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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논어 문장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by 빗방울이네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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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이편 제5장 '도천승지국(道千乘之國) 경사이신(敬事而信)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以時)'를 만납니다. 좋은 정치를 위한 3가지 팁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논어 학이편 제5장 읽기

 

子曰(자왈) 道千乘之國(도천승지국)하되 敬事而信(경사이신)하고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하며 使民以時(사민이시)니라.

공자께서 말했다.

나라를 다스림에는 다스리는 일을 사악함이 없이 선하게 하여 신의를 얻고

백성을 사랑하며, 때를 맞추어 백성을 부려야 한다.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08년 3쇄) 중에서.

 

2. 좋은 정치를 위한 3가지 팁은?

 

논어 학이편 제5장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대한 이야기네요.

 

정치입니다. 좋은 정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방법론을 3가지로 제시해 놓았네요.

 

요즘의 정치 세태를 떠올리며, 스마트폰의 한자사전을 열고 함께 문장 속으로 들어갑니다.

 

'道千乘之國(도천승지국)'

 

맨 앞글자 '道'는 매우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명사로는 '길, 도리, 방법, 근원, 기능, 도덕, 기예' 같은 뜻이, 동사로는 '통하다, 행하다, 다스리다, 헤아리다, 이끌다' 같은 뜻이 있습니다. 전치사로는 '~에서' '~부터'의 뜻이 있고요.

 

이 문장에서는 '다스린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일천 '千(천)'과 탈 '乘(승)'으로 구성된 '千乘'이라는 단어는 '천 대의 병거(兵車)'라는 뜻입니다. 거기서 병거 천 대를 갖출 힘이 있는 나라라는 뜻으로 옮겨갔네요. 그러니까 '千乘'과 '千乘之國'은 비슷한 말입니다.

 

병거 한 대는 어떤 규모일까요? 병거 한 대는 전쟁이 났을 때, 말 네 필이 끄는 전차 한 대에 30명의 보병으로 구성됩니다. 그것이 천 대이니까 보병 3만 명 규모네요. 제후가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를 잘 통치할 수 있는, 공자님이 건네주시는 팁이 3가지네요. 

 

바로 敬事而信(경사이신),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使民以時(사민이시)입니다.

 

"좋은-정치란?"-논어-학이편-제5장-중에서.
"좋은 정치란?" - 논어 학이편 제5장 중에서.

 

 

3. 예산 아껴 쓰고 국민 받들라는 그 뜻

 

첫 번째 팁입니다.

 

'敬事而信(경사이신)'

 

공경 '敬'이 맨 앞에 나왔네요. 나라를 다스리는 첫번째 팁에서 말입니다. 그만큼 공경이 중요하다는 말이네요.

 

'敬'은 명사로는 '공경, 예'의 뜻이, 동사로는 '공경하다, 삼가다, 정중하다, 예의가 바르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뒤에 따르는 일 '事(사)'는 앞의 '道千乘之國'을 받고 있네요. 그 일이란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는 말이네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공경하고, 삼가고, 정중히 대하고, 예의 바르게 하라는 말입니다.

 

누구에게 그렇게 하랄까요? 물론 국민에게입니다. 

 

말 이을 '而(이)'는 '같다, 뿐, 그리고, ~로서, ~하면서, 그러나' 같은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하면서' '그리고'의 의미로 새겨봅니다.

 

뒤따르는 '信(신)'은 '믿다, 신임하다, 맡기다, 신봉하다' 같은 뜻입니다. 

 

그러면 '敬事而信(경사이신)'은 '국민을 공경하게 대하면서(대하고) 신의로 대하라'라는 뜻이 드러납니다.

 

위 책에서는 이 문장의 맥락을 짚어 '다스리는 일을 사악함이 없이 선하게 하여 신의를 얻고'라고 풀이했습니다.

 

두 번째 팁은 뭘까요?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節用(절용)'은 아껴서 쓰는 것입니다. '節(절)'에는 '마디, 관절, 예절' 같은 명사의 뜻으로, '절약하다, 절제하다' 같은 동사의 뜻으로 쓰이네요.

 

'用(용)'은 동사로 '쓰다, 부리다, 베풀다'의 뜻, 그리고 명사로 '용도, 쓸데, 씀씀이, 비용, 그릇'의 뜻도 있습니다. 

 

그리니 '節用'은 씀씀이를 아끼는 것이네요. 나라 예산을 펑펑 쓰지 말고 아껴라는 것입니다.

 

중간에 자리 잡은 '而'는 '그리고'라는 접속사로 쓰였네요.

 

'愛人(애인)'은 사람(人)을 사랑하라(愛)는 뜻이겠지요. 

 

정치의 두 번째 팁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은 예산을 아끼고 국민을 사랑하라는 말이네요.

 

예산을 아끼는 일과 사랑하는 일이 왜 붙어 있을까요?

 

예산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이걸 펑펑 써 충당하려면 온갖 명목의 세금을 붙여서 국민을 괴롭히는 학정(虐政)으로 이어지겠네요.  

 

예산을 쓰는 일, 국민 형편을 헤아리는 일, 국민을 사랑하는 일과 연결시킨 것은 얼마나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겠는지요?

 

세 번째 팁은 뭘까요?

 

'使民以時(사민이시)'

 

'使(사)'는 '부리다, 시키다, 쓰다, 운용하다'의 뜻입니다. 이 글자를 보니 영어공부할 때 골치 아팠던 사역(使役) 동사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부리는 역할을 하는 동사 make, have, let 같은 동사 말입니다.

 

'使民(사민)'은 국민을 부린다는 말이네요. '以時(이시)'의 '以'는 '~써, ~로, ~에 따라, ~때문에, ~부터' 같은 다양한 뜻을 가집니다. 여기서는 '~에 따라'의 뜻이 적확하겠네요. '以時(이시)'는 '때에 따라' 또는 '때에 맞추어'의 뜻이 되네요.

 

그러면 '使民以時(사민이시)'는 '국민을 부리는 일을 때에 따라 하라'라는 의미입니다. 한창 바쁜 농번기 때를 피해 국민을 부려라는 뜻입니다. 당시의 국민 부리는 일이란 전쟁이나 나라의 공삿일에 동원되는 일이었겠네요.

 

요즘이라도 그 속뜻이 다를까요? 시도 때도 없이 오라 가라 하지 말고, 마구잡이로 국민을 괴롭히지 말라는 얘기네요. 평온한 삶을 방해하지 말라는 이야기 말입니다.

 

참으로 이렇게 국민을 배려하는 정치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지요?

 

지금은 어떨까요?

 

국민을 공경하는 정치인지, 믿음이 있는 정치인지, 무엇보다 국민을 괴롭히지 않는 정치인지 곰곰 생각하게 하는 문장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팁, 논어의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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