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새의 노래 '오월의 편지'를 만납니다. 오월의 햇살처럼 신록처럼 맑고 밝고 다정한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소리새 노래 '오월의 편지' 부르기
오월의 편지
노래 : 소리새, 작사 작곡 : 최주호
사월은 가고 꽃은 피는데 그 님 오지 않고
그리운 날 또다시 찾아온 오월의 편지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 님의 편지는
그리운 날 또다시 찾아와 나의 마음 달래주네
봄 여름은 가고 꽃잎 떨어지면 철새 떠나가고
봄이 오면 또다시 찾아올 오월의 편지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 님의 편지는
그리운 날 또다시 찾아와 나의 마음 달래주네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 님의 편지는
그리운 날 또다시 찾아와 나의 마음 달래주네
▷「소리새 황영익 TV」 125회 방송 중에서
2. 맑고 편안하고 다정한 오월의 노래 '오월의 편지'
소리새의 노래 '오월의 편지', 오월 내내 들었던 노래입니다.
왜 이렇게 좋은 노래를 모르고 살았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맑고 깨끗하고 편안한 노래인데 마음의 깊은 샘물에서 자꾸만 그리움과 서러움이 퐁퐁 솟아오르는 마법 같은 노래입니다.
기타를 가슴에 안고 노래하는 소리새의 황영익 가수님은 세상 착한 이 같기만 합니다.
좋아한다고 옆구리라도 쿡 찌르면 금방 울 것 같은 이 말입니다.
그 목소리는 또 얼마나 다정한데요.
힘든 일이 있을 때 들으면요, 아픈 마음을 쓰담쓰담 주물러 주는 것만 같다니까요.
슬픈 일이 있을 땐, 젖은 마음을 보송보송하게 말려주는 것만 같고요.
그 폭신폭신한 목소리에 실린 '오월의 노래', 얼마나 좋을까요?
'사월은 가고 꽃은 피는데 그 님 오지 않고'
빗방울이네가 가장 좋아하는, 이 노래의 매력적인 도입부입니다.
'사월은 가고~' '꽃은 피는데~'. 이렇게 두 마디를 무심코 툭 던지듯, 한숨이라도 폭폭 쉬는 듯이 가사와 멜로디가 펼쳐집니다.
그러다가 별안간 '그 님 오지 않고~'라면서 애절함을 고조시켜 버리네요.
이렇게 노래의 무대가 설치되었네요. 세상 환하게 꽃은 피는데 그리운 이 오지 않는 서러운 상황 말입니다.
'그리운 날 또 다시 찾아온 오월의 편지'
그리운 이는 오지 않았는데 대신 편지가 왔다고 합니다. '오월의 편지' 말입니다.
정말 편지봉투에 든 편지가 왔을까요? 꽃이 피었다는 말이겠지요?
그 꽃은 오월의 장미일까요?
오월의 장미가 작열하듯 필 때 우리 서로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그 좋은 사람이 곁에 없습니다.
그 장미를 보니 그 사람이 보낸 편지인 것만 같았겠지요?
그리운 빗방울이네, 잘 있었어요?라고 붉게 핀 오월의 장미가 인사를 하는 것만 같네요.
그 장미의 전언(傳言)이 그 님의 편지인 것만 같네요.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 님의 편지는'
이 구절을 부를 때마다 쿡 하고 웃음이 나네요.
'철새 따라 멀리 갔던 그 님'. 이렇게 고운 나를 두고 철새 같은 '뺀질이'를 따라 멀리 가버렸다는 말일까요?
계절이 바뀌어 철새를 따라 따뜻한 곳으로 갔던 꽃들을 말할까요?
그 의미가 중첩되어 노래의 진폭이 더 넓어졌습니다.
'그리운 날 또 다시 찾아와 나의 마음 달래주네'
오월, 그 꽃들이 다시 찾아왔다고 합니다.
어느 오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며 기뻐했던 꽃들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그리운 날, 그이와 함께 보던 꽃들을 보니 사랑하는 이를 보는 것만 같네요.
사랑하는 이가 바로 앞에 온 것만 같네요. 그이가 활짝 웃는 것만 같습니다.
아, 보고싶은 사람,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나요! 내 생각 가끔이라도 하나요!
3. 모르는 노래를 가슴에 안는 법
오월에 만난 이 '오월의 노래'를 16층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다 배웠답니다.
빗방울이네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통째로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6층에 사는데요, 매일 서너 번씩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오월의 편지'를 다 배웠지요.
신기한 일은요, 16층까지 오르내리는 일이 그렇게 힘들었는데요, 노래를 배우면서 오르내리니까 금방인 거예요.
모르는 노래를 배우는 일은 뭐랄까요, 노래를 '먹는 일'이라고 할까요? 음식을 먹듯이 노래를 내 신체에 접속하는 일 말입니다.
처음 몇번 듣고는 노래가 가슴에 와 안기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흥얼거리며 연습을 했는데도, 그다음 날 불러보려면 가사와 멜로디가 하얗게 지워져 생각나지 않았어요.
- 빗방울이네, 이럴 때는 기다려야해!
모르는 노래와 밀당을 하는 시간입니다. 모르는 이와 그러듯이요.
하루 이틀쯤 못 본 체 내버려 둡니다. 그리고는 슬며시 가까이 당겨 듣고 다시 불러봅니다.
그러면요, 노래가요, 자기를 또 버려둘까 얼른 신체에 달라붙습니다.
그러면요, 절대 잊히지 않습니다. 신체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요. 꼭지를 틀면 나오는 수돗물처럼요.
이제 해마다 오월이 오면 빨간 장미만 보아도 '오월의 편지'가 흥얼흥얼 흘러나오겠지요?
그대는 모르는 노래를 어떻게 가슴에 안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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