 분야의 지도자가 되어라. 그 이상은 원하지도 않았고 강요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입학시험 때도 부담감이나 억압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하라고만 했다.
- 「백 년을 살아보니」(김형석 지음, Denstory) 중에서
'말 않는 교육방침'이라고 하는군요. 말하지 않는 교육법이란 무얼까요?
자녀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식의 지시나 당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네요. 그런 가운데 그가 은연중에 자녀들에게 전달하는 것, '평범하게 자라서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 해라. 가능하다면 주어진 분야의 지도자가 되어라'라는 것이군요.
2. 식물 키우는 일처럼 자연에 맡겨라
오늘 숙제했어? 친구는 누구 만났어?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어? 이런 말들을 자녀들에게 하는 편인가요? 다시 김형석 교수님의 문장을 꼼꼼히 읽어봅시다.
그는 자신의 자녀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일을 식물 키우는 일에 비유합니다.
벼농사를 하는 사람이나 과수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주어진 몇 가지 책임만 담당하면 된다. 적당한 양의 비료를 주고 잡초를 제거하고 병충해를 예방해 준다. 그 이상의 더 큰 책임은 자연이 감당해 준다.
- 위 같은 책 중에서
'몇 가지 책임만 담당하면 된다'는 말씀이 참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러고 나면 그 나머지는 햇빛이, 빗물이, 바람이, 태풍이, 가뭄이, 사계절이 알아서 해준다는 말씀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봅니다.
3. 네가 철이 나야 네 자식이 철이 들지
김형석 교수님의 외손주 사위가 되는 문유석 판사가 신문에 쓴 칼럼을 다시 꺼내 읽어봅니다. 이 글에 자신의 처외조부 되는 김형석 교수님의 자녀교육법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옆에서 살면서 지켜본 사람의 시선입니다.
'철없는 아들 걱정에 하소연을 늘어놓는 딸에게 그저 미소를 지으며 "네가 철이 나야 걔가 철이 들지." 한마디 하시더란다. 냉정하게 보일 정도로 간섭하지 않는다.'
마음목욕 좀 되셨습니까? 자녀 교육에 대한 팁을 좀 얻으셨습니까?
저는 김형석 교수님의 자녀 교육법을 명상하면서 이런 점을 깨달았습니다. 자녀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부모 자신이 꾸준히 바르게 자신의 길을 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런 부모의 자세를 자녀들이 은연중에 보며 배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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