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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백석과 윤동주의 공통점은 무얼까요?

by 빗방울이네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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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백석. 그리고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동시대를 살다 간 이 두 분 모두 우리에게 별처럼 찬란한 시들을 남겨주셨습니다. 오늘은 이 두 분의 성품에 대한 글로 독서 목욕을 하며 마음 씻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 윤동주가 흠모한 시인은 누구?


윤동주 시인이 백석 시인을 흠모하고 존경하고 닮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백석(1912~1996)과 윤동주(1917~1945)는 다섯 살 차이의 선후배 사이입니다. 윤동주는 선배 백석 시인이 첫 시집 <사슴>을 100부 한정판으로 냈을 때, 이 시집을 구하지 못하자 연희전문학교 도서관에서 이 시집을 빌려 통째로 베껴서 필사본을 들고 다니며 읽었을 정도로 백석 시인을 흠모했습니다.

백석도 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 <사슴>(1936년)을 남겼습니다. 윤동주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라는 단 한 권의 유작시집을 남겼습니다. 이 시집들은 80년이 넘도록 문학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의 보석 같은 시들의 움이 튼 시인들의 성품은 어떤 토양이었을까요? 이 두 시인의 공통적인 성품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2. 두 시인의 공통적인 성품은?


백석의 연인이었던 자야는 백석의 성품을 이렇게 돌이켰습니다.

(백석은) 비록 밖에서 화난 일이 있어도 혼자 가만히 참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언제 화를 내고 있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았다. 그만큼 당신은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말수도 적었고, 어떤 경우에도 남의 결점을 화제로 떠올리는 법이 없었다. 이런 당신의 성격은 다소 까다로웠던 편이라고나 할까. 물 한 방울, 종이 한 장조차도 타인에게 신세를 지지 않으려고 했으며, 또한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걸 가장 싫어했다.
- 「백석평전」(안도현 지음, 다산책방 발간) 중에서

윤동주의 후배 정병욱은 윤동주의 성품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그는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2년 후배입니다. 윤동주와 같이 하숙을 했던 인물이니 누구보다 윤동주를 잘 아는 사람입니다.

(윤동주는) 술자리에 어울리는 일은 별로 없었다. 가끔 영화관에 들렀다가 저녁때가 늦으면 중국집에서 외식을 했는데 그때 더러는 배갈을 청하는 일이 있었다. 주기(酒氣)가 올라도 그의 언동에는 그리 두드러진 변화는 없었다. 평소보다 약간 말이 많을 정도였다. 그러나 취중일지라도 화제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그의 성격 중에 본받을 일이 많았지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본받을 장점의 하나는 결코 남의 헐뜯는 일을 입 밖에 내지 않는 일이었다.
-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고운기 지음, 산하 발간) 중에서

두 사람의 공통적인 성품을 가려내 보면, 둘 다 남의 결점을 화제로 떠올리는 법이 없고 남을 헐뜯는 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에게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면모가 있었네요.

어떤경우에도남의결점을화제로올리는법이없었다
어떤 경우에도 남의 결점을 화제로 올리는 법이 없었다. 이는 백석과 윤동주의 공통된 성품이다.

 

 

3. 착하디 착한 성품의 소유자


지인들의 회고를 읽으니 두 시인 모두 성품이 참으로 착하디 착하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박각시나 거미나 가자미, 노루새끼에게도 한없는 연민을 보냈던 백석입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고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던 윤동주입니다.

이는 바로 세상 만물을 내 몸처럼 여기고 나를 사랑하듯 만물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모든 존재가 각자 외따로이 있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두 분의 마음에는 언제나 상대를 위하는 자비로움이 충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라면, 상대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낮추거나 나쁘게 말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혹시, 그런 좌중에서도 그들은 약에 쓰이려고 주인을 따라 시장에 팔려나온 노루새끼의 눈동자나 작은 바람에도 파르르 흔들리는 잎새 생각에 몰두해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분의 이런 높은 성품을 한없이 우러르며 닮고 싶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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