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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국선도 오공법 의세

by 빗방울이네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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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오공법의 10가지 자세 중 1번 ‘의세’를 익힙니다. 이 글은 오공법 ‘입문자’를 위한 것입니다. 오공법은 몸을 민첩하게 단련하는 동시에 우리 몸속 장부를 튼튼히 하는 아름다운 무예입니다. 함께 읽으며 수련하며 몸과 마음을 참으로 맑혀보십시다.


1. 국선도 오공법의 5가지 '짝꿍' 기억하기


각자의 국선도 수련장에서 오공법 동작을 잘 배웠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혼자 하려고 하면 동작을 떠올리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공법의 10가지 자세마다 왜 이런 동작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이 10가지 자세와 연결되는 장부(臟腑)를 알고 난 뒤 그 장부의 특징과 함께 동작을 연결하면 외우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1. 의세(신장), 2. 사세(방광), 3. 선세(간장), 4. 생세(담장), 5. 관세(심장), 6. 변세(소장), 7. 진세(비장), 8. 실세(위장), 9. 정세(폐장), 10.(대장)

그러므로 이 10가지 자세의 순서와 그에 딸린 장부를 순서대로 기억하는 것이 오공법을 익히는 첫 관문입니다. 자다가 깨워도 툭 튀어나올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야 혼자서도 빠른 속도로 오공법을 수월하게 펼칠 수 있습니다.
 
10가지 자세의 순서는 이렇게 외면 어떨까요? 각 자세의 앞글자만 따서 '의사 선생 관변 진실 정당'으로 하면 기억하기 한결 쉽겠지요?

또 한 가지 외워할 점은 오공법의 ‘짝꿍’입니다.
 
오공법 10가지 동작은 각각 2가지씩 짝을 지어있습니다. 위의 10가지 자세의 순서처럼 '의사' '선생' '관변' '진실' '정당'이 서로 짝꿍입니다.

즉, 의세(1번)와 사세(2번), 선세(3번)와 생세(4번), 관세(5번)와 변세(6번), 진세(7번)와 실세(8번), 정세(9번)와 당세(10번)가 서로 짝꿍입니다.

이 짝꿍들은 동작이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방향(오른쪽과 왼쪽)만 다르고 동작은 같은 것이 많습니다. 대칭 그림 같이요.

오공법의 첫 번째 짝꿍은 의세(신장)와 사세(방광)이네요. 우선 ‘신장과 방광이 짝꿍이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의세는 ‘신장’을 튼튼히 하고, 사세는 ‘방광’을 튼튼히 하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 이들 장부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은 의세부터 익힙니다.


2. 1번 '의세'의 장부(臟腑)가 신장(콩팥)인 까닭은?


오공법 의세는 1번인데, 1번이 왜 하필 신장일까요? 신장(콩팥)은 국선도에서 매우 중요한 장부(臟腑)입니다. 기신법의 첫 번째 동작도 신장 단련을 위한 자세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국선도에서 생명의 문(門)으로 보는 하단전이 두 개의 신장의 호위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산선사님은 저서 「국선도 1」(도서출판 국선도)에서 신장이 부실하면 힘이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몸의 힘을 관장하는 장부가 신장이라는 말입니다. 모든 장부가 다 소중하지만 신장은 그중 으뜸이네요.

이렇게 하여 우리는 오공법 1번(의세)의 장부가 ‘신장’이라는 것을 쉽게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장은 어떤 장부일까요?
 
1967년 하산하여 심신수련법인 국선도를 세상에 전수해 주신 청산선사님은 저서에서 ‘국선도와 인체’라는 파트를 통해 장부의 기능과 특징을 설명합니다. 자세한 인체/장부 해부도를 보여주면서요. 오공법 의세의 ‘신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함께 읽습니다.

신장은 암적색의 피질(皮質)과 회백색의 수질(髓質)로 되고, 내부는 세뇨관(細尿管)이 집합하여 동맥 모세관과 연결하며 혈관 내의 탁수(濁水)를 내보내어 세뇨관(細尿管)으로 들어간다.

- 「국선도 2」(청산선사 지음, 도서출판 국선도, 1974년 초판, 1993년 3권으로 재판) 중에서


위의 책에 기술된 신장의 주요 기능 중 ‘혈관 내의 탁수(濁水)를 내보내어 세뇨관(細尿管)으로 들어간다’에 주목합니다. 혈액에서 탁수(흐리고 더러운 물)를 걸러주는 역할이네요.
 
그래서 우리는 오공법 의세 동작을 외우기 위해 편의상(!) 1번 의세의 키워드를 ‘신장 - 걸러준다’고 정합니다.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걸러준다’에서 연상되는 동작과 1번 의세의 구성 동작을 각자의 연상기억법(聯想記憶法)으로 연결해 기억하면 그 동작을 쉬이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1번 의세의 장부가 신장이고, 신장은 피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장부이므로 1번 의세의 키워드는 ‘신장 - 걸러준다’, 이렇게 기억합니다.
 

"신장, 걸러준다" - 국선도 오공법 의세 익히기 '키워드'

 


3. 키워드 ‘신장 - 걸러준다’로 의세 동작 익히기


‘신장 - 걸러준다‘. 이 키워드와 연결되는 동작은 무얼까요?

1번 의세의 동작에는 좌합골, 우합골, 좌학세, 우학세가 잇달아 등장합니다. 이런 동작이 다른 자세보다 많습니다. 이 자세들은 양팔을 한껏 양쪽으로 벌리거나 공중으로 높이 쳐든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걸러준다’와 ‘양팔을 벌리거나 쳐든다’는 점을 각자의 연상기억법으로 기억합니다. 양팔을 넓게 벌리거나 쳐들면서 무언가(혈액)를 걸러준다, 이렇게 기억해 볼까요?

의세를 익히기 전에 좌학세와 우학세를 짚고 넘어갑니다. 

학세는 학(鶴)이 서 있는 자세라는 말입니다.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학을 보면 한쪽 다리만 강물에 담그고 나머지 다리는 들어 다른 다리에 붙인 채 먹이를 기다립니다. 바로 이 자세가 학세입니다.

학이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강물 속에 자신을 최소한으로 노출하면서 먹이가 출현하면 재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것이겠습니다.
 
'우학세'는 어느 쪽 다리를 딛고 있는 자세일까요? 오른쪽 다리를 학처럼 딛고 있는 자세입니다. 좌학세은 그 반대로 왼쪽 다리를 딛고 있는 자세입니다. 이제 확실히 기억될 겁니다.

그런데요, 학세 때 어느 팔을 드는가 하는 점도 혼동하는 분이 많습니다. 우학세라면 딛는 발(오른발)의 팔(오른손)을 공중으로 높이 듭니다.

이렇게 좌학세와 우학세를 마음속에 잘 간수해 두면 혼동할 일이 없습니다. 드물지만, 반대 방향의 팔을 드는 역학세가 있습니다.

왜 이런 학의 자세를 취할까요? 학세는 '브리지 동작'입니다.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건너가기 위한 교량 말입니다. 학이 먹이를 낚아채려고 학 다리를 하고 있듯이 우리도 다음 동작을 낚아채려고 학 다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왼쪽 다리를 들고 오른쪽 다리를 딛는 우학세를 하면 들고 있는 다리, 즉 왼쪽에 먹이(동작)가 예비되어 있다는 의미겠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좌학세와 우학세는 다음 동작으로 건너가기 위해 취하는 '브리지 동작'이라는 점을 기억합니다. 팔을 높이 들지 않는 좌학보 우학보도 '브리지 동작'입니다.

이제, ‘신장 - 걸러준다’는 키워드를 떠올리며 1번 의세의 동작을 해봅니다. 다섯 가지 동작인데, 각 동작마다 이름(의, 지, 창, 조, 작)이 있습니다.

1. 의 : 양수상천대원(걸러준다!)을 한 상태에서 우학보(브리지!)를 합니다. 이어 좌족을 1보 뒤로 옮기면서 견제한 뒤 쌍외수로 전방을 공격하고 좌학보(브리지!)로 다음 동작을 준비합니다. 이때의 좌학보로 오른쪽 다리가 들려있고, 이는 오른쪽에 다음 동작이 예비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2. 지 : 우합골(걸러준다!)로 5시 방향으로 공격한 뒤 우학세(브리지!)를 취합니다.

이때의 우학세로 왼쪽 다리가 들려있으니 곧 왼쪽(3시 방향)으로 동작이 이어지겠네요. 

3. 창 : 3시 방향으로 원정보 상태에서 좌장(우수 하단방어)으로 공격한 후 우학보(브리지!) 자세를 취합니다.

이때의 우학보로 왼쪽 다리가 들렸으니 곧 왼쪽(9시 방향)으로 동작이 이어지게 됩니다.

4. 조 : 9시 방향으로 좌합골(걸러준다!)로 공격합니다. 이어 원정보로 우내수 공격(좌수 하단방어)을 한 후 좌학세(브리지!) 자세를 취합니다.

이때의 좌학세로 오른쪽 다리가 들렸으니 곧 오른쪽(1시 방향)으로 동작이 이어집니다.

5. 작 : 1시 방향으로 우장으로 공격(좌수 하단방어)한 뒤 좌수부(우수 상단 방어)로 앞을 찌르며 공격한 후 준비자세로 돌아오며 의세가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마지막 동작 '좌수부'가 '좌장'이 아닌가 하고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때 연상기억법이 필요합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1번 동작이니까 좌수부로 뾰족하게(숫자 1처럼!) 공격하며 1번 자세를 마무리한다고 생각하면요. 그러면 이 '좌수부'를 절대 잊을 리 없겠습니다.

'걸러준다'는 1번 장부인 신장의 기능을 연상기억법으로 떠올리면서 1번 ‘의세’를 익혀보았습니다.
 
물론 신장의 기능을 단련하는 의세 동작은 일전에 '국선도 오공법'(아래 링크 참조) 글에 소개된 대로 신장에 영향을 주는 '경락(經絡)'을 자극하는 동작일 것입니다. 신장을 단련하는 경락은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입니다.

우리가 오늘 연상기억법으로 익힌 의세 동작이 족소음신경이라는 경락을 자극해 우리 몸속의 장부인 신장을 단련한다는 의미이겠습니다.

이런 동작이 우리 몸속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부를 단련한다는 말은 얼마나 신비로운지요?

오늘 우리의 연상기억법은 뗏목일 뿐입니다. 동작을 기억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강을 건넌 뒤에는 뗏목을 강가에 버려두고 길을 떠나면 됩니다.

아마 동작이 원활해지면 뗏목 자체도 까맣게 잊게 되겠지요?
 
다음에는 연상기억법으로 국선도 오공법 2번 사세를 익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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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오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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