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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중구 원산면옥 냉면

by 빗방울이네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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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으로 중구 '원산면옥'의 냉면을 만나봅니다. 1953년부터 냉면을 내고 있는 오래된 맛집입니다. 함께 읽으며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키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부산 맛집 '원산면옥'은 Since 1953

 
'원산면옥'(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로 56-8)은 문을 연지 오래된 냉면집입니다.
 
이 집의 안내에 따르면, 북한 강원도(이전의 함경도) 원산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던 오길선 부부가 1951년 1·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 와 1953년 부산 국제시장에서 냉면집을 개업한 것을 시작으로 칩니다.  
 
그 대를 이어 지금 3대째 운영 중이고요. 무려 70년 전통을 헤아리네요. 부산의 오래된 냉면집 그룹의 선두에 드는 집입니다.
 
식당 내부가 정갈하고 식당 사람들의 서비스도 촘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냉면은 북한 음식이고, '원산면옥'의 1대 창시자들이 북한 원산의 레시피를 들고 부산으로 왔으니 이 집에서 북한 고유의 냉면맛을 볼 수 있는 거네요.
 
이 집의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섞어 예전 방식 그대로 손으로 반죽해서 국수를 내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든 국수사리에 돼지고기 수육과 채 썬 배와 오이무침, 무김치를 올리고 차가운 육수를 더한 것이 평양냉면입니다.
 
육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네요. 한우사골을 바탕 국물로 한우 양지와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넣어 삶고, 거기에 생강, 양파와 대파 등 채소류를 넣고 끓인 '진하고 귀한 육수'라고 자랑하네요.
 
이 집의 함흥냉면에는 메밀이 들어가지 않고 고구마 전분으로만 사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고요. 
 
메뉴를 볼까요?
 
이 집의 주력 메뉴인 평양냉면(물냉면), 함흥냉면(비빔냉면), 온면이 각각 14,000원입니다.
 
사리 추가에 6,000원, 왕만두는 14,000원이네요.
 
수육(이북식, 55,000원), 가오리회(35,000~55,000원), 전골쟁반(70,000~100,000원)이 있고요,
 
겨울 메뉴로 갈비탕(14,000원), 만두백반(14,000원)이 준비되어 있네요.
 
영업시간은 연중 무휴, 오전 11:00~21:30입니다.
 

2. 먹을수록 깊은 맛을 내는 함흥냉면

 
오늘은 짝꿍 풀잎과 함께 '원산면옥'의 비빔냉면인 함흥냉면을 먹습니다. 
 
주인공이 식탁에 도착했습니다. 냉면대접은 황금빛 방자그릇이네요.
 
그 럭셔리한 대접 속에 100% 고구마전분으로 된 면이 용틀임을 하고 있고, 그 위에 가오리회, 채 썬 배, 오이김치, 냉면김치, 소고기 수육, 삶은 계란, 함흥양념장이 올라가 있네요.
 
면은요, 바늘에 꿰어도 될 정도로 가늡니다.
 
첫 젓가락을 먹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까요? 그동안 먹던, 첫맛부터 혀를 사로잡던 여느 냉면 맛과는 다릅니다.
 
이 집 함흥냉면의 첫맛은 심심한 맛입니다. 지금까지 다른 냉면집에서 먹던 새콤달콤한 맛이 아니고요.
 
냉면 식재료들의 고유의 맛을 돋보이게 지나친 양념을 자제한 것일까요?
 
빗방울이네는 첫맛에서 마늘과 청양고추의 매운맛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짝꿍 풀잎의 전황(戰況)을 살펴보았더니, 그 가느다란 냉면가락을 입에 물고는 고개를 끄덕이네요. 아주 맛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같은 음식을 놓고도 그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요, 두번째 세 번째 젓가락을 먹으며 빗방울이네도 점점 이 집 함흥냉면 맛에 빠져들었습니다.
 
자극적으로 혀를 유혹하는 맛은 아니었기에 이 집 주인장의 담담함이 느껴졌달까요?
 
이 집의 함흥냉면, 잔잔하게 깊은 맛이었습니다.
 
너 그 먼 원산에서 왔다지, 좀 더 가까이 다가와 보렴!
 
냉면대접을 가슴 쪽으로 바짝 당기며 그 녀석을 몸과 마음으로 맞아들였습니다.  
 

부산_맛집_중구_'원산면옥'의_함흥냉면.
부산 맛집 중구 '원산면옥'의 함흥냉면.

 

 

 

3. 빈티지 엽차잔에 부어 마시는 뜨거운 육수의 깊은 맛

 
이 집 식탁 위에 놓여있던 작은 물잔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뜨거운 냉면 육수를 따라 마시는 잔인데, 추억의 엽차잔이었습니다.
 
갈색이고요, 사기질로 된 12각 컵 말입니다.
 
예전에는 식당이나 다방, 학교에서 많이 쓰던 물잔입니다.
 
지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물잔인데, 이런 빈티지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네요.
 
주문한 냉면을 기다리며 짝꿍 풀잎이랑 자신의 엽차잔에 뜨거운 냉면 육수를 부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두 손아귀에 작은 물잔을 쥐었습니다. 
 
따스한 기운이 손바닥을 타고 전신으로 번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또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한 모금씩 먹습니다. 후후 불면서요.
 
짝꿍 풀잎의 눈이 동그레 집니다. 아주 맛있다는 사인입니다.
 
깊고 진한 맛이네요. 이 특별한 육수로 닦아놓은 '길'로 맛있는 함흥냉면이 바삐 달려갔답니다. 
 
오래된 맛과 멋을 지키고 이어가려는 '원산면옥'이 든든하네요.
 
글 읽으면서 가끔 맛있는 것으로 몸과 마음을 돋우는 '독서목욕'에서 부산 맛집을 더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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