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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유영석 겨울 바다

by 빗방울이네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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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석 가수님의 노래 '겨울 바다'를 만납니다. 잠시 하던 일 훌훌 털고 겨울 바다로 달려가고 싶은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유영석 노래 '겨울 바다' 읽고 부르기

 
겨울 바다
 
- 유영석 작사·작곡·노래
 
겨울 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불면
너의 슬픔 같이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 푸른하늘 1집(1988년) 중에서
 

2. '겨울 바다로 가자'

 
집으로 가다가 다시 핸들을 돌렸습니다. 문득 유영석 님의 노래 '겨울 바다'가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몸에서요, 또 마음에서요. 몸과 마음이 그렇게 흥얼거리는데 어떻게 집에 갈 수 있겠는지요.
 
해운대에서 점심을 함께 했던 은사님을 댁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서던 길. 보이지 않는 바다는 지척이었는데 그 바다가 불렀던 걸까요? 우리의 몸과 마음의 구성도 온통 바다여서 바다 가까이 있으니 끌렸던 걸까요? U턴을 했고, 바닷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솔밭을 통과하니 해운대 바다였습니다. 저 진청색 생명덩이! 
 
겨울 바다로 가자 /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 스치는 바람 불면 / 너의 슬픔 같이하자

- 유영석 노래 '겨울 바다' 중에서

 
'겨울 바다로 가자'라고 속삭이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따라 바닷가에 서니, 바다에서 들리는 것인지 이 노래의 도입부의 효과음인지 '쏴아-' 하는 파도소리 바람소리가 가슴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뛰었습니다. 백사장을요. 겨울 바다에 닿기 위해서요. 눈을 감고요. 넘어져도 좋은 곳, 바닷가 모래밭이니까요. 무너지는 모래 속으로 빠져드는 발의 촉감이 좋았습니다. 좀 뒤뚱거렸지만, 그래도 괜찮은 곳이니까요. 그동안 넘어지지 않으려, 뒤뚱거리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으니까요.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 유영석 노래 '겨울 바다' 중에서

 
조선호텔 앞쪽 바닷가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갯바위에 걸터앉아 차가운 바닷물에 맨발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왜 그러고 계시나요?
- 어싱(earthing)요. 이러면 소화도 잘 되고 얼마나 잠도 잘 온다고요.
춥지는 않으세요?
- 한번 해보세요, 모랫속은 포근해요.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두 발을 모래 속으로 지그시 찔러 넣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깊고 푸른 아름다운 곳, 그 하늘에 자신의 하얀 맨발을 찔러 넣을 포근한 모래가 있다는 듯이요. 우리는 얼마나 바다의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지요. 바다를 얼마나 닮고 싶어 하는지요.
 

"겨울바다로가자"-유영석노래'겨울바다'중에서(사진은해운대바닷가하늘에서날고있는방패연).
"겨울 바다로 가자"- 유영석 노래 '겨울 바다' 중에서(사진은 해운대 바닷가 하늘을 나는 방패연).

 

 

3.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 넘치는 기쁨을 안고

- 유영석 노래 '겨울 바다' 중에서

 
파도 가까이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놀고 있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겨울 하늘로 아득히 멀리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를 따라 하늘을 보니 시린 창공에 방패연 하나가 떠 있었습니다.
 
열두 살 때부터 60년 동안 연을 날렸다는 어르신이 얼레를 조정하자 방패연은, 아니 빗방울이네는 수직으로 낙하해 모래밭에 꽂힐 듯 내려왔다가 다시 하늘로 힘차게 솟았습니다. 
 
어르신, 그 얼레에 감긴 연실을 다 풀어주실 수 있는지요?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날아갈 수 있도록요. 바닷바람을 타고 자유롭게요.
 
갈매기들이 빨간 두 발을 꽁지 속에 나란히 붙인 채 백사장 사람 가까이 날던 오후, 겨울 해운대에서 '겨울 바다'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유영석 가수님이 맑고 투명한 고음으로 시원하게 뿜는 겨울 하늘색 목소리를 타고 수평선까지 날아갔던 꿈결 같은 오후였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더 만나 보세요.

 

정새난슬 정태춘 들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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