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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나태주 시 행복 읽기

by 빗방울이네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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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태주 시인님의 시 '행복'을 읽습니다. 나에게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행복'이란 시를 읽으면서 함께 따뜻하게 마음목욕을 했으면 합니다.

1. 햇빛한테 미안하다는 시인


행복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 중에서


이 시가 들어있는 위의 시집은 2015년 출간됐습니다. 나태주 시인님은 이 시집의 앞쪽에 쓴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지구에서 또다시 종이를 없애며 책을 내는 행위가 나무들한테 햇빛한테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라고요. 그리고는 ”잠시 다같이의 안녕을 빕니다.”라고 했습니다.

참말로 이 구절에서 시인의 따뜻한 심성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시인은 시집을 낸다고 종이를 썼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시집의 종이가 된 나무들한테, 그 나무를 키운 햇빛한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하네요. 세상에 저는 이런 문장이 있는 시집을 처음 보았습니다. 이 구절로 이미 시집 한 권을 다 읽은 듯했습니다. 이런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시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2.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 있나요?

 

그대에게 행복을 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행복을 주는 다른 많은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나태주 시인님은 시 ‘행복’에서 행복에 대한 정의 3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인이 제시한 세 번째가 마음으로 훅 들어왔습니다.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 시인님은 왜 행복의 조건으로 ‘노래’를 꼽았을까요? 그것도 혼자서 부를 노래라고 합니다.

노래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시가 있고 음악이 있습니다. 어떤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다 보면 그 시(가사)를 깊이 음미하게 되고 그 시 속에 들어있는 삶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나의 것을 반추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느끼고 배우게 됩니다.

슬픈 가락은 부르는 이의 슬픔을 눌러 잠재워 주고 기쁜 가락은 기쁨을 고양시켜 줍니다. 그래서 시와 음악이 녹아 있는 노래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특별한 보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대는 외로울 때 어떤 노래를 흥얼거리시나요? 저는 요즘 자주 최헌 님의 '순아'가 흥얼거려지고, 조용필 님의 '들꽃', 안치환 님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 윤상 님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 같은 노래가 아무 때나 툭 튀어나오곤 하네요. 그렇게 혼자 노래를 하다보면 노래 속의 사람들이 저와 정말 오랫동안 사귄 친구들인 것만 같습니다. 언제든 어디로든 나와 동행해줄 수 있는 친구 말입니다.

행복외로울때혼자부를노래있다는것나태주시중에서
행복,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나태주의 시 중에서

 

 


3. 온 힘 다해 사랑할 사람이 누구인가요?


시 '행복'에서 시인이 가장 먼저 제시한 행복의 정의는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집이 아니라, 어두워진 뒤에 돌아갈 집입니다. 어두워지면 새들도 둥지로 돌아갑니다. 누추하고 협소하더라도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면, 시인은 그것이 행복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시인은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합니다.

그대에게는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사람의 위로와 사랑을 직접 받지 않고도, 그 사람을 마음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사람 말입니다. 그 사람이라면 이런 때에는 이렇게 했을 거야, 하면서 따라 하게 되는 사람요.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 떠올려봅시다. 막 떠오른 그 사람에게 사랑을 다해봅시다.

글 읽고 마음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나태주 시인님의 시를 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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