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가수님의 노래 '일어나라 열사여'를 만납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저절로 주먹에 힘이 가는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정태춘 노래 '일어나라 열사여' 부르기
일어나라 열사여
정태춘 노래·작사·작곡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 칼 쥐고 총 가진 자들
싸늘한 주검 위에 찍힌 독재의 흔적이 검붉은 피로 썩은 살로 외치는구나
더 이상 욕되이 마라 너희 멸사봉공 외치는 자들
압제의 칼바람이 거짓 역사되어 흘러도 갈대처럼 일어서며 외치는구나
여기 한 아이 죽어 눈을 감으나 남은 이들 모두 부릅뜬 눈으로 살아
참민주 참역사 향해 저 길 그 주검을 메고 함께 가는구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도 모두 죽으리라
저기 저 민중 속으로 달려 나오며 외치는 앳된 목소리들 그이 불러 깨우는구나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바람이 분다 저길 보아라 흐느끼는 사람들의 어깨 위
광풍이 분다 저길 보아라 죽은 자의 혼백으로 살아온다
반역의 발굽 아래 쓰러졌던 풀들을 우리네 땅 가득하게 일으켜 세우는구나
바람이 분다 욕된 역사 위 해방의 깃발 되어 저기 오는구나
자 부릅떠야 하네 우리들 잔악한 압제의 눈빛을 향해
자 일어서야 하네 우리들 패배의 언 땅을 딛고
죽어간 이들 새 역사로 살아날 승리 부활의 상여를 메고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자 부릅떠야 하네 우리들 잔악한 압제의 눈빛을 향해
자 일어서야 하네 우리들 패배의 언 땅을 딛고
죽어간 이들 새 역사로 살아날 승리 부활의 상여를 메고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정태춘 7집 「아, 대한민국 ···」(삶의문화, 1990년) 수록곡
2. 어느 청년의 죽음에 바치는 노래
정태춘 가수님의 노래 '일어라라, 열사여'는 어느 청년의 죽음에 바쳐진 비통한 조가(弔歌)입니다.
그 청년은 조선대학교 이철규 학생입니다.
1989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수배된 그는 경찰의 검문 후 실종됐다가 어느 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철규 열사의 의문사 규명을 촉구하고 독재 정치에 항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일어나라 열사여'인 것입니다.
정태춘 가수님이 가사와 곡을 짓고 불렀습니다.
이 비장한 노래는 1990년 정태춘 박은옥 7집 「아, 대한민국 ···」에 실려 처음 발표됐습니다.
이 음반은 우리 가요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음반입니다.
가요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열제 폐지를 이끌어낸 음반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태춘 가수님은 사전 검열제 폐지를 요구하며,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 음반을 검열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합법적으로 발매했습니다.
긴 투쟁 끝에 사전 검열제는 결국 폐지되었고 이 음반은 1996년에야 합법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이 음반은 경향신문 등이 선정한 한국대중음악의 100대 명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음반에는 '일어나라 열사여'를 비롯 '아 대한민국'을 비롯, '우리들의 죽음' 같은 노래가 실려있습니다.
그 노래들 속에는 80년대의 암울했던 시대의 아픔이 생생하게 채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어나라 열사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의 형형한 눈빛이 보이고 쉰 목소리가 들리는 노래입니다.
이 서정적이고도 비극적인 노래를 듣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아프고 슬픈 노래를 2024년에 다시 불러야하는 심정이 애통하네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시간 속에서 망연자실한 우리에게 정태춘 가수님은 먼 곳을 가리키며 이렇게 속삭이네요.
우리네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그러나 아름답고 아름다운 구절입니다.
'바람이 분다 저길 보아라 흐느끼는 사람들의 어깨 위'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저길 보아라'라고, 정태춘 가수님이 낮게 떨리는 음성으로 부르는 이 구절에서 우리도 모르게 먼 하늘의 한쪽을 응시하게 됩니다.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불어온 그 바람은, 그렇게 우리 곁에 불어온 바람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반역의 발굽 아래 쓰러졌던 풀들을 우리네 땅 가득하게 일으켜 세우는구나'
'풀들'을 일으켜 세운다고 합니다.
풀들, 풀들, 풀들을 일으켜 세운다고 합니다.
'우리네 땅 가득하게' 말입니다.
여의도에서, 부산 대구 광주에서, 전국 곳곳에서 풀들이 일어서는 2024년 겨울의 어두운 시간입니다.
3. 노래 '일어나라 열사여' 단소로 불기
정태춘 가수님의 노래 '일어나라 열사여'를 단소로 불어봅니다.
숨 가쁘게 단소가락을 이어가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숨진 수많은 사람들의 외로운 넋을 떠올려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 칼-쥐고 총 가진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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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주검 위에 찍힌 독-재의 흔적이 검붉은 피로 썩은 살로 외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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