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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프로이트 말실수'의 뜻

by 빗방울이네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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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말실수'의 뜻을 만나봅니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말 때문에 당황한 적 있지요? '프로이트 말실수',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프로이트 말실수'의 뜻


'프로이트의 말실수'란,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말을 하는 말실수를 뜻합니다.

이 용어 속의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 심지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인 프로이트(Freud, 1856~1939)를 지칭합니다.

아시다시피 그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데 잠재의식을 바탕으로 한 심층 심리학을 수립한 장본인입니다.

그러니까 '프로이트 말실수'에는 잠재의식이 드러나는 말이라는 뜻이 들어있네요.

'프로이트 말실수'는 영어로는 'Freudian slip'이라고 합니다.

이때 'Freudian' 뜻은 '프로이트 학설의, 무의식을 드러내는'인데, 이 단어에 바로 '무의식을 드러내는'이라는 뜻이 들어 있네요.

'slip'은 '미끄러지다, 실수, 조각, 쪽지' 등을 의미하니까, 'Freudian slip'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실수'라는 의미이겠습니다.

그러니 '프로이트 말실수'는 얼마나 난처한 상황이겠는지요?

상대에게는 꼭꼭 감추고 싶었던 말, 그래서 내 마음속에만 꾹꾹 눌러두었던 말이 갑자기 툭 튀어나왔으니 말입니다.  

‘프로이트 말실수’보다는 덜 난처하지만, 생각했던 내용과 다른 언어로 튀어나오는 '말실수(speech error)'도 우리를 당황케 합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얼마나 자주 첫째와 둘째의 이름을 혼동하시는지요.

빗방울이네도 버터를 치즈로 계속 혼동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풀잎님, 치즈 어디 있나요? 

그러나 이런 상황에 아주 익숙해진 짝지 풀잎님은 버터의 위치를 알려 준답니다.

우리네 삶에서 이런 말실수를 얼마나 많이 하면 국어사전에도 '말실수'가 띄어쓰기 없이 '말'과 '실수'가 붙어 하나의 명사로 등재되어 있네요.

왜 이렇게 우리는 우리의 말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까요? 그 원인은 무얼까요?
 

2. 정신이 신체를 컨트롤할 수 없다고요?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우리의 동공은 순식간에 확장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요.

신체가 정신을 사유로 결정할 수는 없으며,
정신도 신체를 운동이나 정지로 또는 (만일 다른 어떤 것이 있다면) 다른 어떤 것으로 결정할 수 없다.

▷「에티카」(스피노자 지음, 황태연 옮김, 비홍출판사, 2015년) 중에서


빗방울이네는 처음 이 문장을 접하고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스피노자 님은 어떻게 정신이 신체를 컨트롤할 수 없다고 한단 말인가?

아시다시피 우리는 우리의 신체를 얼마든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운동장으로 가자,라고 정신이 명령하면 신체(발)는 움직이고, 넷플릭스를 켜라,라고 정신이 명령하면 신체(손)는 리모컨을 잡고 버튼을 누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의 신체야말로 나의 정신으로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정신이 주인으로 행세하고 신체가 거기에 종속되어 있다는 오래된 우리의 생각 말입니다.

그런데 스피노자 님은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혀를 억제할 수 있을까요?" - '프로이트 말실수' 글 중에서.

 
 

 
 
 

 
 

3. 나의 혀를 억제할 수 없다고요?


만약에 우리가 지난밤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늦잠을 자고 있을 때(신체가 늘어져 있을 때) 블로그에 글을 써서 포스팅을 하려는 우리의 정신은 판판이 무산되고 맙니다. 

이 현상을 스피노자 님은 이렇게 설명하네요.

신체가 이 또는 저 대상의 심상을 자신 안에 재생하기에 적합할수록
정신도 이 또는 저 대상을 고찰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위의 같은 책 「에티카」 중에서


이렇게 우리의 정신은 오히려 신체의 지배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이로써 '정신이 나의 신체를 컨트롤할 수 있다'라는 우리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스피노자는 신체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이렇게 탄식하네요.

침묵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인간의 능력 안에 있다면 인간사 이리 배배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고요.

침묵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인간의 능력 밖이기 때문에 인간사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괴로움이 확대되었다는 말이네요.

그러면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정신이 신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우리의 생각을 산산이 깨뜨려 버리네요.

이렇게요.

경험은 혀를 억제하는 것이나 욕망을 제어하는 것만큼
인간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것도 없다는 것을 풍부한 사례로써 가르쳐 준다.

▷위의 같은 책 「에티카」 중에서


혀를 억제하는 것!

혀를 억제하는 것이 인간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의 능력으로 혀를 억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바로 '프로이트의 말실수'입니다.

불현듯 본심이 튀어나오는 말을 억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잠자리에서 '이불킥'을 날려야 하는지요? 

의도하지 않았던 거짓말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

화가 나면 갑자기 욕설이 튀어나오는 것!

극도로 화가 나면 갑자기 튀어나가는 주먹이라는 신체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의 정신이 신체를 완벽히 컨트롤할 수 없는 분명한 사례들 앞에 어안이 벙벙하네요.

우리는 '정신의 주인행세'를 그동안 그렇게 철석같이 믿었는데 정신이 오히려 신체에 끌려다니는 수가 많다니!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신체와 정신의 속성을 분명하게 직시(!)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체를 다독거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체가 저 혼자 앞으로 먼저 가지 않도록, 온전한 신체와 정신을 위해 끊임없이 단련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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