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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동요 과꽃 이름 유래 파우스트 꽃점

by 빗방울이네 202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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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과꽃'을 만나봅니다. 과꽃이란 이름의 유래, 그리고 과꽃 꽃점이 나오는 괴테 '파우스트'의 한 장면도 만나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동요 '과꽃' 읽고 부르기 

 

과꽃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과꽃 예쁜 꽃을 들여다보면

꽃 속에 누나 얼굴 떠오릅니다

시집간 지 온 삼 년 소식이 없는

누나가 가을이면 더 생각나요

 

2. '과꽃'이란 꽃 이름의 유래는?

 

동요 '과꽃'은 저마다의 아득한 기억 속으로 데려다주는 명곡입니다.

 

과꽃을 좋아했던 시집 간 누나를 보고 싶어 하는 동생의 마음이 애절하게 와닿네요.

 

여름에서 가을까지 피는 과꽃, 그 이름은 어떻게 유래했을까요?

 

과꽃이라는 이름은 '과(국화)'와 '꽃(花)'의 합성어로,

국화를 닮은 식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조민제 등 편저, 심플라이프, 2021년) 중에서.

 

'국화'의 옛말이 '구화'입니다. 과꽃은 '구화꽃'에서 '구화'가 '과'로 축약되어 '과꽃'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위 책에 따르면, 과꽃의 옛 이름은 '추모란(秋牡丹)'과 '당구화'입니다.

 

추모란은 가을에 피는 모란이라는 뜻이고, 당구화는 당국(唐菊), 즉 중국에서 온 국화를 닮은 꽃이라는 의미입니다.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서정주 시 '국화 옆에서' 중에서

 

국화나 국화를 닮은 과꽃은 이렇게 모두 누나/누님을 연상시키는 꽃이네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고 수수하며 단아한 느낌이 국화와 과꽃과 누나가 연결되나 봅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어릴 때나 다 큰 어른일 때나 자꾸 부르다 보면 마음속의 누나가 떠올라 마음이 편안해지는 노래 '과꽃'입니다. 

 

'과꽃'.-꽃-이름은-국화(구화)를-닮은-꽃이라는-의미다.
'과꽃'. 꽃 이름은 국화(구화)를 닮은 꽃이라는 의미다.

 

3. '파우스트'에 나오는 과꽃으로 치는 꽃점 장면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꽃점 장면이 나오는데 그 꽃이 과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에피소드의 내막을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에서 '파우스트'를 펼쳐봅니다.

 

있네요! 꽃점 장면을 찾았습니다. 비극 제1부 정원 편이네요.

 

파우스트가 길거리를 지나다가 어여쁜 아가씨 마르가레테(애칭 그레트헨)에게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마르가레테도 속으로 파우스트를 좋아하게 되고요. 나중에 둘이 만났을 때 파우스트가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는지 마르가레테는 파우스트 앞에서 꽃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꽃점을 칩니다.

 

이 꽃이 바로 '과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장면을 함께 읽습니다.

 

마르가레테 :  (별 모양의 꽃 하나를 꺾어서 꽃잎을 하나씩 떼어낸다)

파우스트 : 그게 뭐지? 꽃다발인가?

마르가레테 : 아뇨, 장난일 뿐이에요.

파우스트 : 어떤?

마르가레테 : 가세요! 절 비웃을 걸요.(꽃잎을 뜯으며 중얼거린다)

파우스트 : 뭐라 중얼거리는 거요?

마르가레테 : (반쯤 소리를 높여) 그는 날 사랑한다 - 사랑하지 않는다.

파우스트 : 하늘나라 얼굴처럼 귀엽구나!

마르가레테 : (계속한다) 사랑한다 - 안 한다 - 사랑한다 - 안 한다 (마지막 꽃잎을 떼어내며, 기쁨에 넘쳐 사랑스럽게) 그는 나를 사랑한다!

파우스트 : 그렇지, 아가씨! 이 꽃점이 신들의 선언이라 여겨도 되오. 그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파우스트」(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인희 옮김, 현대지성, 2024년) 중에서

 

이 장면의 지문에 나오는 '별 모양의 꽃'이 과꽃이라는 거군요.

 

희곡 '파우스트'의 원문에는 '별 모양의 꽃'이 무엇이라고 표기되어 있을까요?

 

독일어 원문을 찾아보니 'Sternblume'이었습니다.

 

이 단어를 독어사전에 찾아보니 '국화과 애스터속의 별 모양의 꽃'으로 풀이되어 있네요.

 

'aster-'은 연결형으로 '별의' 뜻이고, 'aster' 단독으로는 '과꽃'을 뜻합니다. 과꽃은 'China aster'라고도 합니다.

 

마르가레테가 마지막으로 떼낸 과꽃의 꽃잎이 '그는 나를 사랑한다'에 걸렸네요. 얼마나 기뻤을까요?

 

이렇게 과꽃은 서로의 사랑을 연결해 주는 마법의 별이었네요.

 

그렇다고 꽃점 치려고 화단에 예쁘게 피어있는 과꽃을 따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아름다운 꽃노래를 더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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