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근처 식당 후라토에 갑니다. 혹시 서울역에 내릴 예정인가요? 분위기 편안하고, 속 든든한 한 끼를 원하시나요? 그럼 이 집은 어떤지요? 함께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워봅시다.
1. 서울역 근처 식당 후라토 소개
'후라토 서울역점'(서울 중구 후암로 98 지하 1층 B116)에 왔습니다. 네이버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는 때도 있으니, 무조건 예약하는 것이 좋겠네요.
이 집의 특징은 '돈(돼지)가스'가 아닌 '소고기 가스'가 있다는 점, 그 '소고기 가스'를 식탁 위 개인용 화로로 직접 구워 먹는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뉴의 대표선수는 ‘후라토 규가츠’입니다. ‘규(ぎゅう;소고기) 가스’는 ‘소고기 가스’네요. ‘돈(とん:돼지고기) 가스’의 ‘가스’는 원래 ‘cutlet’(고깃덩어리)에서 나왔다 합니다. 일본인들이 이를 ‘까스레스’라 발음했고, 앞의 ‘까스’만 따 ‘돈까스’ 또는 ‘돈가스’로 불리게 됐다 하네요.
이 집의 ‘후라토 규카츠’는 빵가루를 입혀 높은 온도로 빠르게 튀긴 소고기입니다. 레어(rare) 상태로 한 입 크기로 잘라져 나오는데 식탁 위에 있는 아주 작은 개인용 화로에 취향대로 직접 구워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테키 정식’도 역시 식탁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야끼니꾸(焼肉: やきにく) 스타일의 식사메뉴입니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은 소고기인데, 채끝살입니다. 겉면을 살짝 익혀 한입 크기로 썬 상태로 나옵니다. 이 소고기도 식탁 위 개인화로에 구워 먹습니다.
‘일본식 오므라이스’도 있는데요, 부드러운 반숙계란을 반으로 갈라 후라토 시그너처소스를 부어먹는 몽글한 식감의 일본식 오므라이스라고 홍보하고 있네요.
돼지고기를 갈아 넣어 부드러운 맛을 내는 일본식 전통카레인 ‘야마가타 민치 카레’도 있고요, 숙성된 스테이크를 이 집 특제소스로 구운 소고기 덮밥 ‘스테키 덮밥’도 있네요.
메뉴를 더 볼까요?
후라토 규가츠(18,000), 스테키 정식(18,000), 스테키덮밥(18,000), 우삼겹덮밥(14,000), 에비카츠동(13,000), 일본식 오므라이스(12,000), 야마가타 민치 카레(13,000), 니꾸 온우동(10,000), 후라토 냉소바(10,000) 등이 있습니다.
주류로는 칵테일 잭엔진저(8,000), 생맥주 기린이치방(8,000), 병맥주 도쿄화이트(15,000)가 빗방울이네 눈에 소옥 들어오네요.
2. 개인화로에 구워 먹는 재미가 있다
밥때쯤 서울역에 내리면 어디서 먹을까 고민이 됩니다. 역 가까운데 좋은 식당도 많지만 붐빕니다. 식당 주변도 인파로 넘실대고요.
그런데 서울역 반대편은 비교적 한산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식당 ‘후라토 서울역점‘은 그런 장소에 있습니다.
이날 빗방울이네 일행은 3명, ‘후라토 규가츠’, ‘스테키 정식’, ‘일본식 오므라이스’를 각각 주문했습니다.
빗방울이네는 ‘스테키 정식’이었고요. 평소에 돼지고기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소고기 메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내심 기대하며 시원한 맥주부터 한잔씩 시켰습니다. ’기린이치방‘입니다. 커다란 유리잔에 든 기린맥주 큰 한 모금을 속으로 넘기며 맛있는 소고기의 입장을 예고합니다. 캬~,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스테키 정식’의 고기 소스는 고추냉이+간장, 소금, 이 집의 전용 소스, 이렇게 세 가지네요. 빗방울이네 취향은 소금입니다. 고기를 매끄럽게 속으로 운반해 준달까요. 소금은 고기 풍미를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소금 말고도 두 가지 소스를 오가며 소고기 구이를 즐겨봅니다. 육질은 부드럽고 촉촉하네요.
우리 일행은 ‘후라토 규가츠’, ‘스테키 정식’, ‘일본식 오므라이스’를 서로 나눠먹으며 정담도 나누었답니다. 가게는 자그마했지만 깨끗했고, 음식은 간소했지만 든든했답니다. 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인지 데이트족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네요. 얼마나 푸릇푸릇한 시간일지요.
3. 작은 식당이 주는 즐거움과 아늑함을 위한 도전
'후라토(ふらっと)'는 '훌쩍, 느닷없이'라는 뜻입니다. 세 명의 젊은이가 어느 날 훌쩍 떠난 일본 도쿄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열게 된 작은 식당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일본의 작은 식당들이 주는 맛의 즐거움과 아늑함에 반해 이를 서울에서 재현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언제든 '훌쩍' 들러도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청춘들의 도전과 열정이 인상적이네요.
이 식당이 자리한 곳은 LG 서울역빌딩 지하 1층입니다. 식당을 빠져나와 1층으로 올라오니 로비에 LG그룹 창업자 연암 구인회 회장님(1907~1969) 흉상이 자리했네요. 금성사를 설립해 전화기 선풍기 에어컨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을 국내 처음 생산한 기업가입니다. LG라는 큰 기업의 시작은 100여 년 전인 1931년 24세 청년 구인회 님이 진주에서 시작한 작은 구인회포목상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구인회 회장님 흉상에 이런 문구가 눈에 띄네요. 1948년 럭키크림 공장에서 구인회 회장님이 하셨다는 말씀이라고 적혔네요.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개를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
'후라토'의 작은 시작을 보면서 청춘들의 도전과 열정을 생각해 본 오후였습니다. 진심이 담긴 참된 음식으로 꿈을 이뤄가시길 응원합니다.
글 읽고 가끔 맛있는 음식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키는 '독서목욕'에서 맛집 연관 글을 더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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