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가수님의 노래 '타박네'를 만납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노래입니다.
또한 그 간절한 그리움에 어떤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만 같은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서유석 노래 '타박네' 가사
타박네
서유석 노래, 구전 가요, 양병집 채보
타박타박 타박네야 너 어드메 울며 가니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물 깊어서 못 간단다 물 깊으면 헤엄치지
산 높아서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 기어 와서 보니
빛깔 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 들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 엄마 살아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서유석」(1986년, 애플뮤직) 중에서.
2. 개똥참외는 왜 엄마 젖맛이었을까요?
노래 '타박네'는 1972년에 발표된 서유석 가수님(1945년~ )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만든 이는 포크 1세대로 꼽히는 양병집 가수님(1951~2021년)인데,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구전 가요를 채보한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박네'의 노랫말은 음영(陰影)이 짙은 노랫말이네요.
직설적이지 않고 은유적인 노랫말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곤 합니다.
과연 '타박네'는 어떤 숨은 뜻을 가진 노래일까요?
첫 번째로 '타박네'는 엄마 젖을 애타게 찾는 화자(타박네)의 애절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노랫말 속의 화자인 타박네가 엄마 젖을 먹으러 엄마 무덤에 찾아갑니다.
깊은 물을 건너고 높은 산을 넘어서 갑니다.
명태도 싫다 하고 가지도 싫다 하고 오로지 엄마 젖을 달라고 조르면서요.
엄마 무덤에 도착하니 무덤가에 '개똥참외'가 열렸네요.
정신없이 그 개똥참외를 먹다 보니 그 맛이 '엄마 젖맛'이라고 하네요.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 기어 와서 보니 / 빛깔 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 들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 우리 엄마 살아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그 '개똥참외'는 왜 '엄마 젖맛'이었을까요?
개똥참외가 엄마 무덤가에 뿌리를 내리고 양분을 흡수하며 자랐으니 엄마의 생명이 들었기 때문일까요?
'우리 엄마 살아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그래서 우리는 이 구절에 이르러 기이하면서도 경이로운 상상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이해되는 것만 같은, 어쩌면 이해해야 할 것만 같은 높은 마음이 되네요.
돌아가신 엄마의 생명과 화자인 타박네의 생명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말입니다.
더 나아가 이 노래를 듣는 누구라도, 돌아가신 소중한 이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고요한 마음은 우리 모두 하나의 생명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 또는 생명의 영원성으로 확대되어 우리를 저 높은 공중으로 들어 올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그리운 이가 더욱 그립고 그리워 자꾸 가슴이 흥건히 젖어들게 되는 노래 '타박네'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음영 짙은 노래 '타박네'의 노랫말은 우리를 또 다른 국면으로 데려다주곤 합니다.
과연 어떤 국면일까요?
3. '엄마 젖'에 대한 몇 가지 생각
'타박네'라는 화자가 아직 젖을 먹어야 할 갓난아이라고 상정하면 우리는 이 노래의 참맛에 다가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 이 노래의 노랫말 속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무엇에 홀린 듯 무한반복하며 이 노래를 부르게 되는 걸까요?
그 까닭은 이 노래의 키워드가 '엄마 젖'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엄마 젖'은 무얼까요?
저마다 갈망하는 것, 결핍을 채워주는 것,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 아닐까요?
80년대 학번인 빗방울이네 짝꿍 풀잎도 학창 시절 이 노래를 시위 때 많이 불렀다고 합니다.
그 당시 시대의 억압에 맞서던 시위현장에서 서로의 어깨를 걸고 '타박네'를 부르는 청춘들을 떠올려봅니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특히 이 구절을 부를 때 얼마나 간절했던지 울음을 터뜨리는 벗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 그리하여 불안하고 암울한 미래 앞에 놓인 청춘들은 얼마나 간곡히 '엄마 젖'을 갈망했을까요?
그때 '타박네'를 부르며 갈구했던 '엄마 젖'은 평등하고 평화롭고 편안한 세상, 차별과 억압 없는 좋은 세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라면 '깊은 물'과 '높은 산'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단단한 결심이 느껴지네요.
'명태'도 '가지'도 싫다는 구절에서는 어떤 회유도 거짓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이 음영 짙은 노래 '타박네'는 또한 '간절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 젖을 찾는 아기의 마음을 떠올려 봅니다.
아직 눈을 감고 있는 그 배고픈 아기에게는 엄마 젖 생각뿐입니다.
다른 아무런 생각이 없이 오로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엄마 젖뿐입니다.
빗방울이네는 '타박네'를 부를 때마다 그런 간절함을 생각하면서 이 문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명상을 할 때 무엇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원정사 템플스테이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주관하시는 지철스님의 말씀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명상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엄마 젖을 찾듯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공부를 할 때, 운동을 할 때, 무엇이든 배우고 익힐 때 ···.
그 험난한 과정을 건너갈 때 지렛대가 되어줄 그 간절함을 생각해 봅니다.
아기가 엄마 젖을 찾듯이 간절하게 무언가를 추구하는 저마다의 시간을 생각해 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더 만나 보세요.
이문세 노래 옛사랑 가사 단소보
이문세 가수님의 노래 '옛사랑'을 만나봅니다. 내리는 눈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는 환상에 젖어들게 되는 노랫말입니다. 시간을 거슬러서 아득히 높은 곳으로 말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
interestingtopicofconversation.tistory.com
'읽고 쓰고 스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석 겨울 시 탕약 국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모닥불 오리 망아지 토끼 (11) | 2025.02.12 |
---|---|
일일시호일 뜻 유래 운문록 벽암록 (31) | 2025.02.10 |
겨울 노래 추천 5곡 유영석 이종용 박인희 이문세 조용필 (31) | 2025.02.07 |
절차탁마 뜻 유래 시경 논어 예기 (27) | 2025.02.05 |
오늘도 함께 크고 있습니다 춤 잘 추는 팁 (37)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