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 쓰고 스미기

논어 문장 제자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 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by 빗방울이네 2024. 8. 26.
반응형

논어 문장 중 학이편 제6장을 만납니다. 사람이 된 후에 학문에 정진하라는 당부가 들어있는 문장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子曰(자왈)
弟子入則孝(제자입즉효)하고 出則弟(출즉제)하며
謹而信(근이신)하고 汎愛衆(범애중)하되 而親仁(이친인)이라
行有餘力(행유여력)이어든 則以學文(즉이학문)이니라
공자께서 말했다.
젊은이는 집안에서는 효도하고 집을 나서서는 자애로우며
매사를 삼가 신의를 얻고 널리 여러 사람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하라
그렇게 하고서도 힘이 남거든 비로소 육경(六經) 등과 같은 것을 배워라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08년 3쇄) 중에서.
 

1. '집안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하라'

 
논어 학이편 제6장에는 행복한 삶을 위한 어떤 팁이 스며 있을까요?

우선 첫 줄부터 파봅니다.
 
'弟子入則孝(제자입즉효) 出則弟(출즉제)' - 젊은이는 집안에서는 효도하고 집을 나서서는 자애로우며
 
'弟子'는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이를 말합니다. 그러니 위 책에서 새긴 것처럼 '弟子'는 '젊은이'를 말합니다.
 
그 뒤의 '入則孝(입즉효)'와 '出則弟(출즉제)'가 짝을 이루고 있네요. 
 
두 구절마다 중간에 '則'이 있습니다.
 
이 글자는 법칙(法則)'이라는 단어에 익숙하여 법칙 '칙'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즉'으로도 읽힙니다.
 
'則'이 여기서처럼 '즉'으로 읽힐 때는 '곧'이라는 뜻과 함께 '만일 ~ 라면' '~하면' '~할 때에는'의 뜻이 있네요.
 
그러면 앞구절 '入則孝(입즉효)'의 뜻은 '入(입)할 때에는 孝(효)'이네요. 여기서 '들 入(입)'은 '집에 들면' '집에 있을 때'의 뜻이네요.
 
'入則孝(입즉효)', 집에 있을 때에는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말은 얼마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말인지요?
 
뒤에 따르는 '出則弟(출즉제)'의 뜻은 '出(출)할 때에는 弟(제)'이고요. 여기서 '날 出(출)'은 '집을 나서면' '밖에서는'의 뜻이 되네요. 
 
집을 나서면 '弟(제)'하라고 하네요. 이 글자는 우리가 잘 아는 명사로 쓰일 때는 '아우, 나이 어린 사람, 제자' 등의 뜻이지만 동사로 쓰이면 뜻이 달라집니다. '공경하다, 공손하다'의 뜻입니다. 손아래 동생이라고 함부로 하지 말고 공경하고 공손히 대하라는 뜻이 스며 있을까요? 
 
'出則弟(출즉제)', 집을 나서면 사람을 대할 때마다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공손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라는 말도 나를 돌아보게 하네요. 모르는 사람이라고 얼마나 함부로, 또는 무심히 대했던 때가 많은지요.
 

2. '매사 삼가며,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하라'

 
이어 두 번째 줄을 파봅니다.
 
'謹而信(근이신) 汎愛衆(범애중) 而親仁(이친인)' - 매사를 삼가 신의를 얻고 널리 여러 사람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하라
 
'謹而信(근이신)'은 '謹(근)'과 '信(신)'을 '而(이)'가 연결하고 있네요. '而'는 여기서 '그리고' '~로서' '~하면서'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니 '謹하면서(또는 謹으로써) 信하라'의 뜻이네요. 이 '謹(근)'은 '삼가다'라는 뜻입니다. 
 
이 글자를 보니 스피노자가 자신의 반지에 새겨 늘 스스로를 경계했다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CAUTE'.
 
이 단어는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이 라틴어 단어는 '謹(근)'과 닮았네요. 공자님은 '늘 삼가라'라고 하셨네요. 매사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하라!
 
요즘처럼 섬세하고 촘촘한 신경망처럼 펼쳐진 SNS 세상에서 이 단어는 얼마나 보석 같은 단어인지요?
 
'謹而信(근이신)'은 '삼가하여 신의를 얻어라', 또는 '삼감으로써 믿어라'라는 뜻이 되네요.
 
'삼가함으로써 믿어라'라는 뜻도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이 문장에서 어떤 사람이나 상황이나 사물을 믿을 때 삼가라는 의미를 새겨봅니다.
 
넓을 汎(범), 사랑 愛(애), 무리 衆(중)으로 이루어진 '汎愛衆(범애중)'은 '널리 많은 사람을 사랑하라'라는 뜻이네요. 내 입맛에 맞는 사람하고만 어울리는 일을 돌아보게 되네요.
 
그다음 깊이 새겨야 할 문장이 등장하네요.
 
'而親仁(이친인)'입니다. '그리고(而) 親하라 仁을'이라는 구조네요. 가까이할 '親(친)', 어질 '仁(인)'이니 '그리고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입니다.
 
부처님의 문장들이 떠오릅니다.
 
훌륭한 사람을 가까이하고 훌륭한 사람과 함께 사귀어라.
훌륭한 사람의 진정한 가르침을 배우면 보다 좋아지고 결코 나빠질 수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얻으며 ···
(중략)
어리석은 자와 함께 걷는 사람은 오랜 세월 동안 슬퍼한다.
어리석은 자와의 친교는 적과 함께 사는 것처럼 항상 괴롭다.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일아 역편, 민족사, 2020년 5쇄) 중에서.
 

"CAUTE!_신중하라"_논어_학이편_제6장_중에서.
"CAUTE! - 신중하라" - 논어 학이편 제6장 중에서.

 

 

 

3. '사람이 된 후에 공부하라'

 
나머지 셋째 행입니다.
 
'行有餘力(행유여력) 則以學文(즉이학문)' - 그렇게 하고서도 힘이 남거든 비로소 육경(六經) 등과 같은 것을 배워라
 
'行有餘力(행유여력)'. 이 문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行(행)'은 앞의 문장들에서 등장한 팩트들을 실천(行)하는 것을 말하겠네요.
 
집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밖에서는 상대방을 공경하며, 매사 삼감으로 믿고, 널리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것을 다 실천(行)하고 나서 남는(餘) 힘(力)이 있으면 '則以學文(즉이학문)'이라고 하네요.
 
여기서의 '則'은 '~할 때에는'으로 새깁니다. 그럴 때에 '學文(학문)'하라고 하네요. 

 

'行有餘力(행유여력) 則以學文(즉이학문)'. 그러니까 여력이 없으면 學文(학문)하지 말라, 글을 배우지 말라는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만큼 앞에 열거된 것을 행(行)하는 데 혼신의 힘으로 매진하라는 말이네요.

 

학이편 6장의 첫단어가 '弟子(제자)'라는 점을 상기합니다. 아직 스승 밑에서 배우는 젊은이 말입니다. 

 

- 젊은이들이여, 공부는 안해도 되니 사람부터 돼라!

 

이런 간곡한 당부가 학이편 6장에 들어있네요. 

 
학문에만 매달린 나머지 인간성이 덜 성숙되거나 비뚤어지게 되는 것을 경계하라는 문장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의 팁을 주는 논어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논어 문장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논어 학이편 제5장 '도천승지국(道千乘之國) 경사이신(敬事而信)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以時)'를 만납니다. 좋은 정치를 위한 3가지 팁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

interestingtopicofconversation.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