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호흡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국선도 수련과정에서 익힌 호흡법과 그 중요성에 대한 글입니다. 함께 읽으며 몸과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국선도 핵심은 심호흡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국선도의 핵심은 바로 호흡입니다. 단전호흡이 바로 국선도의 호흡법입니다.
국선도의 단전호흡은 어떤 호흡일까요?
단전호흡은 인위적으로 심호흡을 하여 피를 맑게 하는 근본적인 섭생 방법인 것이다.
▷「국선도 1」(청산선사 지음, 도서출판 국선도, 2022년 13쇄) 중에서
이 문장은 수천 년 전통의 국선도를 우리에게 전해준 청산선사님의 문장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산중에서 스승으로부터 국선도를 전수받아 1967년 하산하여 국선도의 비전(秘傳)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위 책에서 청산선사님은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일상에서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니, 수십 년 동안 해온 호흡인데, 그것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요?
우리가 호흡을 제대로 하는 때가 있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잠잘 때가 그 때라고 하네요.
그동안 그렇게 쉼 없이 부지런히(?) 호흡을 해 왔는데, 호흡을 제대로 하는 때는 잠자는 시간뿐이라는 이 말은 얼마나 놀라운 말인지요.
그대는 잠들기 직전, 본인의 호흡을 가만히 느껴본 적이 있나요?
잠들기 직전에 자신의 호흡을 관찰해 보면, 마음에는 잡념이 없고 신체는 미동도 없이 고요하고 깊은 호흡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깊은 숨쉬기, 즉 잡념을 버리고 고요히 하는 심호흡이 바로 국선도 호흡의 핵심입니다.
그럼, 왜 그렇게 깊은 숨쉬기를 해야만 하는 걸까요?
2. 깊은 숨쉬기를 해야하는 까닭은 무얼까요?
돌단자리(하단전) 숨쉬기로 정(精)이 충일(充溢)하면 후끈한 단기(丹氣)의 열(熱)을 느끼고,
그 기(氣)는 머리에 모여 장(壯)하여지고, 따라서 그 기(氣)가 오르고 내리는 가운데
심부(心部)에 신(神)이 명(明)하여 진다는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원리(原理)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정기신(精氣神)은 각 경락(經絡)을 유통(流通)하고
승강(昇降)하므로 기혈(氣血) 순환을 원활히 하여 주며 모든 병폐를 제거시키는 것이다.
▷위 같은 책 중에서
좀 어렵지요?
그런데요, 지금 우리는 정기신(精氣神) 같은 어려운 용어를 몰라도 좋습니다. 돌단자리 호흡에 들어가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까요.
깊은 호흡이 왜 중요한지, 그 개관(槪觀)만 알아도 우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 위의 문장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병폐를 제거시키는 호흡, 그래서 국선도의 단전호흡을 '인위적으로 심호흡을 하여 피를 맑게 하는 근본적인 섭생방법'이라고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피를 맑게 하는 심호흡을 하지 않으니까 '인위적으로' 심호흡을 한다고 하네요.
'호흡이 섭생방법'이라는 말, 이 드문 말을 만난 적이 있나요?
우리가 애타게 구하던 답이 호흡에 있었네요.
돌단자리 호흡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장수(長壽)하는 방법'이라는 말에 우리의 눈은 동그레지는 것만 같습니다. 호흡만으로 무병장수의 길이 열린다는 이 귀한 말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이는 참으로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국선도의 특별한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돌단자리'는 배꼽 아래의 하단전(下丹田)을 의미합니다. 위의 문장에 나오듯이 돌단자리는 정(精)이 가득 차는 곳입니다. 돌(돌고 도는 음양작용)과 단(단단한 힘)이 위치한 자리입니다. 양쪽 콩팥에 의지하고 형성된 힘의 모임이라고도 합니다.
하단전이 있으니 상단전과 중단전도 있겠네요. 기(氣)가 장(壯)하여지는 상단전(머리), 신(神)이 명(明)하여지는 중단전(심장)이 있습니다.
이 정기신(精氣神)의 신비로운 기운이 우리 몸속의 수많은 경락을 자극하여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해준다고 합니다.
청산선사님은 이 돌단자리 숨쉬기가 바로 정(精)을 충일시키는 축기(蓄氣)방법, 즉 기(氣)를 모으는 방법이고, 이것이 국선도 수련의 기초라고 강조합니다.
3. 깊은 숨쉬기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우리는 자신이 발견한 책에만 의지해서는 국선도를 올바르게 수련할 수 없습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각자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지도자의 가르침에 따라 수련을 해야 한다는 점을 떠올리며, 국선도 수련과정에서 배운 호흡법 팁을 공유합니다.
우리가 공기를 들이마시는 들숨을 하면 그 공기는 우리 몸속 폐에 있는, 무려 3억 개에 달하는 폐포에 도달합니다. 들이마신 공기 속의 산소가 이 수많은 폐포의 수분에 녹아들어 혈관을 타고 우리 몸속 구석구석으로 퍼져갑니다.
이 신비로운 호흡과정을 떠올리면서 들숨 날숨을 합니다.
들숨 날숨을 반드시 코로 합니다. 혀는 입천장에 가볍게 붙이고 입술은 가볍게 다뭅니다.
이때 기도(氣道)는 열려있어야 합니다. 기도를 어떻게 열어야 할까요? 침을 삼킬 때 침이 넘어가는 순간은 기도가 닫힌 상태입니다. 침이 넘어간 후의 상태가 기도가 열린 상태입니다.
어깨에 힘을 뺍니다. 앉은 자세인 경우 가부좌(또는 반가부좌) 상태에서 요추를 'C'자로 한 뒤 돌단자리(하단전)를 보호하는 기분으로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입니다. 이때 몸의 무게 중심도 약간 앞쪽으로 실어 허벅지에 힘이 가도록 합니다. 이는 오로지 돌단자리에 기를 모으기 위한 자세입니다.
이런 자세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머리에 정신을 모으는 일반 명상과 다른 국선도 호흡법에만 있는 특징입니다.
자, 이제 어떻게 들숨(흡, 吸)하고, 또 날숨(호, 呼)을 해야 할까요?
호(呼)와 흡(吸)에 있어 호(呼)하는지 흡(吸)하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호흡하는 일이니
미우(微羽)를 코에 대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되는 것이다.
▷위의 같은 책 중에서
호흡을 할 때 아주 작은 깃털(微羽)을 코에 대어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네요. 그만큼 가늘고 가늘게 들이쉬고(세세흡입, 細細吸入) 또 가늘고 가늘게 내쉬어야(세세호출, 細細呼出) 한다고 합니다.
이 세세흡입과 세세호출을 어떤 기분으로 하면 좋을까요?
대자연(大自然)의 능동적 대아(能動的 大我) 품에 안긴 듯한
안정감(安定感)을 가지는 자세가 수도자의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다.
▷위의 같은 책 중에서
'대자연의 능동적 자아의 품에 안긴 듯한 안정감을 가지는 자세'. 이 구절이 참으로 멋진 문장이네요. 이제껏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없습니다.
청산선사님은 이렇게 대자연에 내가 포근이 안겨야 된다고 합니다.
이는 소아(小我)인 나를 대아(大我)인 대자연의 품에 퐁당 빠뜨려 내맡기는 아무 사심 없고 걱정 없는 마음일까요?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의 본체인 우주에 나를 페어링 하는 그런 신비로운 일일까요?
들숨을 통해 대자연의 맑은 기운을 몸속으로 감사히 받아들이고, 날숨을 통해 몸속의 탁한 기운을 몸 밖으로 내보는 일이 바로 깊은 숨쉬기입니다.
이런 멋진 생각으로 들숨 날숨을 하다 보면요, 희열과 감사의 마음이 온몸에 가득 차오르게 되겠네요.
소중한 나의 몸을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대자연이 보내준 이 공기가 어찌 고맙고 고맙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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