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을 소재로 한 노래 1곡과 시 3편을 만나봅니다.
모란은 순우리말이 아니라 한자말입니다.
모란의 한자는 '牡丹'입니다.
수컷 '牡(모)', 붉은 '丹(란)'입니다. '단'으로 많이 읽히는 '丹'은 '란(난)'으로도 읽힙니다.
양(陽)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을 것만 같은 붉은 꽃, 모란을 떠올리며 노래와 시를 감상해 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조영남 노래 '모란 동백' 부르기
모란을 소재로 한 노래, 조영남 가수님(1945년~ , 황해도)의 '모란 동백'의 한 구절을 만납니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 조용남 노래 '모란 동백' 중에서.
이 구절은 누구라도 하염없이 속울음을 울게 되어 있는 구절이네요.
명예와 권력이 높은 이라도, 가난하고 낮고 쓸쓸한 이라도 이 구절에서 깊고 긴 한숨이 나오게 되는 구절이네요.
우리네 삶의 근원적인 외로움과 고독을 누가 어찌 감당해 내겠는지요?
그렇게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드는 것이 삶의 본질인 걸까요?
무슨 부귀영화를 세세만년 누리려고 이리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는지,라는 생각에 가슴이 텅 비는 구절이네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 나를 잊지 말아요
- 조용남 노래 '모란 동백' 중에서.
그렇게 쓸쓸히 삶을 마감한다고 할지라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만이라도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하네요.
그렇게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대가 나를 기억해주기만 한다면 심연 같은 삶의 고독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겠지요?
노랫말 속의 '모란'이 우리 가슴을 붉디붉게 물들이는 노래입니다.
그대에게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그대를 기억해 줄 소중한 이가 있겠지요?
노래 '모란 동백' 가사에 대한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2. 김영랑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읽기
모란을 소재로 한 시, 김영랑 시인님(1903~1950년, 전남 강진)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한 구절을 발표 당시의 원문으로 만납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잇슬테요 찰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중에서.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 것만 같습니다.
그대는 삶에서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는가, 하고요.
애타게 기다리던 것을 그대는 만났는가, 하고요.
그 애타게 기다리던 것, 그러나 그것을 만나는 순간 얼마나 순식간에 그것은 흩어져 버리는지요!
붉게 피었던 모란이 며칠 만에,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하염없이 져버리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또 다른 무언가가 모란처럼 피었다 모란처럼 져버린다 해도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붉게 피어난 모란도 좋지만 '모란이 피기까지'의 기다림, 설렘, 사랑과 정성의 시간들은 얼마나 우리를 잘 살아가게 하는지요?
이렇게 항상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 같습니다.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3. 이수복 시 '모란송(1)' 읽기
모란을 소재로 한 시, 이수복 시인님(1924~1986년, 전남 함평)의 '모란송(1)'의 한 구절을 만납니다.
알길 없어 무장 좋은
모란꽃 그늘 ······
어떻든 빈 하늘을 고이 다루네
- 이수복 시 '모란송(1) 중에서.
모란은 붉고 커다란 꽃송이를 가진 꽃이지만 벌과 나비가 잘 날아들지 않는 꽃입니다.
'알길 없어 무장 / 좋은 모란꽃 그늘 ······'. 이 구절에서 우리는 그런 모란의 유유자적한 자태를 떠올리게 되네요.
다른 어느 꽃들보다 화사한 모란의 고요는 참으로 알길 없는 고요인 것만 같습니다.
집 뒤란에 낮게 피어있는 붉은 모란은 마치 말없고 고요한, 그러나 높은 덕을 가진 홍안의 현자(賢者) 같습니다.
'알길 없어 무장 좋은' '그늘'을 가지고 있는 선비 말입니다.
그의 말없이 고요함은 세속에 얽매임 없는 자유가 충만한 고요함이겠습니다.
그런 '모란꽃 그늘'을 생각하고 또 추구하고 싶은 깊은 봄날입니다.
시 '모란송'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4. 박목월 시 '봄비' 읽기
모란을 소재로 한 시, 박목월 시인님(1916~1978년, 경북 월성)의 '봄비' 한 구절을 만납니다.
장독뒤에 더덕순
담밑에 모란움
- 박목월 시 '봄비' 중에서.
이 시에서 모란과 관련된 시어로는 '모란움'이 유일합니다.
'모란움'은 모란의 싹을 말하네요.
이 시에서 모란과 관련된 시어는 '모란움' 하나뿐이지만 시 전체를 움트게 하는 아름다운 시어입니다.
특히 '모란움'으로 인해 이 시는 붉은 색조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담밑에 모란움'은 보약 같은 '봄비'를 마시고 조만간 붉디붉은 꽃을 피울 테니까요.
그러면 그 낮고 이슥한 '담밑'은 화사해지겠지요?
그런 모란을 만난 사람들의 얼굴은 얼마나 화사해지겠는지요?
이 봄날, 그대는 어떤 '움'을 틔우고 있는지요?
시 '봄비' 해설 전문을 이 글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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