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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남구 진주냉면 대연본점

by 빗방울이네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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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으로 남구 '진주냉면' 대연본점의 냉면을 맛봅니다.
 
부산에서 흔치 않은 정통 진주냉면을 만날 수 있는 집입니다.
 
함께 읽으며 먹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북(北) 평양냉면 남(南) 진주냉면'이라던 그 진주냉면

 
'진주냉면' 대연본점(부산 남구 유엔로 214)은 진주냉면 전문점입니다.
 
'진주냉면'이 그냥 상호가 아니었네요. 진주냉면이라는 음식이 별도로 있다는 점!
 
함흥의 함흥냉면, 평양의 평양냉면이 그 고장의 향토 음식이듯, 진주의 향토음식이 바로 진주냉면입니다.
 
점심시간, 앞의 대기손님이 23명이 있었고요, 그래서 이 집 냉면을 맛보기 위해 40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1층 공간을 아예 대기하는 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집입니다.
 
2층 식당 공간, 매우 깔끔합니다. 식탁 위의 키오스크를 열어 메뉴를 볼까요?
 
물냉면(11,000원), 비빔냉면(12,000원), 물비빔냉면(12,000원). 이 세 가지가 주력 메뉴네요.
 
물비빔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중간입니다. 바닥에 자작하게 국물이 있는 비빔이랄까요?
 
진주육전(25,000원), 돼지삼겹 숯불양념구이(19,000원), 숙성 돌판 참갈비(45,000원)도 있습니다.
 
곱빼기 대용으로 화통육전 물냉면(17,000원), 화통육전 물비빔냉면(18,000원), 화통 비빔냉면(18,000원)이 있고요.
 
단백비빔냉면(단호박 백김치, 15,000원), 갈비탕(15,000원), 소고기뚝배기불고기(13,000원), 곤드레 주먹밥(11,000원)도 있네요.
 
예전부터 '북(北) 평양냉면, 남(南) 진주냉면'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명한 진주냉면, 과연 그 특징은 무얼까요?
 

2. 어떻게 냉면에 소고기 육전 올릴 생각을 했을까요?

 
진주냉면의 비빔냉면을 주문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성큼 식탁 위에 도착했습니다.
 
스테인리스 냉면 대접 속이 화려합니다.
 
먼저 시선을 잡아 끈 것은 육전입니다. 소고기에 밀가루를 입힌 뒤 계란으로 구운 지짐입니다.
 
맞습니다. 이 육전을 고명으로 올려주는 것이 진주냉면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수육을 얹어 주지만 진주냉면은 소고기 육전입니다.
 
냉면을 먹으며 든든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진주냉면이네요.
 
냉면에 어떻게 육전을 올릴 생각을 했을까요?

메밀로 된 면과 육전의 콜라보가 궁금합니다.
 
면을 보니 짙은 갈색입니다. 진주냉면의 특징 중 하나가 순 메밀만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서 색깔이 짙은가 봅니다.
 
그 면 위에 삶은 계란, 채 썬 배, 고추장 양념, 깨소금이 올라가 있네요.
 
이 냉면탑을 인정사정없이 허뭅니다. 뒤섞어 줍니다. 그리고 한입 먹습니다. 
 
아, 이 맛은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과는 색다른 맛이네요.
 
맛이 순합니다. 지나치게 새콤달콤하지 않고요. 단맛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무언가 몸에 좋은 느낌의 맛이랄까요?
 
이 집의 전통이 자가제면이라는데, 그 말은 그만큼 면에 자신이 있다는 말입니다.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육전에서도 고소함이 배어나옵니다.
 
냉면의 재료들의 하모니로 창출하는 끝맛은 고소함이네요.
 
먹을수록 자꾸 고소하달까요?
 
반쯤 먹다가 식초와 겨자를 넣어봅니다. 맛이 확 살아납니다. 
 
이 집 냉면에는 비빔이라도 식초와 겨자를 넣은 후가 더 좋았습니다.
 
냉면김치를 둘둘 말아서 연거푸 비빔냉면을 흡수했습니다.
 
냉면 한 그릇 먹고 이렇게 든든하다니, 이건 육전의 효과이겠지요?
 
이 집은 육수 자랑이 대단합니다. 육·해·공의 신선한 재료로 특별한 제조과정을 거친 육수라고 홍보하네요.
 
이 특별한 육수가 든 물냉면이 이 집에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다음 방문 땐 물냉면 찜뽕!
 
부산을 여행 중인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진주냉면이었습니다.
 

부산_맛집_'진주냉면'의_비빔냉면_모습.
부산 맛집 '진주냉면'의 비빔냉면 모습.

 

3. 진주냉면은 '교방음식의 꽃' ··· 교방이 뭐죠?

 
오늘 빗방울이네의 일부가 된 진주냉면이란 흥미로운 녀석, 좀더 파보아야겠어요.
 
진주 정씨 집안의 이웃을 위한 구황 음식이 오늘날 진주냉면의 육수가 됐고
화려하고 푸짐한 고명은 진주 사대부가와 궁중음식의 영향을 받은
진주 관아의 접대 음식으로서의 모습이 남아있다.
▷'진주 교방음식의 전망과 과제'의 김남희 명지대 산업대학원 객원교수 발표 내용(경남일보 2023. 5. 7) 중에서.
 
역시 진주냉면의 육수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네요. 진주 정씨 집안이 흉년 때 굶주린 이웃을 도우기 위해 영양가 많은 산해진미를 넣어 만든 고마운 냉면 육수였네요.
 
육전을 얹어주는 화려하고 푸짐한 고명은 진주 부잣집과 궁중음식 영향이라 하고요.
 
그러니 진주냉면은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던 귀한 음식이었네요.
 
위의 글은 '진주 교방음식의 전망과 과제'라는 학술대회에서 나온 글인데, 여기 나오는 단어 '교방'은 무얼까요?
 
'교방(敎坊)'은 조선시대 음악과 무용을 비롯한 예술을 교육한 곳입니다.
 
기녀의 가무를 관장하던 중앙 및 지방 관아 소속의 국가기관이 바로 '교방청'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위의 글에서도 진주냉면은 진주 관아의 접대 음식이라 했는데, 바로 진주냉면이 그 '교방음식의 꽃'이라 불립니다.
 
이렇게 소중한 진주냉면, 그 맛과 멋이 잘 보존되어 오랫동안 우리 곁에 함께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쭈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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