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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도다리 쑥국 서면 제일횟집

by 빗방울이네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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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 쑥국을 만나봅니다. 봄철에 기운을 돋우어주는 보양식입니다. 함께 먹으며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워 보십시다.
 

1. 서면 제일횟집 '도다리 쑥국' 먹기

 
봄철이면 횟집이면 도다리 쑥국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저마다의 특색으로 끓이지만 도다리와 쑥이 주인공입니다.
 
오늘은 부산 제일횟집(부산시 부산진구 서면문화로 24)에서 도다리 쑥국을 먹어봅니다.
 
부산지하철 서면역 9번 출구에서 가깝고 영광도서주차장 맞은편에 있는, 규모가 큰 횟집입니다.
 
빗방울이네는 처음 가본 곳인데, 서울에 사는 지인을 따라가게 된 곳입니다. 
 
이 분은 서울서 부산까지 오셨는데, 그 이유가 봄마중이랍니다. 이런 천하의 한량(閑良)을 따라오니 빗방울이네도 잠재되어 있던 한량끼가 발현되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만 같네요.
 
그렇게 남쪽에 먼저 오는 봄마중을 위해 그 먼 길을 온 이 분이 부산서 꼭 먹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도다리 쑥국이라고 하네요. 봄날이니까요.
 
이 분의 부산 방문에 빗방울이네를 포함 모두 5명의 지인들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도다리 쑥국 6그릇을 시켰습니다.
 
한 그릇에 2만 원입니다. 가격이 좀 세지요? 요즘 너나없이 도다리 쑥국을 찾으니 도다리 몸값도 올라가는 봄날입니다. 
 
도다리 쑥국이 끓고 있을 동안 벽에 붙은 메뉴판을 일별 합니다.
 
이곳 제일횟집은 자연산 전문횟집이라고 합니다. 계절메뉴로는 봄 도다리, 여름 하모, 가을 전어, 겨울 대방어를 낸다고 하고요.  
 
자연산 모둠회(7만~15만), 구이류로 왕새우구이, 볼락구이, 우럭구이(각 3만), 해물류로는 모둠해물(3만), 낙지(2~3만)가 준비되어 있는 횟집이네요.
 

2. 식탁에 도착한 '봄날의 진객' 도다리 쑥국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도다리 쑥국이 식탁에 도착했습니다. 어떤 녀석일까요?
 
뚝배기 속의 내용물이 여전히 넘칠 듯이 끓고 있네요.
 
도다리 쑥국은 담백한 도다리 지리(말갛게 끓인 탕)에 향긋한 봄쑥을 넣은 어탕입니다.
 
향기로운 쑥을 넣고 끓인 도다리 쑥국은 우리 몸보신을 시켜주러 온 '봄날의 진객'입니다.
 
겨울의 대지를 뚫고 막 파릇파릇 돋아난 해쑥이니 얼마나 힘이 세겠는지요? 
 
또 몸에 살이 오르고 지방이 차는 봄에 가장 맛있다고 하는 도다리니 그 또한 얼마나 힘이 세겠는지요?
 
진한 쑥향이 그윽하게 후각 속으로 진입합니다. 해쑥아, 겨우내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두 눈이 스르르 감기네요.
 
숟가락으로 도다리를 건져 올려 보았는데 아주 탄력 있는 몸매의 소유자입니다.
 
서둘러(어디 달아날까) 발골작업이 시작됩니다. 도다리 살점 한 젓가락을 입속에 영접해 오물거려 보는데, 식감이 뭐랄까요, 단단하고도 부드럽다고 할까요? 
 
쑥향을 몸 안으로 깊이 들이쉬면서, 기름이 동동 뜨는 국물에 도다리 살점을 적셔가며 천천히 즐겨봅니다. 바닥부터 차오르는 이 좋은 기분은 내 몸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신호이겠지요?
 
반찬류로는 꽈리고추무침, 잡채, 부추전, 배추김치, 깍두기, 멍게젓갈깍두기, 콩나물과 시금치나물이 나왔습니다.
 
다 정갈한 맛이었는데, 특히 묵은 배추김치가 어탕의 비린 맛을 잡아주는 깊은 맛이었고, 멍게젓갈깍두기도 향긋하니 좋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빗방울이네는 약간 넓적하고 얇게 썬 무로 담근 깍두기가 좋았는데, 잘 익은 동치미 무로 깍두기를 담근 듯, 다른 데서는 맛볼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봄날의-진객'-도다리-쑥국-부산-서면-제일횟집.
'봄날의 진객' 도다리 쑥국(부산 서면 제일횟집).

 

3. 봄날이 가면 함께 가버리는 도다리 쑥국

 
'봄 도다리, 가을 전어'는 회를 즐기는 이들의 '금언(金言)'이랄까요?
 
왜 '봄 도다리'일까요?
 
'봄 도다리'라고 할 때는 주로 횟감을 말합니다. 도다리는 1년 중 바로 이런 봄에 살이 오르고 몸에 지방에 많이 축적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다리 회는 봄에 가장 맛있습니다.
 
그 맛있는 봄 도다리로 쑥국을 끓였으니 도다리 쑥국은 얼마나 맛있겠는지요. 여유가 된다면, 도다리 쑥국을 먹으며 도다리 회를 약간 곁들이면 금상첨화겠네요.
 
도다리 쑥국이 가자미 쑥국일까요?
 
아닙니다. 도다리는 가마지류 안에 있는 도다리라는 이름의 별도 물고기입니다.
 
'생선회 박사'로 불리는 조영제 전 부경대학교 교수의 「생선횟감 바로 알기」라는 책을 보니, 가자미류 안에 참가자미, 문치가자미, 도다리, 강도다리 등 모두 13가지 가자미류 물고기를 소개하고 있네요.
 
위 책에 묘사된 도다리 좀 보셔요.
 
(도다리는) 두 눈이 많이 돌출해 있고 눈과 눈 사이가 산등성이처럼 부풀어 올라있으며
입이 작고, 유안측(有眼側)의 체표에 흑반(黑斑)이 밀집하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자미류 중에서 가장 맛이 좋다.
넙치는 양식이 많이 되고 있지만 도다리는 양식이 되지 않는 이유는,
양식기술상의 문제가 아니고, 넙치는 성장속도가 빨라서 1년 반 정도면 성어로 자라지만,
도다리는 성장속도가 느려서 3년 이상이 걸려서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생선횟감 바로 알기」(조영제 지음, 도서출판 한글, 2006년)중에서

 
도다리는 자연산일 수밖에 없고, 또 가자미류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고 하네요.
 
이 나른한 봄날은 도다리 쑥국이 있어 행복한 시간입니다. 봄날이 지나면 만날 수 없는 '봄날만의 진객'이니 늦기 전에 도다리 쑥국을 위한 봄마중을 나서보셔요. 
 
Carpe diem!
 
글 읽고 마음 목욕하며 가끔씩 맛있는 거 먹으며 몸도 돋우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참가자미 쑥국을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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