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770 모비딕 - 낯섦을 받아들이다 허먼 멜빌의 을 읽고 마음목욕하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이스마엘이 고래잡이배를 타기 위해 부두에 왔습니다. 그런데 험상궂은 식인종 사나이 퀴퀘그와 한 침대에서 자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는 식인종과 같은 침대를 쓰지 않으려고 한바탕 소동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함께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이스마엘은 어떻게 식인종의 침대에 들어가게 되었을까요?1. 문신은 했을망정 순수하고 아름답다먼저 침대 속에 들어가 있던 퀴퀘그가 침대 밖에서 주뼛거리는 이스마엘을 침대로 들어오라고 부릅니다. 이어지는 장면을 보시죠.그러고는 (퀴퀘그는) 침구를 한쪽에 밀어 주었다. 그 행동은 예의 바름을 넘어서서, 친절하고 자상하기까지 했다. 나(이스마엘)는 장승처럼 우뚝 선 채,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문신은.. 2023. 1. 21. 백석 레시피 - 귀리차 지금 귀리차를 뜨겁게 한 잔 만들어 마시고 있습니다. 백석 시인님의 시를 한 편 읽고 나서 무척이나 귀리차를 마시고 싶었습니다. 백석의 시는 왜 이렇게 사람을 안달이 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백석의 품에 포옥 안겨 함께 마음목욕을 해보십시다.1. '함남 도안'은 어떤 시일까요?한반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곳, 개마고원입니다. 평균 해발고도가 1,490m입니다. 한라산 높이(1,950m)를 견주어 생각해보니 정말 높은 곳이지요?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고원지대입니다. 개마고원은 부전고원이라고도 불립니다.아래의 시는 백석 시인이 함흥에서 영어교사를 할 때 함흥과 부전을 잇는 신흥선 열차를 차고 신흥군의 부전호수를 여행하면서 쓴 시입니다.부전호수는 일제가 1926년 부전강을 막아 5년만에 준공한 인공호수.. 2023. 1. 20. 강남주 시 헛것을 찾아서 오늘은 강남주 시인님의 시 두 편을 읽으며 마음목욕을 하려고 합니다. 인생의 황혼녘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시들입니다. 나이 80세쯤에 이르렀을 때 나는 나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를 생각하면서 시를 읽으면 좋겠습니다. 1. 84세 노시인이 되돌아본 인생은헛것을 찾아서- 강남주여태껏 나는 헛것을 찾으며 살았다때로는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무대 위에서 춤췄다뜻 없는 박수에 우쭐거리며벅수를 넘었다가 바닥에 뒹굴었다가객석을 향해 거짓 웃음도 날렸다관객들이 떠난 무대 위에 홀로 서서문득 나를 되돌아본다나는 어디에도 없다욕망으로 고통 받는 맥베스의 사람짙은 화장을 한 피에로만 서있다아무것도 없어 허허한 곳에서는보이지 않는 어둠이 서성거렸다 - 「부산 시문학 사회집」 29호 중에서 이 시는 최근 부산서 나온 .. 2023. 1. 19. 부산 맛집 - 동래구 동래밀면 일요일이었는데요, 갑자기 짝지가 밀면이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차고 매운 음식이 당기지 않아 주저했는데, 문득 이 집이 생각났습니다. 차가운 밀면과 따뜻한 칼국수가 다 맛있는 집, 그래, ‘동래밀면’ 가면 되겠네! 바로 자동차 시동을 걸었습니다.1. 밀면이 뭐예요?밀면은 부산의 맛입니다. 타지에 사시는 분들 중엔 밀면이 뭐지?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냉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밀가루로 만든 냉면, 그래서 밀면입니다.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온 이북 사람들이 냉면을 먹고 싶은데 냉면 재료 메밀을 구하기가 어려워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먹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픔이 배어있는 부산의 대표적 향토음식입니다.이 때문에 부산에 오는 외지인들이 돼지국밥과 함께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바로 밀면입니.. 2023. 1. 19. 정호승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읽기 한 때 이 노래에 빠져 한 계절이 지나도록 반복 재생해 들으며 따라 하곤 했습니다. 가끔 회식 자리에서 취기가 오를 때 부르기도 했고요. 정호승 시인님의 시에 가락을 얹은 노래입니다. 오늘은 이 시와 노래를 읊으며 마음목욕을 함께 했으면 합니다.1. 1천 편의 시선집 제목이 된 시정호승 시인님이 최근(2021년)에 펴낸 시선집 이름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 시집에는 모두 270편의 시가 실려 있습니다. 올해 데뷔 51년 차인 정 시인님이 그동안 쓴 1천 편이 넘는 시 중에서 고르고 고른 시를 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선집 제목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보면, 정호승 시인님이 이 시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그 시를 만나보시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나는 그늘이 없는.. 2023. 1. 18. 나태주 시 풀꽃 읽기 나태주 시인님(77세)의 시 ‘풀꽃’은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그가 생각하는 좋은 시는 어떤 시를 말하는 걸까요? 그는 왜 시를 쓸까요?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 걸까요? 이런 질문을 가지고 ‘풀꽃’을 읽으며 마음목욕을 하려 합니다.1. '풀꽃'은 이렇게 태어났다어느 해 9월 부산시민도서관에서 나태주 시인님은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중절모를 쓰고 강연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지척에서 들었습니다. 그는 강연을 위해 파워포인트를 준비했는데, 목차만 쓰여있는 한 장 짜리 파워포인트였습니다. 달변이었습니다.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이 세 줄짜리 짧은 시가 그를 전국 방방곡곡 강연장으로 데리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이.. 2023. 1. 17. 104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자녀 교육법은? 올해 104세가 되셨네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연세대학교) 말입니다. 인간과 삶에 대해 성찰하고 그 깊은 내용을 글로, 강연으로 우리에게 건네주시며 감동과 위안, 팁을 주시는 고마운 분입니다. 김 교수님의 자녀 교육법은 어땠을까요? 1. 평범하게 자라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김형석 교수님은 두 아들과 네 딸, 6남매를 키웠습니다. 그는 자녀 교육에 있어 자연스러운 성장을 중요시한 장 자크 루소의 교육사상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의 수필집에 나와 있는 그의 자녀교육법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나에게는) 말 않는 교육방침이 있었다. 평범하게 자라서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 해라. 가능하다면 주어진 분야의 지도자가 되어라. 그 이상은 원하지도 않았고 강요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입학시험 때도 부담감이나 .. 2023. 1. 16. 모비딕 - 무지는 공포의 아버지 허먼 멜빌의 「모비딕」(또는 「백경」)을 읽으며 마음목욕을 하는 시간입니다. 지난번 우리는 이 블로그에서 주인공 이스마엘이 포경선을 타려고 부두에 왔다가 여인숙에 들게 되었는데, 식인종 퀴퀘그라는 사나이와 조우하는 장면을 읽었습니다(이 글의 맨 아래에 링크). 오늘은 이 소설의 두 번째 장면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가 보십시다.1. 한밤중에 만난 두개골 든 사나이오늘 우리는 지난번 장면에서 앞 페이지로 잠깐 가려고 합니다. 이스마엘은 북아메리카 포경 중심지인 매사추세츠주 항구도시인 뉴베드퍼드에 도착합니다. 포경업의 발상지인 낸터킷으로 가는 연락선이 끊겨 뉴베드퍼드에서 하룻밤을 머물러야 하는 상황입니다.이스마엘은 여인숙에 방이 없어 퀴퀘그라는 사나이와 같은 침대를 써야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상대는 자.. 2023. 1. 15. 부산 맛집 - 남구 연합횟집 부산은 해산물 먹거리가 풍부합니다. 그중에서도 생선회는 빠질 수 없는 부산의 맛입니다. 오늘 부산 맛집으로 아주 특별한 횟집 한 곳을 소개해드립니다. 1. 40년 넘게 세로 썰기로 회를 내는 집부산에는 내로라하는 횟집이 참으로 많습니다. 화려한 도심에서 이처럼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점이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있는 부산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서울에도 고급 횟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사람들이 부산으로 출장온 서울사람들을 데리고 가는 곳이 있습니다. 부산 남구 남천동 해변시장에 있는 연합횟집입니다. 남천동 빵집거리 '빵천동'에 있는 맛집입니다.이곳에서 회를 맛본 그 서울사람은 생선회의 참맛을 여기서 처음 맛보았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왜 그럴까요?이 집은 1979년부터 올해 44년째.. 2023. 1. 14. 백석과 윤동주의 공통점은 무얼까요?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백석. 그리고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동시대를 살다 간 이 두 분 모두 우리에게 별처럼 찬란한 시들을 남겨주셨습니다. 오늘은 이 두 분의 성품에 대한 글로 독서 목욕을 하며 마음 씻는 시간을 갖겠습니다.1. 윤동주가 흠모한 시인은 누구?윤동주 시인이 백석 시인을 흠모하고 존경하고 닮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백석(1912~1996)과 윤동주(1917~1945)는 다섯 살 차이의 선후배 사이입니다. 윤동주는 선배 백석 시인이 첫 시집 을 100부 한정판으로 냈을 때, 이 시집을 구하지 못하자 연희전문학교 도서관에서 이 시집을 빌려 통째로 베껴서 필사본을 들고 다니며 읽었을 정도로 백석 시인을 흠모했습니다.백석도 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 (1936년)을 남겼.. 2023. 1. 13.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 7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