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日就月將)'의 뜻과 유래를 만나봅니다.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에 대하여, 그리고 나날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문장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日就月將(일취월장)'의 뜻과 유래
'日就月將(일취월장)'은 '나날이 다달이 자라거나 발전함'이라는 뜻의 사자성어입니다.
日 : 날 일
就 : 나아갈 취
月 : 달 월
將 : 나아갈 장
이 문장은 오경(五經)의 하나인 「시경(詩經)」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시경(詩經)」은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시집으로 공자가 편찬했다고 전해집니다.
주나라 초부터 춘추시대 사이 시 311편이 '풍(風)', '아(雅)', '송(頌)'의 세부문으로 나뉘어 실려 있습니다.
그럼, '日就月將(일취월장)'은 어떤 시 속에 들어있는 문장일까요?
바로 '敬之(경지)'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이 시는 위의 세 부문 중 '송(頌)'에 실려있네요.
敬之(경지) 공경하라
敬之敬之(경지경지)어다 공경하고 공경하시라
天維顯思(천유현사)요 하늘은 너무나도 밝으시나니
命不易哉(명불이재)니 하늘의 명을 받기란 쉽지 않은 것
無曰高高在上(무왈고고재상)이어다 높고 높은 위에만 있다고 말하지 마시라
陟降厥士(척강궐사)하여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일을 하시고
日監在玆(일감재자)시니라 날마다 아래 땅을 살피시나니
維予小子(유여소자)이 이 어리석고 못난 아들은
不聰敬止(불총경지)나 총명하고 공경하지 못했지만
日就月將(일취월장)하여 나날이 나아가고 다달이 이루어
學有緝熙于光明(학유즙희우광명)하며 배워서 밝은 덕을 빛내오리니
佛時仔肩(불시자견)하여 내가 지고 있는 중임을 도와
示我顯德行(시아현덕행)하리라 내게 밝은 덕으로 가는 길 보여주기를
▷「시경(詩經)」(정상홍 옮김, 을유문화사, 2014년) 중에서.
2. 하늘이 24시간 다 지켜보고 있다네!
위 책 「시경(詩經)」(정상홍 옮김)에 따르면, 이 시는 중국 주나라 성왕(成王)이 사당에 가서 조상(하늘)에게 도움을 청하는 내용입니다.
하늘에게 어떤 간절한 내용의 기도를 하였을까요?
이 시의 제목 '敬之(경지)'의 뜻을 '공경하라'의 뜻과 함께, 기도의 형식인 만큼 '공경하리'의 뜻으로도 새겨봅니다.
위 책 「시경(詩經)」을 길잡이로 삼아 ‘독서목욕’의 창의적인 생각을 도구로 써서 시를 파 봅니다.
'敬之敬之(경지경지)'
'敬'은 공경 '경'인데, 동사로 '공경하다, 삼가다, 절제하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공경하리'라는 뜻과 함께 '삼가리'라는 뜻도 함께 새겨봅니다.
갈 '지(之)'는 막연한 어떤 것을 가리키는 어조사로 쓰였네요. 영어의 'it'과 같은 쓰임새겠네요.
그래서 '敬之敬之'는 '공경하고 또 공경하리' 또는 '삼가고 또 삼가리'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여기서 'it'은 '하늘'이나 ‘조상’을 지칭하겠네요.
그 하늘에 대하여 공경하고, 또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고 마음을 절제하려는 간절함이 느껴지네요.
'天維顯思(천유현사)'
하늘 '天(천)', 오직 '維(유)', 밝을 '顯(현)' 생각 '思(사)'입니다. 여기서 '思'는 어말(語末)에 쓰이는 어조사 역할입니다.
그래서 '天維顯思'은 '하늘은 오직 밝다'에서, 위 책의 안내대로 '하늘은 너무나도 밝으시나니'로 새겨졌네요.
'命不易哉(명불이재)'
목숨 '命(명)'은 '운수, 명령, 성질, 가르침, 하늘의 뜻, 천명, 명령하다, 가르치다'처럼 다양한 뜻을 가집니다. 여기서는 '하늘의 뜻, 천명(天命)'으로 새깁니다.
쉬울 '易(이)'이니 '不易'는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哉'는 어조사로 단정하는 의미로 쓰였네요.
그래서 '命不易哉'는 '하늘의 뜻은 쉽지 않다'에서 '하늘의 명을 받기란 쉽지 않은 것'이라는 맥락으로 연결되었네요.
어떻게 하면 하늘의 인도/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요?
'無曰高高在上(무왈고고재상)'
이 문장은 '높고(高) 높은(高) 위에만 있다(在上)고 말하지(曰) 마시라(無)'로 풀이됩니다.
'無'는 없을 무, 아닐 무, 말 무의 뜻이 있습니다.
이 시가 기도의 형식임을 감안하여 이를 '말 무'에서 '아닐 무'로 새겨보면 이 문장의 해석은 이렇게 됩니다.
'높고 높은 위에만 있다고 말하지 않으리'
하늘이 아득히 멀리 있어 잘 모를 것이므로 삼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마음을 경계하는 말이네요.
'陟降厥士(척강궐사)'
오를 '陟(척)' 내릴 '降(강)'으로 구성된 '陟降'은 '오르락내리락함', 또는 '그 오르내림'의 뜻입니다.
'厥(궐)'은 '그, 그것'이란 뜻입니다, '士(사)'는 '선비, 관리, 사내, 군사'등의 뜻도 있지만 '일, 직무, 벼슬하다, 종사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 직무'의 뜻으로 새겼네요.
그래서 이 문장 '陟降厥士'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일을 하시고'라는 뜻으로 드러나네요. 하늘이 그렇게 한다는 말이겠지요?
'日監在玆(일감재자)'
'監(감)'은 '보다, 살피다'의 뜻, '在(재)'는 '있다, 존재하다'와 함께 '찾다, 안부를 묻다, 보다, 살피다'는 뜻, '玆(자)'는 '무성하다' 또는 '이곳'의 뜻입니다.
그러니 이 문장 '日監在玆'는 '날로 이곳을 살피고 살피시나니'로 새겨졌습니다.
이 문장에서 노자에 나오는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라는 문장이 떠오르네요. 하늘의 그물은 넓게 트여있는 듯해도 그 무엇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 멀리 있다고만 여기는 하늘이 하루 24시간 이곳에 있는 우리를 다 지켜보고 있다는 말, 아무것도 하늘 그물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문장들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요!
3. '날로 나아가고 달로 발전하겠습니다'라는 다짐
그다음 6개의 문장을 만나봅니다. 여기서 오늘의 문장 '일취월장(日就月將)'이 등장합니다.
'維予小子(유여소자)'
오직 '維(유)' 나 '予(여)'에 '小子'가 이어졌네요. 이 '소자(小子)'는 이 시의 정황상 임금이 자신의 조상이나 백성에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일컫는 말로 새깁니다.
그래서 '維予小子'는 '오직 이 소자'에서 맥락을 살펴 이 책의 안내대로 '이 어리석고 못난 아들은', 또는 '이 어리석고 못난 소자는'으로 이어지네요.
'不聰敬止(불총경지)'
'聰(총)'은 '총명하다', '敬(경)'은 '공경하다'의 뜻이니 '不聰敬'은 총명하고 공경하지 못하다는 의미네요. '止(지)'는 어조사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不聰敬止'는 '총명하고 공경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드러나네요.
앞 문장과 연결하면 '이 부족한 소자는 총명하고 공경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반성하고 있네요.
그다음은 자신의 각오가 나오겠지요? 거기서 일취월장(日就月將)이 나옵니다.
'日就月將(일취월장)'
'就(취)'는 '나아가다, 이루다', '將(장)'은 '장수'의 뜻과 '나아가다, 발전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日就月將'은 '날로 나아가고 달로 발전하다'라는 뜻이 되네요.
이 문장에는 날마다의 발전이 없으면 달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말이 스며 있네요.
무엇이든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이겠습니다.
앞의 문장과 이으면, '비록 총명하고 공경하지 못했지만 날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발전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하늘(조상)에 대한 성왕의 다짐이 드러나네요.
'學有緝熙于光明(학유즙희우광명)'
'學(학)'은 '배우다', '有(유)'는 '있다, 가지다'의 뜻, 모을 집(緝)으로 많이 쓰이는 '緝'은 여기서는 '이을 집(緝)으로 하여 '잇다, 계속하다'의 뜻으로 새깁니다.
'熙(희)'는 '빛나다, 말리다, 햇빛에 쬐다'의 뜻이고요. '크다, 광대하다'의 뜻으로 '于(우)'를 새기면 '于光明'은 '크나큰 광명'으로 읽힙니다.
'緝熙'를 '계속, 누적'의 뜻이라는, 이 책의 소중한 풀이도 함께 공부해 둡니다.
그래서 '學有緝熙于光明'는 '배우고 그것을 잘 간직하여 큰 광명을 계속 이어 빛내다'에서 '배워서 밝은 덕을 빛내오리니'라는 의미로 이어졌네요.
이는 나날이 배워서 발전하겠다는 성왕의 하늘에 대한 다짐입니다.
'佛時仔肩(불시자견)'
'佛(불)'은 '부처 불' '일어날 발' '도울 필' 등 다양한 뜻과 음으로 새겨집니다. 여기서는 음은 '불'로, 뜻은 '돕다, 보필하다'의 뜻으로 새겼네요.
'時(시)'는 이 책에서 이 '시(是)'로 새겼습니다.
'자(仔)'는 '자세하다, 세밀하다'의 뜻과 함께 '견뎌내다'의 의미도 있습니다. 이런 '자(仔)'와 어깨 '견(肩)'과 합쳐진 仔肩(자견)은 '子肩(자견)'과 같은 말로 '맡은 임무'를 말합니다.
그래서 '佛時仔肩'는 '이(時) 임무(仔肩)를 도와(佛)'에서 '내가 지고 있는 중임을 도와'로 새겨졌습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자신의 중임을, 하늘이여 잘 보살펴 이끌어주십사 하는 당부이겠습니다.
示我顯德行(시아현덕행)
'示(시)'는 보이다, 일러주다, 지시하다, 가르치다, 베풀다'의 뜻입니다.
'顯(현)'은 '밝다', '德(덕)'은 '크다'의 뜻, 行(행)'은 '길'의 의미도 있습니다.
'顯德行'의 뜻으로 '밝고 큰길'이라는 의미와 '밝게 드러난 덕행'으로 새긴 이 책의 풀이도 함께 공부해 둡니다.
그러면 '示我顯德行'는 '나에게 밝고 큰길로 가는 길을 보여주기를' 또는 '내게 밝은 덕으로 가는 길 보여주기를'란 의미가 드러나네요. 그렇게 하늘에 대고 간절히 기원하는 중이네요.
이 시를 읽고 나니, 하늘이 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하늘을 공경하고 삼가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날마다 자신을 더 크게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실천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하늘을 향하여 은혜를 내려달라고 부탁만 하지 않네요. 자신이 먼저 일취월장의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이 가슴에 남는 시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의 팁이 되는 좋은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읽고 쓰고 스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시 정현종 안부 최하림 가을날에는 안도현 공양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강 송찬호 가을 (18) | 2024.09.18 |
---|---|
김수영 시 사령 (22) | 2024.09.17 |
귀 가려움 해결 팁 (29) | 2024.09.13 |
추석 시 유자효 추석 천상병 소릉조 백석 목구 윤석중 둥근달 (26) | 2024.09.11 |
논어 문장 군자부중즉불위 학즉불고 주충신 무우불여기자 과즉물탄개 (23) | 2024.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