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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 사직동 송담추어탕

by 빗방울이네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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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편으로 사직동 송담추어탕을 먹어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도 '읽는 일'이니 잘 읽으며 맛있게 먹으며 저마다의 몸과 마음을 돋워봅시다.
 

1. 부산 맛집 - 사직동 송담추어탕 읽기

 
부산 맛집 편으로 오늘은 사직동 '송담추어탕'(부산 동래구 사직북로 5번 길 34)을 '읽어보고' 먹어봅니다. 
 
사직야구장 근처 사직동먹자골목에 있는 추어탕집입니다. 추어탕과 민물장어를 함께 하는 집인데 오늘은 추어탕에 집중합니다.
 
2층에 있는데 햇빛이 잘 드는 환한 공간이네요. 소박하고 단정한 실내가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뜨거운 추어탕을 천천히 먹으며 몸을 돋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랄까요?
 
'주인이 가마솥에서 매일 끓입니다.' 벽에 붙은 이 홍보문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가마솥'이라는 단어는 추어탕과 절친인 듯 잘 어울립니다. 어쩐지 더 맛있을 듯하네요.
 
식당 한켠에 샐러드바가 별도로 있네요. 김치와 깍두기, 물김치, 양파절임, 숙주나물, 단배추나물, 고사리나물 같은 반찬이 넉넉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림표를 볼까요?
 
송담추어탕(10,000원), 얼큰추어탕/수제비추어탕/우렁추어탕(각 11,000원), 통추어탕/얼큰수제비추어탕(각 12,000원), 특한방추어탕(15,000원)이 있고요,
 
송담정식(16,000원, 2인 이상), 돌솥비빔밥(10,000원)이 있어요. 앗, 돈까스도 있어요. 치즈추어돈까스/오리지날등심돈까스(각 10,000원).
 
안주류일까요? 추어고추군만두(6,000원), 계란말이(8,000원), 바삭새우튀김(10,000원), 추어튀김(12,000원), 모듬튀김(13,000원), 추어+새우튀김(16,000원), 골뱅이무침(20,000원)도 있네요. 
 
추어탕 포장판매도 하네요. 1팩(10,000원)은 2인분 가량 된다고 합니다.
 

2. 어떤 반가운 물김치에 대한 특별 보고서

 
빗방울이네는 오늘 이 소소한 음식에 꽂히고 말았네요. 갓물김치요. 이런 음식은요, 스스로 사람을 당기는 힘이 있어요. 처음 식탁에 도착하자마자 동의도 없이 느닷없이 침샘을 마구 들쑤시는 겁니다. 그 성화에 한 젓가락 건져 먹어보니, 아 이것은 뭐랄까요? 몸이 오래 원하고 기다리고 있던 맛이랄까요? 
 
처음 겉보기에선 몰랐는데 한입 씹어보니 갓이었네요. 아삭아삭한 식감에 이어 매운 겨자맛이 코 언저리에서 부드럽게 '폭발'하네요. 이건 음식이라기보다는 아주 경미한 무기(?)라고 할까요? 콧등을 톡 쏘는 무기요. 일상에 지쳐 늘어진 몸과 마음을 톡 쏘아 별안간 깨워 일으켜주는 무기요.
 
이 맛있는 식물이 물김치여서 많이 먹을 수 있으니 빗방울이네는 행복합니다. 그래서 샐러드바를 다녀와야 했네요. 두 번째 갓물김치 접시에는 국수를 넣었답니다. 계획에 없던 일인데 이런 일은 왜 아무 마음의 작정도 없이 몸이 자기 마음(?)대로 해버리는 걸까요? 이 창의적인 행동에 짝지 풀잎이 눈을 찡긋하네요. 아, 맛있겠다! 는 긍정의 눈짓이네요.
 
갓물김치에 적셔먹는 국수, 정말 맛있었습니다. 갓을 국수에 돌돌 말아먹는 맛은 어릴 적 외갓집에서 먹었던 시원하고 깊은 맛입니다. 동치미국물에 말아먹던 국수맛이네요. 이 집에 추어탕을 먹으러 왔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하는 맛이네요. 추어탕의 '의문의 일패'네요.
 

부산맛집사직동송담추어탕의갓물김치에국수를말아보았다
부산 맛집 - 사직동 송담추어탕집 반찬으로 나온 갓물김치에 국수를 넣은 모습.

 

 

3. 보물 캐듯 뚝배기 바닥 국물까지 퍼올리게 되는 집

 
갓물김치와 함께 식탁 위에 도열한 친구들입니다. 배추김치, 깍두기, 양파절임, 그리고 나물류로 숙주나물, 단배추나물, 고사리나물이 있어요. 이 집 반찬, 아주 깔끔하네요.
 
고사리나물을 좋아하는 짝지 풀잎은 고사리나물 추가를 위해 샐러드바를 다녀왔어요. 우리는 추어탕이 나오기도 전에 갓물김치에 삶은 국수를 말아먹고 고사리나물을 두 접시나 비웠네요. 추어탕이 들어갈 자리는 따로 있다고 힘껏 믿으면서요.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이 나왔습니다. 추어탕을 맑은 국물과 탁한 국물로 나눈다면 이 집 추어탕은 탁한 쪽이네요. 탁한 국물 속에 무시래기와 배추시래기가 넉넉히 들었네요. 산초와 들깨를 넣습니다. 나 맛있어요! 그렇게 말하듯 추어탕의 향이 확 올라오네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지요.
 
우리는 각자 숟가락 젓가락으로 추어탕과 반찬류 사이에 수많은 왕복선을 그으며 뚝배기를 파고들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에 땀이 나는 느낌입니다. 무슨 귀중한 보물이라도 캐내려는 듯, 정신없이 바닥의 국물을 숟가락으로 퍼올리고 있으니 짝지 풀잎이 뚝배기를 비스듬히 기울여주네요. 아, 고마우이!
 
2층 식당에서 내려오면 1층 출입문 옆에 커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커피를 한 잔씩 뽑아 향기로운 커피 향 속에 추어탕 후기를 써봅니다. 후기는 짧고 선명합니다. 응, 괜찮네!
 
창밖의 동백나무를 배경으로 짝지 풀잎이 앉았네요. 천정에서 비롯된 조명이 풀잎을 환하게 비추고 있네요. 풀잎의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립니다. 첫째 아이의 '크 맛낫겟넹~~!!' 둘째의 '이뿌넹 엄망 ㅎㅎ'이라는 댓글이 올라옵니다. 이 댓글도 오늘의 보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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