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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반야 뜻 이중표 붓다의 철학

by 빗방울이네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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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의 뜻에 대해 알아봅니다. 반야는 지혜라는 뜻인데, 미래에 대해 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반야' 뜻 읽기

 
반야(般若)는 과연 무슨 뜻일까요? 국어사전에 있는 의미를 함께 읽습니다.
 
반야(般若) : 모든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불법(佛法)의 참다운 이치를 깨닫는 지혜(← prajna 범어)

- 「동아 새국어사전」(1990년, 동아출판사) 중에서

 
반야는 바로 지혜를 말하는군요. 그런데 그 풀이를 보아도 뜻이 심오하여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있네요. 불교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풀이는 없을까요? 

 
위 사전에서 반야를 범어(산스크리트어)로 prajna라 한다고 옆에 표기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되네요.
 
반야 = 지혜 = prajna
 
과연 어떤 함의를 담고 있을까요?
 
'독서목욕'에서 반야의 뜻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2. '지혜는 사유작용이다'

 
반야가 지혜라 했는데, 지혜란 무얼까요?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불교에서 미혹을 끊고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지혜가 '마음의 작용'이라는 풀이가 눈에 쏙 들어오네요. 작용은 활동이나 영향, 기능 등의 의미인데요, 왜 지혜가 작용일까요?

 

지혜와 지식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식은 배워서 알게 된 내용을 주로 지칭하고, 지혜는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지식은 젊은이도 배워서 풍부하게 가질 수 있는 앎이지만, 지혜는 경륜이 쌓여서 자신의 내부로부터 꽃 피워진 앎이라는 점을 새겨봅니다. 지혜가 경험이 바탕인 된 '마음의 작용'이라는 말과 연결되네요.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우리 정신의 어두운 골짜기가 환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지혜는 현재의 행위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사유작용이다.
지혜란 어떤 상황에 접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하여 어떤 행동으로 대처하면 어떤 결과가 될 것인가를 사유하여 아는 것이다. 

- 「붓다의 철학」(이중표 지음, 불광출판사, 2018년) 중에서

 
지혜는 사유작용인데, 현재의 행위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사유작용이라고 합니다. 사전적인 뜻풀이도 소중하지만, 지혜에 대한 이런 풀이는 우리의 메마른 몸과 마음을 따뜻한 물로 적셔 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 문장은 위의 책에서 'prajna'라는 단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prajna는 '앞에, 전에(before, in front)' 등의 의미가 있는 접두어 'pra'와
'알다(knowledge)'의 의미인 동사 'jna'가 결합한 것 ···
'pra'는 공간적으로 전방을, 시간적으로 미래를 지시하는 개념이다···
'prajna'는 '미래에 대하여 안다'는 의미이다.

- 위의 같은 책 「붓다의 철학」 중에서

 
위의 사전에서 반야를 prajna라고 했는데, 위 책에 쓰인 prajna는 'n' 위에 '~'표시가 있네요.
 
반야 = 지혜 = prajna = '미래에 대하여 안다'
 
이 등식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네요.

 

"prajna,미래에대하여안다"-이중표'붓다의철학'중에서.
"prajna, 미래에 대하여 안다" - 이중표 '붓다의 철학' 중에서.


 

 

3. '지혜는 현재에서 미래를 아는 사유작용이다'

 
'미래에 대하여 안다'라는 문장은 결국 인과관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어떤 행위(원인)가 미래에 어떤 모습(결과)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지금 안다는 말인데요, 이는 '지혜'의 의미에서 살펴보았듯이 오랜 경험이 그 사람의 내부에서 꽃 피워낸 앎일 것입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경륜이 깊어도 '지금의 일'들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종종 잊거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합니다.

지금 열심히 흡연을 하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뻔히 알고도 담배를 멀리하지 못합니다. 지금 섭취하는 음식을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미래에 나의 몸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뻔히 알고도 식욕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지금 운동하지 않으면, 지금 사랑한다 하지 않으면, 지금 미안하다 하지 않으면, 지금 거짓말을 멈추지 않으면 ···.
 
이런 수많은 '지금의 행위'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관건이네요. 삶에서 너무나 많은 유혹들은 우리에게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그래도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선명하게 알고 그에 맞게 지금의 행위를 선택하고 실행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이겠습니다. 

반야/지혜에는 이처럼 깊은 의미가 들어 있었네요. 

사랑한다고, 지금 전화해야겠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스피노자의 문장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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