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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 부산진구 수구레선지국밥

by 빗방울이네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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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색다른 음식을 먹습니다. 수구레국밥이라고 아십니까? 수구레? 과연 뭘까요? 어떤 맛일까요? 함께 먹으며 빈속을 채우고 몸을 돋우어 보십시다.


1. 30년 넘은 수구레국밥집


뭔가 칼칼하고,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맛이 당길 때 당신은 무슨 음식을 찾으십니까?

저는 오늘 가야포차수구레국밥 본점에 왔습니다. 부산진구 가야동 동의대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30년 넘게 수구레국밥을 내고 있는 집입니다.

수구레국은 선짓국에 '수구레'를 넣어 끓인 국입니다. 수구레는 소고기입니다. 수구레가 뭐냐고 묻는 손님이 많은지 식당벽에 ‘수구레의 정의’를 붙여놓았습니다.

- 수구레는 소의 살과 껍질의 중간 부위에 있는 콜라겐입니다. 쫄깃쫄깃한 것이 매력입니다. 좀 질리긴 해도 체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하고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있었습니다. ‘쇠가죽에서 벗겨 낸 질긴 고기’라고 합니다. 소고기의 특수부위네요.

과연 어떤 맛일까요?


2. 쫄깃하고 고소한 수구레의 매력


수구레의 정의를 읽고 나자, 주방에서 커다란 솥에 끓고 있던 수구레국이 토렴을 거쳐 대접에 담겨 나왔습니다. 콩나물과 무, 선지덩어리, 대파가 어우러진 붉은 빛깔의 국밥입니다. 먼저 냄새를 맡아봅니다. 선지 특유의 고릿한 맛을 후추가 누르고 있는 중입니다.

먼저 수구레를 한 점 먹어봅니다. 들여다보니 아교질의 육질에 살코기가 엉겨 붙어 있습니다. 콜라겐이라고 하더니, 정말 쫄깃한 식감입니다. 그 탄력성 있는 씹기 한 번에 무언가 펑하고 터져 소고기 특유의 고소함으로 입안이 꽉 차는 느낌입니다. 맛있습니다. 그 맛을 음미하면서 국물 한술을 떠 후후 불며 먹습니다. 뜨겁고 시원하고 칼칼하군요. 허기진 속을 달래줍니다. 이 집의 차별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소고기 특수부위를 국밥으로 발전시킨 점, 그리고 한 가지 비법이 있습니다. 바로 간장입니다.

식탁에 국과 함께 나오는 것은 흑미밥, 깍두기, 계란부침, 김과 간장입니다.

그런데요, 이 김과 간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김 쌈으로 한 박자 쉽니다. 김에, 그것도 굽지도 않은 김에 흑미밥을 올리고 그 위에 간장을 발라 쌉니다. 저는 이 집에서 ‘김 쌈’ 먹을래, 수구레 먹을래 하면, 김 쌈을 선택하겠습니다, 할 정도로 매력 있는 맛입니다. 이 특별한 김 쌈이 맵고 칼칼한 국밥의 요동을 잘 진정시켜 줍니다.

이 식당의 간장은 메주에 소고기, 황태, 다시마 등을 넣어 직접 담그는 집간장이라 합니다. 식당벽에 간장 장독대들이 가득한 강서구의 간장공장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이 집 국에 들어가는 것은 소금이 아니고 그 집간장이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구레국밥에서 깊은 감칠맛을 느꼈습니다.

가야포차수구레선지국밥차림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포차수구레선지국밥.

 

 

3. 대중 입맛 잡은 이색 음식


이 추위에 식당 입구에 생긴 대기 줄이 길었습니다. 다 먹고 나올 때도 여전히 사람들이 수구레국밥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요.

소고기 껍질에 붙은 특수부위를 떼어내 국을 끓여서 허기진 속을 달래며 보신을 했을 소박한 음식이 이렇게 도심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네요.

수구레에는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성분이 많아 관절기능을 개선시키고, 지방과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합니다.

저는 체질 때문에 소고기국밥을 좋아해서 더 좋아하게 된 소고기 수구레국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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