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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조동진 노래 진눈깨비

by 빗방울이네 202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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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가수님의 노래 '진눈깨비'를 만납니다.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반복 재생하며 종일 듣고 싶은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들으며 노래하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조동진 노래 '진눈깨비' 읽기

 

진눈깨비

 

- 작사·작곡·노래 조동진(1947~2017, 서울)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었는지

나는 유리창에 머리 기대고

젖은 도시의 불빛 본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었는지

나는 구름처럼 낮은 소리로

음 ~ 이 노래 불러본다

너는 이 거리를 그토록 사랑했는데

너는 끝도 없이 그렇게 멀리 있는지 우~ 우

너의 서글픈 편지처럼 거리엔 종일토록 진눈깨비

 

- 조동진 앨범 「조동진2」(1980년) 중에서

 

2.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었는지'

 

'진눈깨비'는 1980년에 나온 조동진 가수님의 2집 앨범 「조동진2」에 실린 곡입니다. 조동진 가수님 30대 초반에 만들어진 노래네요.

 

이 앨범에는 우리가 모두 사랑하는 노래 '나뭇잎 사이로'가 첫번째 곡으로 실려있고, 이어 두번째곡이 '진눈깨비'입니다. 비가 섞여 내리는 눈, 추적추적 내리는 진눈깨비네요.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었는지 / 나는 유리창에 머리 기대고 / 젖은 도시의 불빛 본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었는지 / 나는 구름처럼 낮은 소리로 / 음 ~ 이 노래 불러본다

- 조동진 노래 '진눈깨비' 중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그리움입니다. '유리창에 머리 기대고' 서 있다고 합니다. 저 밖에서 그리운 이가 오는 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저녁입니다. 그리운 이와의 애틋한 추억이 있는 공간에서요.

 

노래를 듣고 있으니 우리도 조동진 가수님처럼 유리창에 머리를 옆으로 기대어 서서 젖은 도시의 불빛을 보고 싶어집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서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멍하니 그렇게요. 

 

'구름처럼 낮은 소리로'. 이런 목소리는 조동진 가수님의 목소리네요. 그의 목소리는 꾸밈없고 덤덤하지만 섬세하게 우리의 마음 바닥을 두드립니다. 한 편의 서정시를 읊조리듯 나즈막하고 잔잔한 목소리, 고단한 우리네 마음을 어루만져 주네요.

 

"서글픈 편지처럼" - 조동진 노래 '진눈깨비' 중에서.

 

 

3. '서글픈 편지처럼 거리엔 종일토록 진눈깨비'

 

너는 이 거리를 그토록 사랑했는데 / 너는 끝도 없이 그렇게 멀리 있는지 우~우

너의 서글픈 편지처럼 거리엔 종일토록 진눈깨비

- 조동진 노래 '진눈깨비' 중에서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추억이 가득한 거리네요. 그런데 '끝도 없이 멀리' 있다고 했으니 '너'는 어떤 아픈 사연으로 하늘나라로 간 이를 말하네요. 그 사람을 그리워하며 유리창에 머리를 기대고 저녁의 거리를 보고 있었네요.

 

다음 구절이 이 노래의 '울음터'입니다.

 

'너의 서글픈 편지처럼 거리엔 종일토록 진눈깨비'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그것이 너의 '편지' 같다고 합니다. 거리를, 아니 세상을 가득 채우는 진눈깨비입니다. 이 진눈깨비가 하늘나라에 있는 '너'가 보내는 '편지'라고 하네요.

 

그것도 추적추적 내리는 '서글픈 편지' 말입니다. 그것도 '종일토록' 읽고 또 읽고 있는, 눈물 젖은 편지 말입니다.

 

이 '서글픈 진눈깨비 편지'는 '너'의 편지가 아니라 결국 '나'의 마음일 텐데, 그리하여 이 세상의 모든 공간이 나의 서글픈 마음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리움, 한정없이 막막하고 먹먹한 그리움의 수면 위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이가 부표처럼 떠오르네요. 그때 우리 얼마나 좋았는데요. 가끔은 이렇게 한정없이 막막하고 먹먹한 영역을 다녀와야겠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조동진 가수님의 '제비꽃'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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