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애 가수님의 노래 '옛 시인의 노래'를 만납니다. 쓸쓸한 추억 속으로 데려가 거기에 우리를 담가 씻어주는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한경애 가수 노래 '옛 시인의 노래' 읽기
옛 시인의 노래
노래 한경애, 작사 이경미, 작곡 이현섭
마른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요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
▷「한경애 오리지날 힛송 총결산집」(1995년, 애플뮤직) 중에서.
2. 그대는 '나뭇가지' 나는 '작은 잎새'였네요
한경애 가수님(1954~ )의 노래 '옛 시인의 노래'는 1981년 발표된 앨범 「옛 시인의 노래」 수록곡입니다.
이 노래는 1980년대 크게 유행한 대표적인 가을 노래입니다.
발표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가을이면 애송되는 노래입니다.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아름다운 가사, 서정적인 멜로디, 한경애 가수님 특유의 곱고 부드러우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가을의 가슴들을 파고드는 노래입니다.
노랫말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요 /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마른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라는 구절이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된 가을의 외톨이는 굴러가는 낙엽만 보아도 그것이 바로 내 신세인 것만 같습니다.
그 든든하던 나뭇가지는 나를 떨어뜨리고 어디에서 무심히 하늘만 보고 있을까요.
우리 두 사람, 그렇게 나뭇가지와 잎새로 딱 붙어 다정했는데 말입니다.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여기서는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라는 구절이 인상적이네요. 무슨 말일까요?
지금 누구라도 사랑하는 중이라면 이 구절이 금방 이해되겠지요?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시인이지 않던가요?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시인의 눈빛이고 시인의 가슴일 것입니다.
그때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사연'들은 뜨겁고 뜨거운 사연들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라고 회상할 만큼 뜨겁고 뜨거운 시간이었네요.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차 안에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이 대목에서 빗방울이네는 짝꿍 풀잎님에게 물었습니다.
풀잎님, 여기서 '뚜루루루'는 무얼 말하는 걸까요?
풀잎님이 잠깐 생각하더니 이랬습니다.
귀뚜라미!
'뚜루루루'가 귀뚜라미 소리라는 생각은 얼마나 시인 같은 생각인지요?
얼마 전에 아래의 이 시를 읽어서인지 '뚜루루루'가 귀뚜라미 소리라는 발상이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옥색 고무신이 고인 섬돌 엷은 그늘에선
즐즐 계절을 뽑아내는
적은 실솔(蟋蟀)이여
▷이수복 시 '실솔(蟋蟀)' 중에서.
이 시에 나오는 '실솔(蟋蟀)'이 귀뚜라미를 말하는데요, 귀뚜라미 소리를 잠시 떠올려봅니다.
시인님은 그 소리를 '즐즐~~'이라고 했고요, 그 소리가 바로 '계절을 뽑아내는' 소리라고 하네요.
여름을 보내는 길목에서 울면서 가을이라는 계절을 끊임없이 뽑아낸다고 하네요.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이 노래의 가사에서는 귀뚜라미가 시인이 되어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노래 부른다'라고 합니다.
'작은 잎새 하나'처럼 외톨이가 된 이의 사랑의 추억을 이 가을 귀뚜라미가 자꾸 뽑아내고 있네요.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던 그 '아름다운 사연'들을 말입니다.
으으흥~
이 노래의 백미의 하나는 간주입니다.
색소폰 소리인가요?
한숨소리 같기도 하고 흐느낌 같기고 하고 외마디 비명 같기도 한, 간주의 도입부에 나오는 저 쓸쓸한 소리로 가을 내내 마음 샤워를 하게 됩니다.
듣고 또 불러보니 마음이 맑고 개운해지는 노래입니다.
3. '옛 시인의 노래' 단소 악보
'옛시인의 노래' 오선보를 보고 단소 음을 붙여 보았습니다.
단소로 불어보니 청아한 쓸쓸함이 밀려온달까요?
마른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南南 汰汰㳞㳞㴌汰 㴌㴌潢汰 淋淋湳 潕㶂潕湳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潕潕潕湳淋 湳湳湳 㳞汰 㴌㴌㴌㳞 淋淋㳞㴌汰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요
南南 汰汰㳞㳞㴌汰 㴌㴌潢汰 淋淋湳 潕㶂潕湳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潕潕潕湳淋 湳湳湳 㳞汰 㴌㴌㴌㳞 淋淋㳞㴌汰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汰汰 㳲㳲 㳲㶂潕湳 潕潕㶂潕 㶂㶂㳲 㶂㶂潕㶂湳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
汰汰㳲㳲 㳲㶂潕湳 潕潕㶂潕 㶂㶂㶂㳲 㶂潕㶂湳 淋㳞㴌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南南汰汰 㳞㴌汰 㴌㴌潢汰 淋淋湳 潕潕㶂 潕湳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
潕潕潕 潕湳淋 湳湳 湳㳞汰 㴌 㴌㴌㳞 淋淋 㳞㴌汰
※ 潢 : 반음 올린 潢(7공 개량단소에서 1,2,3번 지공만 막습니다)
좋은 단소 연주시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아름다운 가을 노래를 더 만나 보세요.
'읽고 쓰고 스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을 지켜줄 10가지 수칙 (26) | 2024.10.24 |
---|---|
별 시 윤동주 별 헤는 밤 김광섭 저녁에 정현종 밤하늘에 반짝이는 내 피여 장석남 수묵 정원 (23) | 2024.10.23 |
김영랑 시 오매 단풍들것네 (29) | 2024.10.21 |
낙엽 시 구르몽 낙엽 조병화 낙엽끼리 모여 산다 박인환 세월이 가면 (27) | 2024.10.18 |
타산지석 뜻 유래 시경 문장 (28) | 2024.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