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를 노래한 시 4편을 만납니다. 이 가을에 시인들은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나희덕 시 '귀뚜라미' 읽기
나희덕 시인님(1966년~ , 충남 논산)의 시 '귀뚜라미'를 만납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 나희덕 시 '귀뚜라미' 중에서.
나희덕 시인님은 귀뚜라미 소리를 '타전소리'라고 했네요.
'타전(打電)'은 전보나 무전을 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건 급한 상황이겠네요.
귀뚜라미의 사정이 얼마나 급하면 그 소리가 '타전소리'겠는지요?
귀뚜라미는 수컷이 운다고 합니다.
암컷을 부르는 애절한 소리네요.
이 가을에 우리도 저마다 '타전소리'를 내고 있겠지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귀뚜라미처럼 저마다 '타전소리'를 내고 있겠지요?
우리의 간절한 '타전소리'는 어디에 가닿을까요?
'누구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요?
'독서목욕'에서 나희덕 시인님의 시 '귀뚜라미'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2. 황동규 시 '귀뚜라미' 읽기
황동규 시인님(1038년~ , 서울)의 시 '귀뚜라미'를 만납니다.
무엇이 그를 그곳으로 이사가게 했을까?
가을은 점차 깊어가는데?
기어서 거실을 통과했을까?
- 황동규 시 '귀뚜라미' 중에서.
이 시는 황동규 시인님의 50대 중반에 귀뚜라미를 며칠 동안 관찰하고 스스로 귀뚜라미가 되어본, 아주 희귀한 '보고서'입니다.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울던 귀뚜라미가 어느 날 다용도실로 이사를 가서 거기서 울었다고 합니다.
귀뚜라미가 되어본 적이 있는지요?
아니 꼭 귀뚜라미가 아니더라도 직박구리나 도토리나무나 달개비꽃이라도요.
그렇게 귀뚜라미나 직박구리나 도토리나무나 달개비꽃이 되어 사람을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요?
귀뚜라미 눈으로 바라본 나는, 고독을 온몸에 껴입고 살아가는 나는 얼마나 가여울까요?
이 가을, 나는 사람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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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수복 시 '실솔(蟋蟀)' 읽기
이수복 시인님(1924~1986년, 전남 함평)의 시 '실솔(蟋蟀)'을 만납니다.
옥색 고무신이 고인 섬돌 엷은 그늘에선
즐즐(喞喞) 계절을 뽑아내는
적은 실솔(蟋蟀)이여
- 이수복 시 '실솔(蟋蟀)' 중에서.
귀뚜라미를 한자어로 '실솔(蟋蟀)'이라고 합니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면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요?
이수복 시인님은 귀뚜라미 소리를 '즐즐(喞喞) 계절을 뽑아내는' 소리라고 합니다.
가을이 오는 이유가 계절의 문턱에서 울어대는 귀뚜라미 덕분이었네요.
귀뚜라미가 '즐즐(喞喞) 계절을' 뽑아내고 있었네요.
귀뚜라미가 계절을 뽑아낸다는 구절은 우리의 눈을 동그랗게 만듭니다.
시인님이 그렇다는 이야기겠지요?
이 가을, 시인님이 '옥색 고무신이 고인 섬돌 엷은 그늘'에서 울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러면서 시인님은 아름다운 가을의 시를 즐즐(喞喞) 뽑아내고 있었네요.
가을, 우리도 저마다의 울음으로 무엇이든지 뽑아내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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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형기 시 '실솔가(蟋蟀歌)' 읽기
이형기 시인님(1933~2005년, 경남 사천)의 시 '실솔가(蟋蟀歌)'를 만납니다. '실솔가'는 귀뚜라미의 노래입니다.
시름은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가을밤 귀뚜리
- 이형기 시 '실솔가(蟋蟀歌)' 중에서.
귀뚜라미 소리는 끊임없이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 같습니다.
시냇물 소리를 따라가듯이 그렇게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귀뚜라미 소리를 따라갑니다.
귀뚜라미 소리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줄까요?
시인님의 귀뚜라미는 삶의 가장 평화로운 순간으로 데려갔네요.
그런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귀뚜라미에 얽힌 그대의 '인생 컷'은 무엇인가요?
이 가을, 귀뚜라미 소리를 따라 저마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의 장면으로 들어가 마음을 맑혀봅니다.
'독서목욕'에서 이형기 시인님의 시 '실솔가'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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