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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해운대 양산국밥 돼지국밥

by 빗방울이네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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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해운대 '양산국밥' 식당에 돼지국밥 먹으러 갑니다. 돼지국밥은 부산 대표 음식으로 부산을 찾은 외지의 여행자들이 한번쯤 먹고 싶어하는 음식입니다. 부산 돼지국밥에는 어떤 이야기가, 어떤 영양이 들어있을까요? 함께 먹으며 몸과 마음을 맑히고 든든하게 일으켜 세워봅시다.
 

1. 부산 맛집 해운대 '양산국밥' 소개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처음 생긴 돼지국밥집이 '양산국밥' 해운대 본점(부산 해운대구 좌동로 10번 길 75)입니다. 1996년에 생겼으니 올해(2023년)로 27년째 돼지국밥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 집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장통의 허름한 돼지국밥집이 아닙니다. 식당 건물부터 신식이고, 현대화된 실내 장식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돼지국밥 식당이라고 고급스럽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만, 돼지국밥집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을 깬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입장 때부터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양산국밥' 홍보 문안을 보니 "전통 토렴기법을 사용하는 국밥 전문점으로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수육을 맛 보시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찾게 됩니다."라고 한다.
 
토렴은 돼지국밥을 말 때, 사골 육수가 끓고 있는 솥에 뚝배기를 대고 뜨거운 육수를 뚝배기에 붓고 따라내기를 빠르게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다 먹을 때까지 국밥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데우기 위한 것입니다.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바로 '토렴국밥'이었습니다. 이 메뉴는 14시간 우린 돼지사골과 야채육수, 수비드한 목살을 13번 토렴 했다고 합니다. 밥을 넣어 함께 토렴 하기 때문에 밥이 국에 말아져 나옵니다.
 
'토렴국밥'의 국물을 먹어봅니다. 아주 개운한 맛입니다. 돼지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없었습니다. 부산의 돼지국밥은 크게 맑은 국물과 탁한 국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집은 맑은 국물 쪽입니다. 신세대들의 입맛, 그리고 기름기가 적고 맑고 개운한 국물 맛을 선호하는 층을 고려해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돼지국밥이었습니다. 국밥 속 고기의 양도 넉넉했고 부드러웠습니다.
 
돼지국밥을 담는 그릇도 검고 투박한 뚝배기가 아니라 황색 유기그릇입니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부추무침 같은 밑반찬 그릇도 모두 비싼 유기그릇이란 점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양파, 마늘, 청양고추, 새우젓, 된장이 따라 나왔네요. 이들 밑반찬은 별도로 셀프바에 준비되어 있어 언제든 보충할 수 있는데 샐러드바처럼 깔끔하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토렴국밥을 비롯, 따로국밥, 수육백반, 생생육면, 모듬수육, 맛보기 순대, 밀면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2. 허기진 몸과 삶을 일으켜 주는 음식

 
부산의 밀면이 그렇듯, 돼지국밥도 한국전쟁의 산물입니다. 한국전쟁 후 부산에 살게된 피난민들 사이에서 기존의 고깃국에 돼지 내장 같은 돼지 부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고 사골 육수를 내 영양가를 더 높이게 되면서 오늘날 같은 돼지국밥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돼지국밥은 허기진 몸과 삶을 일으켜 세워주는 음식입니다. 시장에서 빨리 먹고 일해야 하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간편하면서도 근기 있고 따뜻한 음식이 필요했고, 그런 음식으론 바로 돼지국밥이 안성맞춤이었겠네요.
 
돼지국밥을 먹으며 부산의 시인 최영철 님의 시를 읽습니다. 돼지국밥에 대한 시입니다.
 
야성은 빛나다
 
- 최영철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그것도 모자라 정구지 마늘 새우젓이 있다
푸른 물 뚝뚝 흐르는 도장을 찍으러 간다
히죽이 웃고 있는 돼지 대가리를 만나러 간다
돼지국밥에는 쉰내 나는 야성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시장바닥은 곳곳에 야성을 심어 놓고 파는 곳
그 따위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야성만을 연마하기 위해
일념으로 일념으로 돼지국밥을 밀고 나간다
둥둥 떠다니는 기름 같은 것
그래도 남은 몇 가닥 털오라기 같은 것
비계나 껍데기 같은 것
땀 뻘뻘 흘리며 와서 돼지국밥은 히죽이 웃고 있다
목 따는 야성에 취해 나도 히죽이 웃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면 마늘 양파 정구지가 있다
눈물 찔끔 나도록 야성은 시장바닥 곳곳에 풀어놓은 것
히죽이 웃는 대가리에서 야성을 캐다
홀로 돼지국밥을 먹는 이마에서 야성은 빛나다
 

부산맛집해운대양산국밥돼지국밥
부산 맛집 해운대 '양산국밥'의 돼지국밥.

 

 

3. 부산에서 '야성 한 그릇' 어떠신가요?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 최영철 시 '야성은 빛나다' 중에서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음식만이 아니라 음식에 연결된 어떤 역동성을 함께 먹는 것 같습니다. 돼지국밥을 먹을 때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돼지'에 얽힌 많은 것을 상상하며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돌성, 강인함 같은 것 말입니다. 자연 또는 본능 그대로의 거친 성질, 바로 야성 말입니다.
 
그래서 최영철 시인님은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라고 하네요. 부산에서 '야성 한그릇' 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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