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오래된 사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올해 104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님께 받은 친필 사인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뭐라고 쓰셨을까요? 어떻게 살아라고 하셨을까요?
1. 김형석 교수님의 사인에 대하여
김형석 교수님은 2017년 어느 대학의 새벽 특강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눈빛은 다정했고 말소리는 맑고 또렷했습니다.
교수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좌중의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100년 가까이 살아보니(현재는 104세) 더불어 사는 것이 인생을 가장 올바르게 사는 길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생각과 행동을 크고 넓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자기와 자기 집안 일만 생각하고 살면 그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살면 나중에 남는 것이 없고 보람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웃과 국가를 위해 일하면 남는 것이고 보람되고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새벽 대학 특강 때 교수님은 좌중을 꽉 메운 지역 CEO들을 향해 "공부하라"라고 강조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직장에서 은퇴하면 다 놓아버리는데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은퇴 후 자식들도 출가 다 시킨 60에서 75세 사이 15년이 인생의 황금기다. 절대 늦지 않았다. 공부를 해야 한다. 이때부터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면 나이가 많이 들어도 성장한다. 자신을 성장시켜야 오래 일할 수 있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줘서 새로운 물을 흘려보내야 콩나물이 자란다. 사람도 그렇다.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란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콩나물이 시들어버리듯이 사람도 시들어버린다."
그날 강연을 끝낸 교수님은 '더불어 사는 행복을!'이라는 여덟 글자를 자신의 수필집 책장에 적어주셨습니다.
2. 새로운 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다시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집 '백 년을 살아보니'(김형석 지음 Denstory 발간)를 펼쳐봅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문장을 읽어봅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나는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묻고 그 대답에 걸맞은 삶을 찾아 노력하면 된다."
"정치적 업적이나 경제적 유산은 남길 수 없어도 가난하고 병든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과 마음은 나주어 줄 수가 있다."
"사랑을 나누어주는 삶, 그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3. 선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교수님은 그날 새벽 특강에서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인간관계를 선하고 아름답게 가져야한다고요. 아첨하는 사람이나 비방하는 사람, 편 가르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고요. 그래야 보람 있는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살아야합니까? 이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교수님의 대답을 세 가지로 요약하며 제 자신에게도 질문해 봅니다.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가?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가? 사랑을 나누어주며 더불어 살고 있는가?
책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 목욕>에서 김형석 교수님 연관 글을 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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