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소재로 한 노래와 시 3편을 만납니다.
동백꽃을 보면서 가수와 시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동백꽃 노래, 송창식 노래 '선운사'
송창식 가수님(1947년~ , 인천)의 노래 '선운사'의 한 구절을 만납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 송창식 노래 '선운사' 중에서.
전북 고창에 있는 선운사(禪雲寺)는 동백꽃으로 유명한 절입니다.
고요하고 경건한 절집에 붉디붉게 핀 동백꽃은 우리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 절 뒤란에 송이째 툭 툭 떨어진 뒹구는 그 붉디붉은 동백꽃을 보노라면 삶의 무상함마저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동백꽃 필 즈음 선운사는 동백꽃을 보면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려는 탐방객들로 붐비게 되나 봅니다.
송이째 땅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꽃송이 때문에 처연하고 애절한 꽃의 대명사가 된 동백꽃 -.
이 노래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동백꽃은 왜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걸까요?
동박새 때문입니다.
동박새는 동백꽃 속 깊이 간직된 꿀을 따기 위해 동백꽃 가슴을 온통 헤집어 놓습니다.
그러니 꽃송이가 툭 떨어지지 않고 배기겠는지요?
그 과정에서 수분(受粉 : 수술의 화분이 암술 머리에 옮겨 붙는 일)이 되어 열매가 맺히게 되겠네요.
동백꽃은 후세를 위해 참으로 장렬하고도 아름다운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거네요.
동백꽃 떨어지는 이 사연을 떠올리며 가사도 애절하고 가락은 더 애절한 노래 '선운사'를 불러봅니다.
누구라도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그 동백꽃을 본다면 사랑하는 이를 '그만 못 떠나실' 것 같습니다.
그대도 그러하시겠지요?
지금 한창 동백꽃 붉을 고창 선운사로 달려가고 싶어지는 노래이네요.
노래 '선운사'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2. 동백꽃 노래, 이미자 노래 '동백 아가씨'
이미자 가수님(1941년~ , 서울)의 노래 '동백 아가씨'의 한 구절을 만납니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 이미자 노래 '동백 아가씨' 중에서.
동백꽃이 피면, 그 붉은 동백꽃 앞에 서면 자동으로 흥얼거려지는 노래입니다.
1964년에 나온 노래인데 아직도 멍든 우리네 가슴 쓰다듬어주는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동백꽃 빨간 꽃잎을 보고 멍이 들었다는 말은 얼마나 우리 마음을 당기는지!
그것도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동백꽃 빨간 꽃잎처럼 그렇게 마음이 빨갛게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이 노래를 부른 이미자 가수님을 칭할 때 '엘레지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엘레지(elegie)'는 프랑스어로 애도와 비탄의 감정을 표현한 서정시를 말합니다.
'동백 아가씨'를 비롯, 이미자 가수님의 히트곡 '열아홉 순정'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흑산도 아가씨' 같은 노래들은 삶의 애환이 가득합니다.
슬픔은 싫다고요? 그러나 슬픔은 우리를 씻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요.
슬픔은 나를
목욕시켜 준다
나를 다시 한번 깨끗게 하여 준다
▷김현승 시 '슬픔' 중에서.
슬픔 속에 마음을 흔들어 헹구다 보면 오래 쌓여 맺혔던 것들이 풀리면서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가수님은 그렇게 슬픔의 엘레지로 우리의 마음을 '쓰담쓰담' 해주셨네요.
동백꽃 만발한 봄날, '동백 아가씨'를 흥얼거리며 개운하게 마음 샤워를 해볼까요?
노래 '동백 아가씨'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3. 동백꽃 시, 김영랑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시인님(1903~1950년, 전남 강진)의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의 한 구절을 만납니다.
내마음의 어듼듯 한편에 끗업는 / 강물이 흐르네
도쳐오르는 아츰날빗이 빤질한 / 은결을 도도네
▷ 김영랑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중에서.
이 시는 동백나무 이파리들을 보고 있는 시인님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동백꽃은 피지 않은 동백나무일까요?
긴 겨울을 참아낸 동백나무는 봄의 길목에 서서 무엇인가 내부에서 부글거리는지 이파리마다 반질반질한 윤기를 발하고 있습니다.
햇빛에 반사된 강물이 반짝이듯 말입니다.
그렇게 반짝이는 잔물결을 '윤슬'이라고 합니다.
시에서는 '은결'이라고 했네요. 은빛 물결 말입니다.
시인님은 얼마나 오랫동안 동백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그냥 스치듯 지났다면 이렇게 강물이 흐른다는 느낌을 얻을 수 없었을 것만 같네요.
어느 추운 아침의 골목 어귀에서 옷깃을 세우고 동백나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시인님을 생각합니다.
동백나무 이파리들의 반짝임이 가만히 시인님의 마음속으로 건너왔네요.
그 반짝임의 강물이 마음속에서 흐르게 되었네요.
동백나무 이파리의 은빛 숨결이 나에게로 건너오는 기분, 동백나무와 하나 되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요?
온생명은 하나라는 느낌일까요?
그대는 그렇게 오랫동안 동백나무를 바라본 적이 있는지요?
이 봄날, 동백나무 만나러 밖으로 나가볼까요?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해설 전문을 이 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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