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의 대표작 「어린 왕자」를 만납니다. 어른들이 잃어버린 어린아이 마음을 다시 찾아주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어린 왕자'가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은?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Saint-Exupéry, 1900~1944년)의 대표작 「어린 왕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1943년에 나온 「어린 왕자」는 크기가 시집만 하고, 고작 139쪽에 불과한 자그마한 책입니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마법의 책입니다.
오늘은 이 책에서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어떤 아름다운 은유를 만날 수 있을까요?
「어린 왕자」를 만나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오늘은 '독서목욕'이 낸 길로 가봅니다.
이 책의 서문으로 붙은 '바치는 말' 속의 문장을 먼저 만나봅니다.
'바치는 말'에서 생텍쥐페리는 이 책을 레옹 베르트라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준다고 했습니다.
레옹 베르트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데, 지금 춥고 배고픈 처지에 놓여있는 어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텍쥐페리는 동화 같은 이 이야기를 어린이에게 바치지 못하고 어른에게 바쳐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그래놓고도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책을 바치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까 봐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책을 지난날 어린아이였던 그에게 바치기로 하겠다.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이 '바치는 말'을 이렇게 고쳐 보겠다.
- 어린 소년이었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어린 왕자」(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2020년 38쇄) 중에서.
이 문장들은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까요?
2. 세상의 어른들이여, 어린아이였던 때를 잊지 마세요
레옹 베르트는 프랑스에 사는 어른이라고 작가는 말했지만, 사실 그는 세상의 모든 어른의 상징이겠지요.
그러니까 작가는 이 세상의 어른들에게 할 말이 많은 것입니다.
작가가 이 세상의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무얼까요?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
생텍쥐페리가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은 키워드가 '바치는 말'의 이 짧은 문장 속에 숨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 당신들 모두 어린아이였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어린아이였다는 것을 아는 것은 삶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놓고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이 문장을 괄호 속에 넣은 작가의 심사는 매우 시니컬하게 느껴지네요.
- 도대체 어른들은 자신도 어린아이였다는 것을 왜 그렇게 쉽사리 잊어버린단 말인가!
이 문장들은 우리 모두 사랑하는 이 시를 떠올리게 하네요.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뛰노니,
내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예순에도 그렇지 못한다면
차리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내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윌리엄 워즈워스 시 '내 가슴은 뛰노니' 전문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잃어버린, 삶의 보석 같은 순수함과 청순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순수함과 청순함이 무지개를 볼 때마다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하네요.(무지개를 보면 여전히 가슴이 뛰나요?)
그래서 쉰예순에도 이 어린이의 순수함과 청순함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는 소망이 이 시에 들어있네요.
이 시는 말합니다.
- 어른들이여, 어린이의 순수함과 청순함을 잃지 말아라!
이 말은 바로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통해 세상의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겠습니다.
이 문장을 가슴에 담고 「어린 왕자」 속으로 들어가면 우리 어른들은 길을 잃지 않겠지요?
3. 「어린 왕자」의 명문장 ··· '오직 마음으로 눈으로 잘 보인다는 거야'
이 책 「어린 왕자」의 도입부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구렁이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지만 그 뒤에 나오는 양의 그림 이야기도 독창적이네요.
지구별을 여행 중인 어린 왕자가 아프리카 사막에 추락한 조종사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달라고 합니다.
조종사는 세 번이나 양을 그려주지만 어린 왕자로부터 퇴자를 맞습니다.
네 번째 그려준 것이 상자인데, 이제야 어린 왕자는 만족합니다.
어른들은 그냥 평범한 상자로 보이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에는 양이 들어있는 상자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믿는, 상상력이 약해진 우리(어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이 책 속의 그림은 모두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것인데 물론 세 마리의 양과 상자 그림도 있습니다.
양이 숨 쉴 수 있도록 그 상자에는 구멍이 세 개나 뚫려 있네요. 거참.
뒤이어 생텍쥐페리는 이 양의 에피소드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잇달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그 이야기들은 맑고 순수했던 어린아이적 마음이 세상의 때로 덮여버린 어른들의 특징이 녹아 있습니다.
상상력이 부족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의 삶을 쫓아가기 바빠 마음의 여유가 없고,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인지 모르는 어른들요.
그것은 이 책의 맨 앞장에서 작가가 '바치는 말'을 통해 밝혔듯이 어린아이였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특징이겠지요?
그러면 맑고 순수한 어린아이적 마음에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텍쥐페리는 여우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비밀을 가르쳐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위의 같은 책 중에서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이 부분이 「어린 왕자」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입니다.
사물이나 사건을 보면서 마음으로 보아야한다고 합니다.
그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을 말할까요?
그때의 마음은 세상에 때 묻지 않은 맑고 순수한 본래의 마음일 것입니다.
거짓과 욕심이 없고, 편견과 오해가 없으며, 질투와 분노가 없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 마음이 바로 이 책 맨 앞장의 '바치는 말'에서 작가가 밝힌, 어른들이 잊어버린 순수하고 청순한 어린이 마음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어서 그 귀한 마음 챙겨보십시다.
- 어디 보자, 몸속 어디쯤 숨어있을까!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이 글에 소개된 윌리엄 워즈어스의 시 해설 전문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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