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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낙엽 시 구르몽 낙엽 조병화 낙엽끼리 모여 산다 박인환 세월이 가면

by 빗방울이네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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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시 3편을 만납니다. 시인들은 낙엽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깊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시들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씻으며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레미 드 구르몽 시 '낙엽' 읽기

 

프랑스 시인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 1858~1915년) 시 '낙엽'을 만납니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구르몽 시 '낙엽' 중에서.

 

낙엽을 노래한 시 중에서 이 시만큼 많이 애송된 시도 드물 것입니다.

 

오솔길을 가다가 낙엽을 밟아 바스락 소리라도 나면, 그것이 이 시가 녹음된 녹음기의 플레이 버턴인 것처럼 이 구절들이 절로 나옵니다.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이렇게 낙엽 밟는 소리를 좋아하느냐고, 이 시에서 계속 반복해서 묻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가만히 읽어보면 이 시에는 낙엽의 쓸쓸함과 버려짐과 울음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라는 질문은 낙엽의 쓸쓸함과 버려짐과 울음을 생각하면서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화두로 들리게 됩니다.

 

낙엽의 쓸쓸함과 버려짐과 울음 아닌 생명이 어디 있겠는지요?

 

시인님은 나도 그대도 낙엽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이를 어떡하겠는지요?

 

구르몽 시 '낙엽'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에서 만나 보세요.

 

2. 조병화 시 '낙엽끼리 모여 산다' 읽기

 

조병화 시인님의 시 '낙엽끼리 모여 산다'를 만납니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 조병화 시 '낙엽끼리 모여 산다' 중에서.

 

이 시는 바로 우리가 낙엽 아니더냐고 말하는 시입니다.

 

자꾸 읽으면 모두 낙엽 신세인 우리는 문득 옆사람을 돌아보게 됩니다.

 

옆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옆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시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이 시의 백미로 꼽히는 마지막 행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픈 현실을 견디며 산다고 하네요.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면 도무지 이 슬픔을 견딜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지금은 깜깜하고 기나긴 터널이어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터널의 끝이 있을 거라는 소망으로 이 깜깜함을 견딘다는 말에 우리는 얼마나 위로를 받는지요? 

 

낙엽끼리 모여 살면서 말입니다.

 

'슬픔을 마시고 산다'

 

'슬픔을 견디며 산다'가 아니라 '슬픔을 마시고 산다'입니다.

 

슬픔을 마신다는 문장은 얼마나 슬픈 구도인지요?

 

마치 쓰디쓴 한약이라도 마시며, 그것이 보약인 듯 참으며 슬픔을 마시는 자세는 얼마나 애틋한 구도인지요?

 

혹시 그대도 '슬픔을 마시고' 사는 중이겠지요?

 

조병화 시인님의 시 '낙엽끼리 모여 산다'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에서 만나 보세요.

 

"그_벤치_위에_나뭇잎은_떨어지고_나뭇잎은_흙이_되고"-박인환_시_'세월이_가면'_중에서.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 박인환 시 '세월이 가면' 중에서.

 

 

3. 박인환 시 '세월이 가면' 읽기

 

낙엽이 시의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는 박인환 시인님의 시 '세월이 가면'을 만납니다.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박인환 시 '세월이 가면' 중에서.

 

이 가을에는 이 시를 스마트폰에 넣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대가 만일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앉게 된다면, 그 스마트폰을 꺼내 이 시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시를 읽고 있던 그대가 앉은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이 떨어진다면, 그 나뭇잎은 이전에 알던 나뭇잎이 아니겠지요?

 

떨어지며 그대 곁에 앉는 그 나뭇잎이 말을 걸어오겠지요?

 

영원히 나뭇가지를 놓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누구라도 언젠가는 나뭇가지를 떠나는 시간이 있어.

 

그건 너무나 명백한 일이지.

 

그렇지만 우리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다고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흙이 된다고 하더라도 마냥 검은 흙으로만 남아있는 것일까?

 

어떨까? 

 

무한한 자연의 순환 속에서 우리 다시 만나는 일 말이야.

 

우리 이렇게 헤어지고 또 그렇게 만나는 걸 어떻게 생각해?

 

박인환 시인님의 시 '세월이 가면'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에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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