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가수님의 노래 '조약돌'을 만납니다.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닿는 노래입니다. 함께 읽고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박상규 노래 '조약돌' 부르기
조약돌
- 노래 박상규, 작사 하중희, 작곡 이복윤
꽃잎이 한잎 두잎 바람에 떨어지고
짝 잃은 기러기는 슬피 울며 어디 가나
이슬이 눈물처럼 꽃잎에 맺혀있고
모르는 사람들은 제 갈 길로 가는구나
여름 가고 가을이 유리창에 물들고
가을날의 사랑이 눈물에 어리네
내 마음은 조약돌 비바람에 시달려도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
2. 힘든 시간을 어루만져주는 노래
오늘 만나는 노래 '조약돌'은 우리네 힘든 삶을 어루만져주는 노래입니다.
가수이자 방송진행자 박상규 님(1942~2013, 인천)의 노래로, 1975년 '박상규 1집'을 통해 세상에 나왔습니다.
1970년대는 나라 경제도 가정 살림도 어려운 때였습니다. 힘든 마음을 다독여주는 가사, 애잔한 멜로디, 박상규 가수님의 친근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가난했던 시간을 건너가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준 노래가 '조약돌'이었습니다.
이 노랫말을 만든 이는 하중희 님(1935~2004, 전북 전주)입니다. '조약돌'을 비롯, '빨간 구두 아가씨'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아빠의 얼굴' 등 200여 곡의 인기가요를 작사한 분입니다.
'조약돌'에는 우리네 삶을 달래주는 어떤 힘이 들어있을까요?
3.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
가끔 이 노래가 불쑥 나옵니다. 흥얼거리다 보면 이 구절입니다. 이 후반부 말입니다.
내 마음은 조약돌 비바람에 시달려도 /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
- 박상규 노래 '조약돌' 중에서
'조약돌'. 비바람에 시달리고 사람들의 발에 밝히고 차이면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돌입니다. 내 마음이 그렇다고 합니다. 희로애락의 비바람에 휘달리는 조약돌의 시간이네요.
'내 마음은 조약돌'. 이 구절이 나도 모르는 사이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마음이 고단하다는 뜻이겠지요. 노래는 그렇게 내 마음이 '비바람에 시달려도' 조약돌처럼 '둥글게 살아가리'라고 다짐하고 있네요.
'둥글게'. 이 말에는 많은 함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둥근 마음은 모가 나서 다른 사람을 찌르지 않고 잘 어울릴 수 있는 부드러운 마음입니다. 기쁨이나 슬픔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평정한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만물을 동등하게 보는 평등한 마음이기도 하겠고요.
그런데 그렇게 둥글게 살아가리라 해도 마음이 매양 둥글 수만 있겠는지요? 삶의 갈피마다 어찌나 우여곡절이 많은지, 마음은 뱡향을 잃고 휘청이기 일쑤입니다.
이런 문장은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까요? 오늘 읽은 '마음을 살리는 지혜'의 문장을 가슴에 함께 품어봅니다.
살면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착한 의지'를 지켜야 합니다.
물질이 아무리 많아도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향락의 도구일 뿐이지요.
설사 지식과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착한 의지가 없으면 졸작 인생입니다.
착한 의지로 이루어야 걸작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 「큰스님 27인이 전하는 마음을 살리는 지혜 - 마음살림」(김석종 지음, 위즈덤경향, 2013년)의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편 중에서
'조약돌'의 마지막 구절에서 우리의 마음이 깊어지고 높아지는 것만 같네요.
아무도 모르게
- 박상규 노래 '조약돌' 중에서
'비바람에 시달려도' '아무도 모르게' '둥글게 살아가리'라고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말입니다. 시간의 파도에 시달리더라도 홀로이 나를 밝혀나가야 하는 것이 삶의 길일까요?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나의 마음을 맑히고 밝히는 일은 자기만의 고독한 여행길이겠네요.
이렇게 저마다 조약돌처럼 살고 있겠지요? 삶의 편린들에 닳고 닳아서 반짝이는 둥근 조약돌! 그가 누구라도 다가가 어깨를 안아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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