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음식을 소개합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음식이라는 말은 이 집 말고는 이런 맛을 내는 집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책 읽고 마음 목욕하는 것처럼, 이 별미를 먹고 나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시원하게 또는 후끈하게 '목욕'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함께 가보시죠.
1. 대연동 40년 맛 대구뽈찜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있는 '길목식당'이라는 곳입니다. 대연동에서 40년 동안 대구뽈찜 요리를 내고 있는 집입니다. 주인 할머니가 직접 만드십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주방을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할머니의 고집과 노하우가 느껴지는 집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직장 동료들과 점심으로 이 집에서 대구뽈찜을 먹곤 했습니다. 이 집은 현지인들의 맛집이었는데, 배우 조진웅 씨가 이 집에 들러 프로그램을 촬영한 이후 전국 명소로 떠오른 집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음식이 이 집의 메인메뉴인 대구뽈찜입니다. 대구뽈찜 하면 어떤 형상이 떠오르시나요? 양파양념이나 콩나물 속에 대구뽈살이 섞인 그런 뽈찜이 떠오르시죠? 이 집은 그런 뽈찜이 아닙니다. 그럼 어떤 뽈찜인가요?
2. 매워 보이는데 깔끔하다!
이 글 첫머리에 소개해드린 대로 이 집 대구뽈찜은 세상에 없는 모양새를 한 음식입니다. 당신의 식탁에 이 대구뽈찜이 도착했을 때 당신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어, 이게 대구뽈찜인가요? 하고요.
대접에 든 대구뽈찜이 매우 단출합니다. 대접 안에는 먹음직스러운 대구뽈살뿐이니까요.
이 집 대구뽈찜의 가장 큰 특징은 오로지 대구뽈살로만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대구뽈찜에 흔히 들어가는 콩나물 같은 부재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구뽈살에 고춧가루와 마늘로만 맛을 낸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맛이 있겠냐고요? 걱정 마셔요. 당신의 숟가락은 저절로 춤을 추게 되어 있으니까요.
음식의 외양은 아주 매워 보입니다. 온통 빨강이니까요. 그러나 당신이 조금 용기를 내어 그 국물을 반 숟가락 정도 먼저 드신다면, 숟가락이 입속으로 자꾸 빨려들어가는 것을 주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냥 진한 고춧가루 국물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깊은 맛이? 그다음은 거의 자동기술적으로 숟가락이 움직이게 됩니다.
대구뽈살은 약간 꾸덕하게 반쯤 말린 걸 사용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육질의 식감이 부드럽고도 쫄깃합니다. 흰살 생선인 대구 특유의 담백하고도 고릿한 맛에 마늘과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미각세포를 일깨웁니다. 단순함 속에 깊은 맛이랄까요? 주인도 거창하게 꾸며진 맛은 없다고 겸손해하면서 그래도 40년 동안 꾸준히 지켜온 깊고 깔끔한 맛이 자랑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수긍이 가는 맛입니다.
밑반찬 중에 콩나물무침과 국물김치가 있는데, 이 콩나물무침을 대구뽈찜 붉은 양념에 푹 적셔서 밥과 함께 먹으면 별미입니다. 특히 이 집에는 묵채라는 특별한 메뉴가 있는데 함께 먹으면 대구뽈찜의 매운맛을 눌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동동주도 함께 곁들이면 좋고요.
대구는 고단백 식품이면서 지방과 칼로리가 적어 살찔 염려가 없는 음식입니다. 소화도 잘 되고 노화방지와 면역력 강화에도 좋은 음식입니다.
3.미워하며 사랑하게 되는 맛
머리만으로 이렇게 독립적인 메뉴가 되는 생선이 대구이네요. 이 대구 머리만 가지고 40년을 한결같이 맛을 내고 있는 이 집이 대견하고 고맙기만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집 대구뽈찜은 비슷한 것을 싫어하는 독창성과 먹는 이에게 마구 달려드는 저돌성을 가진 이색적인 음식입니다. 미워하며 사랑하게 되듯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 '위험한 메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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