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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 초읍 삼광보리밥

by 빗방울이네 202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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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 편으로 ‘초읍 삼광보리밥집’에 갑니다. 예전엔 가난이 부끄러워 숨겨 먹던 슬픈 보리밥인데 이젠 이렇게 유명 맛집의 메뉴가 되었네요. 어떤 맛일까요? 함께 먹으며 생각하며 사랑해 봅시다.


1. 부산 맛집 '초읍 삼광보리밥' 소개


'초읍 삼광보리밥'(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성지곡로 26)에 왔습니다. 이 식당의 위치는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부산어린이대공원 근처입니다.


부산어린이대공원은요, 1971년 5월 10일에 개장된, 백양산(642m) 기슭의 오래된 공원입니다. 어린이회관, 반공전시관, 실내외수영장 등이 갖춰져 있고요, 바로 위쪽으로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성지곡수원지가 있습니다. 

성지곡수원지는요, 서울의 뚝도수원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1909년) 상수도 수원시설입니다. 지금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입니다. 1972년부터 상수도 공급기능을 하지 않고 일대가 공원화되어 부산어린이대공원의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숲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거쳐가야 하는 노루목에 바로 '초읍 삼광보리밥'이 있는 거네요. 부산어린이대공원과 성지곡수원지를 산책하거나 백양산을 등산했다면 속이 얼마나 출출하겠는지요. 그때 이 보리밥 한 그릇 슥슥 비벼먹으면 얼마나 달겠는지요.

‘초읍 삼광보리밥’의 내부 공간은 넓고 깔끔합니다. 근처에 삼광사라는 큰 절이 있어요. 이 집이 그 절 아래서 처음 영업을 하다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답니다. 그래서 ‘초읍 삼광보리밥’이라는 이름이 되었군요.

예전엔 보리밥이 부끄러워 교실에서 도시락 뚜껑을 활짝 열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식당이 생기고 , 식당 벽에 '보리밥의 효능'까지 크게 붙어있네요. 잠깐 볼까요?


보리밥이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인 이유가 적혀 있네요. 일반 쌀의 16배, 밀가루의 5배 정도 높은 식이섬유가 들어가 있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 해소에 좋고, 베타글루칸 성분이 있어 당뇨병 예방에도 좋고요. 인과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또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포리페놀화합물이 있어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를 예방한다고 하네요. 그 슬펐던 보리밥은 이렇게 소중한 보약이었네요.


메뉴를 볼까요?

식사류는 보리밥(6,000), 쌀밥(6,000), 선지보리밥(8,000) 등 세 가지입니다.

백양산 등산한 뒤 막걸리 한잔 하면 좋겠네요. 제육볶음(소 10,000, 대 13,000), 도토리묵(8,000), 부침개(8,000), 고등어김치조림(9,000) 메뉴가 있어서요. 


2. 보리밥 앞에서는 왜 자꾸 바빠지지요?


일요일 점심시간인데 식당 안에 손님들이 붐빕니다. 가족도 많고 등산객도 많네요.

보리밥 한 상이 식탁에 도착했습니다. 보리밥에 뭐 대단한 게 필요할까요? 간소하고 소박합니다.

새콤달콤함을 담당하는 무생채나물, 바다향기 담당 미역줄기볶음, 아삭함 담당 콩나물무침, 시큼털털함 담당 배추물김치가 있고요, 이 모든 것을 한 손에 꽉 잡아줄 짭짤한 강된장이 있네요. 보리밥의 활력을 더해줄 ‘매운 악센트’ 풋고추와 된장도 있고요.

왜 이리 마음이 바쁜지 모르겠네요. 막 보리밥에 갖은 나물과 강된장을 투입하고 슥슥 비비는데 벌써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못 참겠네요. 덜 비벼진들 어떠랴, 된장이 고루 적셔진 부위로 크게 한 입! 또 또 한 입! 이러다 다 비벼지기도 전에 보리밥 대접의 바닥이 보일 지경이네요. 보리밥에는 분명 사람을 마구 바쁘게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어요. 빗방울이네만 그런가요?

아, 오늘은 선지보리밥입니다. 다른 보리밥집에 잘 보지 못했던 메뉴네요. 선짓국이 따로 한 대접 나오는데 선지 건더기도 많고요, 보리밥과 맛이 잘 어울립니다. 선지는 소의 피로 만든 식재료입니다. 이 선짓국은 100% 식물성 보리밥을 먹고 있는 빗방울이네를 동물성으로 위로해 준달까요?

정말 ‘순삭’입니다. 그 많던 보리밥, 어디로 갔지요? 아, 배가 볼록한 걸 보니 그쪽으로 순간 이동했네요. 이제 숭늉의 시간입니다. 스스로 가져다 먹게 숭늉이 커다란 전기밥솥에 들어 있어요. 너, 참 오랜만이야, 숭늉! 반갑네요. 따뜻하고 구수한 숭늉을 후후 불며 홀짝입니다. 따뜻하고 구수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동심원을 그리는 파동처럼 온몸으로 번져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속으로 달려(!) 들어갔던 보리밥이 차곡차곡 정돈되는 느낌입니다. 속이 편안해지네요. 마음도요.

그대도 보리밥 한 그릇 맛있게 드셨겠지요? 그런데요, ‘배’는 부른데요, 무언가 ‘속’이 비어있는 이 느낌은 무얼까요? ‘배’와 ‘속’은 다른 부윌까요? 그런데 이 느낌은 몸에 꽤 도움 되는 느낌이네요.

 

부산맛집초읍삼광보리밥집의숭늉
부산 맛집 '초읍 삼광보리밥'의 숭늉.

 


3. 그대의 소울푸드에는 어떤 그리움 들어 있나요?


오늘은 짝지 풀잎과 함께 ‘초읍 삼광보리밥’을 먹습니다. 일요일 점심인데 손님이 붐빕니다. 가족 단위도 많고 등산객차림의 손님도 많네요.

빗방울이네 맞은편 식탁에 젊은 부부가 아이 두 명을 데리고 왔네요. 둘 다 어립니다. 5~6세 정도? 우리를 등진 큰 아이 표정은 알 수 없는데 마주 보이는 작은 아이는 무언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네요. 집에서부터 무슨 실랑이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메뉴가 자기 스타일이 아니어서일까요?

빗방울이네는 보리밥, 쌈밥, 국수 같은 음식을 좋아합니다. 지금은 피자나 햄버거, 치킨도 좋아하지만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빗방울이네 가족 외식의 주메뉴는 쌈밥이나 보리밥이나 국숫집이었네요. 빗방울이네 취향대로요. 왜 그때는 아이 입맛을 좀 생각해주지 않았을까요? 피자가게도 자주 가고 했으면 좋았으련만요. 

그러면서 가족 입맛이 생기는 걸까요? 어릴 때 부모와 같이 먹던 음식이 '소울푸드'가 되기도 하고요. 아이들은 부모의 음식을 먹으며 부모의 입맛을 닮아가고 부모의 성정을 닮아가는 거겠지요?

 

아이들은 먼 훗날 삶의 한 모퉁이에서 문득 이 음식을 만나, 그걸 함께 먹던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리며 이 시간을 그리워하겠지요? 지금 아버지가 그리워진 빗방울이네처럼요.

글 읽다가 가끔 맛있는 거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부산 맛집 연관 글을 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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