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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이은하 노래 봄비 읽기

by 빗방울이네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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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하 가수님의 '봄비'에 젖어봅니다. '봄비' 속에 스며있는 사연을 만나봅시다. 44년 전의 노래인데, 봄비 올 때마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 오늘 함께 '봄비'를 들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며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이은하 노래 '봄비' 읽기


봄비

- 노래 이은하 / 작사 이희우 / 작곡 김희갑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보네 헤 에에에에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 이은하 제4집 <봄비 · 정을 주는 마음>(서라벌레코오드사, 1979. 5. 15)


이은하 가수님은 1961년 서울 출신으로 1973년 '님 마중'으로 데뷔했고, 1970~1980년대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한 한국의 톱 가수입니다. 발라드와 디스코에 두루 능했던 이은하 가수님은 약간 목 쉰 듯하고(husky) 감정이 풍부하게 실린(soulful) 특유의 목소리로 노래를 시원하게 내지르는 가창력이 매력입니다. 1977년 MBC 10대 가수 선정 이후 무려 9년 연속 선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히트곡 '밤차'에 이어 '아리송해'로 이은하 가수님은 '디스코의 여왕'으로 불리며 자신만의 찌르기 춤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겨울장미' '최진사댁 셋째 딸' '당신께만' 등 수많은 히트곡이 있습니다.

2.  봄비 오면 자동으로 나오는 노래


봄비가 내리면 절로 흥얼흥얼 나오는 노래 '봄비' 속으로 들어갑니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 이은하 노래 '봄비' 중에서


정말 떠난 사람이 돌아왔을까요? 그런 산문적인 해석이라면 이 노랫말의 맛이 반감되고 맙니다. 한 꺼풀 들어서 들여다보면, 과거 어느 봄비가 내리던 날 헤어졌던 사람이 지금 봄비가 내리니까 '생각났다'는 말이겠네요.

이런 수사법은 이 블로그에 소개된 양희은 가수님의 '하얀 목련'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양희은 노래 '하얀 목련' 중에서


목련이 필 때 헤어진 사람이 있는데, 목련이 필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나는 상황을 말하고 있네요. 오늘 읽는 '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많은 기억은 이처럼 얼마나 많은 사물과 연결되어 있던지요. 다시 '봄비'로 갑니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 이은하 노래 '봄비' 중에서


헤어질 때는 덤덤하게 헤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되는 이별이었나 봅니다. 봄비가 내릴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나게 되어 있는 이 벗어날 수 없는, 치명적인 구도는 어찌해야만 좋을까요?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보네 헤 에에에에

- 이은하 노래 '봄비' 중에서


봄비가 내리는 시간, 그이가 없는 오늘 이 시간은 너무 아픕니다. 시의 화자는 지금 봄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헤어진 그이를 그리워하며 울고 있습니다. 그이도 어디선가 이 봄비를 보면서 나를 떠올리며 울고 있겠지 하면서요. 

이런 아픈 분위기를 타면서 호소력 짙은 이은하 가수님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최고조에 달합니다. 이 노래의 시작부터 허스키하고 소울풀한 음색으로 우리네 마음을 터질 듯 팽창시켜 놓더니 이 대목에 와서 그의 목소리는 그런 불쌍한 우리 마음을 마구 흔드는 것만 같습니다.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슬픔이 떠오르네요.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 이은하 노래 '봄비' 중에서


이 대목이 끝나고요, 아, 색소폰이 웁니다. 2절로 이어지는 간주부의 색소폰 파트는요, 한마디로 절절합니다. 색소폰 소리의 파장에 밀려 실오라기 같은 봄비의 빗줄기들이 흐느끼듯 휘청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흐느끼며 함께 그 슬픈 가락을 하염없이 따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슬픔이 우리 마음을 씻겨주기도 하네요.

이은하노래봄비중에서
이은하 가수 노래 '봄비' 중에서

 

 

3. 영원한 디바 이은하 가수님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이은하 가수님은 1979년에 4집 앨범을 발표하는데요, 거기 SIDE A 첫곡이 바로 이 '봄비'입니다. 이 '봄비'는요, 당시 희대의 히트곡이었고,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과 함께 이은하 가수님의 발라드 대표곡으로 꼽힙니다.

특히 이 4집 앨범에 '봄비'에 이어 두 번째 곡으로 실린 디스코 '아리송해'도 크게 히트를 치면서 이 두 노래는 이은하 가수님의 최전성기를 견인했습니다.

이 '봄비'는 1979년 방영된 MBC 주말극 '봄비'의 주제가로 만들어진 곡입니다. 이 드라마 극본을 쓴 이희우 드라마작가님(1939~2019)이 봄비 노랫말을 썼습니다.

탄생한 지 44년이 지난 노래지만 봄비처럼 우리 가슴에 언제나 잘 스며드는 노래입니다.

봄비 내릴 때 헤어졌던 '그이'가 봄비만 내리면 다시 생각난다는데, 어쩌면 우리도 이런 아름다운 구도에 빠지고 말았는지 모릅니다. 봄비만 내리면 '봄비'가 흥얼거려지고, 그러면 봄비처럼 촉촉한 목소리의 이은하 가수님이 생각나니까요.

이렇게 봄비 내릴 때마다 우리를 '봄비'에 흠뻑 젖게 하는 이은하 가수님의 투병 소식이 전해져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비'의 좋은 힘을 듬뿍 받아 우리의 영원한 디바 이은하 가수님이 얼른 쾌차하길 기원 해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봄비를 소재로 한 시를 더 읽어 보세요.

 

김소월 시 봄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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