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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월든 - 옷에 대하여

by 빗방울이네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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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옷을 입으십니까? 그 옷은 어떻게 사게 되었습니까? 옷을 살 때 어떤 기준으로 구입하십니까? 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까? 이런 몇 가지 질문을 가지고 '월든'을 읽으며 함께 마음 목욕을 해 볼까 합니다.

1. 성철 큰스님의 누더기 이야기


지금 성철 큰스님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큰스님은 '백련암(白蓮庵)'이라는 현판이 걸린 큰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검은 색의 헐렁한 비니를 머리에 쓰고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큰스님이 걸친 두루마기를 보세요. 여기저기 깁고 천을 덧댄 자국이 많고, 더 이상 기울 데가 없을 정도의 누더기입니다. 천이 다 닳아서 구멍이 숭숭 뚫려 곧 흘러내릴 것만 같습니다. 그렇지만 큰스님은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입니다.

큰스님은 이 두루마기 한 벌로 평생을 사셨다고 합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그의 누더기는 우리의 욕망을 나무라는 것만 같습니다. 잘 보이려는 욕망, 화려하게 꾸미려는 욕망, 스스로 과장하려는 욕망을요. 그것은 허망한 행동이라고 꾸짖는 것만 같습니다. 몸을 포장하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 가꾸어보라고 하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날 옷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패션산업은 온실가스의 10%를 유발하고, 배출 폐수량은 전체 산업용 폐수 배출량의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끝없는 욕망에 따라 끝없이 소비되고 버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2. 옷에 대한 소로의 통찰


옷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이 소로의 저서 '월든'에 나옵니다. '월든'은 소로가 월든이라는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동안 혼자 살면서 관찰하고 체험하고 깨달은 것을 기록한 책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무엇이고 삶을 영위하는 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코트나 바지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다.' -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림원).

소로는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할 내적 소통과 교류보다 외양에 너무 신경을 쓰면서 살고 있고, 그 때문에 우리 스스로의 삶이 소비되고 휘둘리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어떤 사람의 옷을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하고 성스럽게 해주는 것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진지한 눈빛과 성실한 삶이다.' - 위 책.

누군가 입은 옷을 보면 멋져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 사람 때문일까요? 아니면 옷 때문일까요?

그와 같은 옷을 입으면 내가 그 사람처럼 멋져 보일까요? 그 '사람'이 멋져서 옷이 멋져보였던 건 아닐까요? 그럼 지금 '나'라는 모델은 아무 옷이나 입어도 멋진 '사람'인가요? 옷을 더 돋보이게 해줄만큼, 다른 사람이 내가 입은 옷을 입고 싶어할 만큼 말입니다.

옷을돋보이게해주는건그사람의진지한눈빛과성실한삶이다
옷을 돋보이게 해주는 건 그 사람의 진지한 눈빛과 성실한 삶이다.

 

 

3. 해진 티셔츠를 기워입는 친구 이야기


얼마 전 친구와 식사를 하다가 옷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가 해진 티셔츠를 기워달라고 세탁소에 맡겼는데, 세탁소 주인이 "이거 수선하는 비용이 새로 사는 것보다 더 비쌉니다."라고 하더랍니다. 요즘 해진 티셔츠를 세탁소에 맡겨 기워 입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도 친구는 세탁소 주인에게 옷을 수선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는 왜 해진 티셔츠를 기워 입으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마음의 훈련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욕망을 참고 또 참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욕망이라는 흙탕물이 서서히 가라앉으면 맑고 밝은 마음이 저절로 드러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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