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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브레히트 시 나의 어머니 읽기

by 빗방울이네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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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 님의 시 '나의 어머니'를 만납니다. 이 네 줄짜리 짧은 시는 우리를 어머니에게 힘껏 달려가게 만드네요. 거의 자동인형처럼 '어머니 사랑합니다!' 하고 말하게 하네요. 시인님이 파놓은 시의 여울에 우리 함께 마음을 담가 씻으며 맑히며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브레히트 시 '나의 어머니' 읽기

 
나의 어머니
 
-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장석주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장석주 엮음, 북오션) 중에서

 
Of My mother
 
- Bertolt Brecht
 
Now she was gone out, they left her in the earth
Flowers grow, butterflies overhead
She, the light one, scarcely dented the earth
How much pain was needed till she become so light!
 
베르톨트 브레히트 님(Bertolt Brecht, 1898~1956)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출신으로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독일 희곡 작가이자 시인, 연극평론가입니다. 서사극 이론과 탁월한 희곡 작품들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는 많은 시를 남겼습니다. 사회주의자라는 명목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금서 조치된 그의 작품이 1989년 해금되면서 그는 뛰어난 서정시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국내 최초로 번역된 그의 시집으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나치즘을 비판한 연극 「제3제국의 공포와 비참」, 30년 전쟁을 주제로 한 「배짱 좋은 엄마와 아이들」을 비롯, 남자는 남자다」 「서푼짜리 오페라「마하고니 시의 흥망등의 있습니다. 귀환병을 표사한 처녀작 「밤의 북소리」는 표현주의 희곡 최후의 걸작으로 클라이스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2.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브레히트 님의 시 '나의 어머니'의 어느 시구(詩句)에서 그대는 '얼음'이 되었는지요? 빗방울이네는 이 구절이었습니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 브레히트 시 '나의 어머니' 중에서

 
이 대목에 이르러 참으로 말문이 막힙니다.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니요. 어머니를 안아본 적이 언제였던가요? 왜 어머니는 점점 작아질까요?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의 몸은 여위고 여위어서 마침내 저렇게 가벼워져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게 되고 말았네요.
 
이 대목은 어머니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롯이 당신의 정성으로 자식들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신 어머니입니다. 세상에 크게 빚 진 일 없이 말입니다. 세상은 그녀 편에서 그녀를 도와주기보다는 오히려 힘겨운 삶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그녀를 궁지에 몰아넣은 일이 더 많지 않았겠는지요?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브레히트 시 '나의 어머니' 중에서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모두 자식인 '나'의 잘못인 것만 같습니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몸만 받았을까요? 그녀의 사랑과 헌신의 시간이 온통 '나'에게로 쏟아져 들어왔네요. 그런데도 '나'는 나의 희망에만 몰두하며 살았지, 어머니의 절망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하고 살지 않았던가요? 그녀에 닥친 그렇게 많은 고통의 시간들이 그녀의 내부를 다 앗아가 버렸는데도 말입니다.    
 

브레히트시나의어머니중에서
브레히트 시 '나의 어머니' 중에서

 

 

3. 힘든 그대 위해 읽어주고 싶은 시

 
삶이 힘들 때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 시를 소리내어 읽겠습니다. 때때로 열정이 고갈되어 길을 잃고 헤매는 그대에게도 이 시를 암송해 들려주겠습니다. 가야 할 삶의 길 위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 이렇게 어머니의 가벼워진 몸을 고요히 생각하겠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빠져 나온 '나'를 가만히 안아주며 위로하겠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시 한 편 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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