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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국선도 유래

by 빗방울이네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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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고유의 몸과 마음 수련법인 국선도의 유래에 대해 알아봅니다. 국선도가 특정 종교의 분위기를 풍긴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 특정 종교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유·불·선 3교를 포함한 종합판이 국선도입니다. 국선도의 유래를 따라가 봅니다.
 

1. 국선도의 유래

 
서정주 시인님의 글에서 국선도에 대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시인님은 국선도가 불교와 유교, 그리고 도교의 정신을 모두 포함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의 인생공부와 문학표현의 공부를 위해 국선도처럼 세계 성인(聖人)들의 가르침을 섭렵해 종합해 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최치원의 「난랑비서(鸞郞碑序)」에서 보면
예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나라의 풍유도(風流道) - 즉 국선도는
"불교, 유교, 도교 세 가지 가르침의 정신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는 관찰을 하고 있거니와,
이것도 내게는 적지 않은 참고가 되어서,
나도 내 나이 쉰 언저리부터는 모든 성인(聖人)들의 가르침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이며,
또 세계문화사 속의 큰 사상들도 아울러 참작(參酌)해 살아가는,
말하자면 종합주의(綜合主義)의 길을 택하기로 했다.

- 「서정주 문학앨범」(웅진출판, 1993년), 서정주 시인의 산문 '내 인생공부와 문학표현의 공부' 중에서

 

2. 국선도의 기원을 밝힌 삼국사기의 기록

 
서정주 시인님이 위의 문장에서 언급한 「난랑비서」 기록을 찾아봅니다. 난랑비서(鸞郞碑序)는 난랑이라는 화랑의 비석에 새긴 문장인데, 그 문장의 내용은 화랑도, 즉 풍유도에 대한 것입니다. 난랑이 화랑의 한 사람이라는 해석, 화랑 자체를 가리킨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난랑비서'의 내용은 「삼국사기」 제4권 신라본기 진흥왕 편에 등장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에는 인재 등용을 위해 미모의 남자를 데려다 곱게 꾸며 화랑(花郞)이라 하고, 도의(道義) 연마, 가악(歌樂), 산천 유람 등의 수련을 시켜본 뒤 그중 착실한 자를 가려 등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아래 문장이 이어집니다.
 
최치원의 난랑비서(鸞郞碑序)에 "나라에 현묘(玄妙)한 도(道)가 있으니 그 이름은 풍류(風流)이다.
교(敎)를 만든 근원은 선사(仙史)에 자세히 실려 있거니와 그 핵심은 유불선 3교를 포함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집에 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벼슬하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노사구(魯司寇:孔子)의 지(旨)요,
무위(無爲)의 사(事)에 처하고 불언(不言)의 교를 행하는 것은 주주사(周柱史:老子)의 종(宗)이요,
모든 악한 일은 행하지 않고 착한 일만을 수행하는 것은 축건태자(竺乾太子:釋迦)의 화(化)이다." 하였다.

- 「삼국사기」(김부식 지음, 신호열 역해, 동서문화사, 1976년 1판 1쇄, 2007년 2판 1쇄) 중에서

 
위의 문장으로 보아 신라시대 학자인 최치원 님(857~?)이 이 「난랑비서」를 쓰던 때는 '선사(仙史)'라는 문헌기록이 있어 '교(敎)'를 만든 근원, 즉 '풍류'라고 불리는 '현묘한 도'에 대한 근원이 자세히 나와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풍류'라는 도는 유교 불교 선도를 모두 포함한다고 한 점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유·불·선 3교를 모두 포함한 것이 바로 '풍류'라는 것입니다. '3교를 포함하고 있다'는 말은 '풍류'가 기존의 3교를 취한 것인지, 기존의 '풍류'에 보니 3교가 녹아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런데 이 '풍류'는 왜 국선도라고 불리게 되었을까요?
 
「국선도-단전호흡의 모든 것」(고남준 지음, 청어, 2018년)에 따르면, 우리 민족의 부족국가 시원(始原)부터 '밝돌법'이란 수련법이 전승되어 왔는데 신라 화랑도가 바로 '밝돌법'을 가르쳐 도력을 갖춘 능력자로 만드는 기관이었다고 합니다.
 
이 수련법을 가르쳐 주는 스승을 국선이라 부른 데서 그 수련 가르침이 국선도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오늘날의 국선도에는 유·불·선 3교를 포함한다는 최치원 님의 글이 어떻게 적용되고 실천되고 있을까요? 
 

국선도-현묘한도
"현묘한 도" - 국선도.

 

 

3. 국선도 '도인도송'에 들어있는 유불선 3교의 중심원리는?

 
국선도 수련생들은 수련장에 가면 일반적으로 '준비운동 → 단전행공 → 정리운동 → 외공' 등의 순으로 2시간가량 수련을 하게 됩니다.
 
이때 준비운동을 끝내고 단전행공(단전호흡이라고 알려진 행공수련)을 하기 전에 '도인도송(導引道頌)'이라는 문장을 함께 낭송합니다. 왜 국선도를 수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도인도송'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우주만유(宇宙萬有)가 현실(現實)을 유지(維持)하는 것은
중기(中氣)의 운용(運用)이니 중기(中氣)는 음양(陰陽)이 합실(合實)한 중심원리(中心原理)이니
유도(儒道)의 윤집궐중(允執厥中)과 선도(仙道)의 포일수중(包一守中)과
불도(佛道)의 중도(中道)가 모두 중(中)을 집수(執守)한다.

- 국선도 '도인도송' 중에서

 
이 문장에서 우리는 삼국사기에서 현묘한 도'인 풍류의 핵심이 유불선 3교를 포함한다고 한 최치원 님의 문장이 놀랍게도 오늘날 국선도의 '도인도송'에 그대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인도송에 따르면, 유교와 선도와 불교가 각각 교리는 다르지만, 이 3교가 한결같이 '중(中)을 잡아 지킨다(執守)다'는 점은 공통이라고 합니다. 
 
그 '중(中)'이 바로 우주의 모든 존재들을 존재하게 하는 것인데, 그것은 음(陰)과 양(陽)의 두 가지 기운이 합해서 생긴 '중기(中氣)'라고 합니다. 
 
'도인도송'은 이렇게 첫문장에서 국선도의 모든 수련과정은 음양오행이라는 대자연의 운행법칙의 원리에 맞추어 건강하게 무병장수하는 몸과 마음을 만드는 수련이라는 사실을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맨 처음 서정주 시인님의 문장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네요. 그리하여 우리는 국선도 유래가 문장으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인 삼국사기의 기록을 만났고, 그리고 그 기록 속의 오래된 문장이 오늘날의 국선도 수련과정에 스며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삼국사기 기록은 진흥왕(534~576) 때 일어난 일을 기록한 것이니, 지금으로부터 대략 1,500년 전의 사실입니다. 그 수련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숙연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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