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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논어 문장 신종추원 민덕 귀후의

by 빗방울이네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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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이편 제9장을 만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문장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논어 학이편 제9장 읽기

 
曾子曰(증자왈) 愼終追遠(신종추원)이면
民德(민덕)이 歸厚矣(귀후의)라.
증자가 말했다. 부모의 상을 신중히 모시고 선조의 영혼을 정성껏 추모하면
백성의 덕성이 그만큼 두터워진다.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08년 3쇄) 중에서.
 
논어에서 공자의 말씀을 일컬을 때는 그 문장이 '자왈(子曰)'로 시작합니다.
 
이 학이편 제8장은 앞의 제4장처럼 문장이 증자왈(曾子曰)로 시작하네요.
 
증자(曾子)는 공자의 제자인데 공자보다 46세 연하입니다.
 
중국 노나라의 유학자로 공자의 덕행과 사상을 조술(祖述: 선인이 말한 바를 근본으로 하여 서술하고 밝히는 것)하여 공자의 손자인 자사에게 전한 인물입니다.
 
이름은 증삼(曾參)인데 후세 사람들이 높여 증자로 칭하였습니다.
 
증자는 이 학이편 제8장에서 '신종추원(愼終追遠)'이라는, 논어 중에서 유교 문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문장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그 귀한 문장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2. 부모님 상에 예를 다하고 조상 제사에 정성을 다한다면?

 
'愼終追遠(신종추원)'
 
'愼(신)'은 '삼가다, 근신하다, 두려워하다, 근심하다'의 뜻인데, 여기서는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는 '삼가다'의 뜻으로 새깁니다.
 
'終(종)'의 뜻은 일반적으로 '끝, 마지막'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사망하다'의 뜻도 있습니다. 그 예로 '臨終(임종)'은 '죽음을 맞이함' '부모가 돌아가실 때 그 곁에 지키고 있음'의 뜻입니다.
 
그러니 '愼終'은 문자 그대로 '죽음을 삼가다'라는 뜻입니다. 
 
누구의 죽음일까요?
 
뒤의 문장 '追遠(추원)'에 비추어 그 '愼終(신종)'의 죽음(終)은 부모님의 돌아가심을 말합니다.
 
'愼終(신종)'이란 말속에 깊은 뜻이 있는 것만 같습니다. 부모님의 죽음을 당하여 그 예(禮)를 다하는 것, 그 슬픔을 다하는 일 말입니다.
 
옛날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무덤 곁에 초막을 지어 3년 동안 곡을 하며 제사를 했다고 합니다.
 
'愼終(신종)'은 부모님의 죽음을 당하여 정성을 다하여 애도하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네요.
 
'追遠(추원)'은 '愼終(신종)'과 나란히 배치된 문장입니다. 어떤 뜻일까요?
 
'追(추)'는 '쫓다, 따르다, 사모하다'의 뜻입니다. 죽은 이를 사모(애틋하게 생각하고 그리워함, 우러러 받들고 마음속 깊이 따름)한다는 뜻의 '추모(追慕)'의 용례를 새겨둡니다.
 
'遠(원)'은 '멀다, 심오하다, 오래되다'의 뜻에서, 그렇게 먼 윗대의 조상이라는 뜻의 '선조(先祖)'라는 뜻이 나옵니다. 여기서는 '선조'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러니 '追遠(추원)'은 조상을 추모하는 것, 제(祭:제사)에 그 정성을 다하는 것을 말하네요.
 
이들 네 글자를 이은 '愼終追遠(신종추원)'은 '부모님의 죽음을 삼가 신중히 모시고 선조를 추모한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이 뒷문장의 조건절로 되어 있습니다.
 
부모상에 예(禮)를 다하고 조상 제사에 정성을 다하면 어떻게 된다는 말일까요?

"조상에_정성을_다하는_속뜻은?"-논어_학이편_제9장_설명_글_중에서.
"조상에 정성을 다하는 속뜻은?" - 논어 학이편 제9장 설명 글 중에서.

 

 

 

3. 신종추원(愼終追遠)으로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이유는?

 
'民德(민덕)이 歸厚矣(귀후의)' 
 
'民(민)'은 '백성, 사람'의 뜻에 '민심'의 뜻도 있습니다.
 
'德(덕)'은 '크다, 베풀다, 도덕, 어진 이, 현자' 같은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이 '德(덕)'은 '彳(조금 걸을 척)'+'直(곧을 직)'+'心(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德(덕)'이라는 글자 속에는 '바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이 들어있네요.
 
위 책(「사람인가를 묻는 논어」, 윤재근)은 '德(덕)'의 의미를 '어진 마음을 간직하여 행하는 일'로 풀이했네요.
 
이렇게 '德(덕)'이라는 글자에는 바른 마음, 어진 마음이 들어있네요.
 
그러면 '民德(민덕)'은 백성이 그렇게 된다는 말, 바른 마음/어진마음이 된다는 말이겠네요.
 
그 말은 바로 '행복해진다'라는 말일 것입니다.
 
'歸厚矣(귀후의)'의 '歸(귀)'는 '돌아가다, 돌아오다'의 뜻, '厚(후)'는 '두텁다, 후하다, 두껍다, 짙다, 진하다, 많아지다, 크다, 무겁다'의 뜻, '矣(의)'는 단정의 뜻을 나타내는 어조사입니다.
 
그러니 '歸厚矣(귀후의)'는 '두텁게 돌아온다!'라는 의미네요. 아주 단정적인 어투입니다.
 
문장을 이어봅니다.
 
'民德(민덕)이 歸厚矣(귀후의)'는 '백성의 행복이 더욱 두터워지게 된다'라는 속뜻으로 새겨지네요.
 
앞의 조건절 문장을 떠올려봅니다. 바로 이 문장 말입니다.
 
'愼終追遠(신종추원)'.
 
그 뜻을 다시 새기면, '부모님의 상을 당해 예를 다하고 조상의 제에 정성을 다하면'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된다고 하네요.
 
'民德(민덕)이 歸厚矣(귀후의)'. '백성의 행복이 더욱 두터워진다'라고요.
 
그런데요, 과연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이 문장에 다가가기 위해 이 시를 읽어봅니다.
 
구신과 사람과 넋과 목숨과 있는 것과 없는 것과 한 줌 흙과 한 점 살과 먼 옛 조상과 먼 훗자손의 거룩한 아득한 슬픔을 담는 것
- 백석 시 '목구(木具)' 중에서
 
시 제목 '목구(木具)'는 제사 지낼 때 제삿상 위에 올라가는 음식을 담는 제기(祭器)입니다.
 
그 목구(木具)를 통해 백석 시인님은 우리 삶의 끊임없는 연속성을 생각합니다.
 
이 목구(木具)를 통해, 이 제사행위를 통해 우리는 먼 조상과 나, 그리고 먼 훗자손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죽음 사이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삶이 일회성으로 끝난다는 국면에서의 삶이라면 그 삶은 삶이 아니라 죽음일 것입니다.
 
절망적이고 외롭고 힘들 테니까요.
 
그 제사의 시간에 우리는 기도합니다.
 
조상들에게 삶을 보살펴주고 행복을 내려줄 것을 간구하고, 조상들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삶을 살아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이 다짐의 내용은 바로 '덕(德)'스러운 삶에 대한 다짐이겠지요?
 
그 다짐들이 실천으로 이어질 테니 '民德(민덕)이 歸厚矣(귀후의)' 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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