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읽고 쓰고 스미기645 정지용 시 구성동 읽기 정지용 시인님의 시 '구성동(九城洞)'에 들어갑니다. 이 시는 그대에게 특별한 치유의 시간을 드릴 것입니다. 우리 함께 '구성동'이라는 신비로운 공간에 들어가 마음의 때를 씻으며 독서목욕을 해보십시다. 1. 정지용 시인님 '구성동' 읽기 구성동 - 정지용 골짝에는 흔히유성이 묻힌다. 황혼에누뤼가 소란히 쌓이기도 하고, 꽃도 귀양 사는 곳, 절텃드랬는데바람도 모이지 않고 산 그림자 설핏하면사슴이 일어나 등을 넘어간다. - 「정지용 전집·시」(권영민 엮음, 민음사) 중에서 우리나라 '현대시의 아버지'라 불리는 정지용 시인님(1902~1950)은 충북 옥천 출신입니다. 옥천군청은 정지용 시인님을 기리는 축제인 '지용제' 홈페이지에서 정지용 시인님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시적 대상의 적확한 묘사력과 언어조탁,.. 2023. 3. 18. 박완서 산문집 호미 읽기 박완서 소설가님의 산문집 「호미」를 폅니다. 우리 현대문학의 거목으로 꼽히는 박완서 소설가님은 삶의 황혼기에 어떤 사유를 하셨을까요? 그가 데워놓은 따뜻한 사유의 욕조에 마음을 담그고 독서목욕을 해보십시다. 1. 박완서 산문집 「호미」 읽기 나는 꽃이나 흙에게 말을 시키는 버릇이 생겼다. 일년초 씨를 뿌릴 때도 흙을 정성스럽게 토닥거려 주면서 말을 건다. 한숨 자면서 땅기운 듬뿍 받고 깨어날 때 다시 만나자고, 싹트면 반갑다고, 꽃 피면 어머머, 예쁘다고 소리 내어 인사한다. 꽃이 한창 많이 필 때는 이 꽃 저 꽃 어느 꽃도 섭섭지 않게 말을 거느라, 또 손님이 오면 요 예쁜 짓 좀 보라고 자랑시키느라 말 없는 식물 앞에서 나는 수다쟁이가 된다.- 박완서 산문집 「호미」 (열림원) ‘꽃과 나무에게 말 걸.. 2023. 3. 17. 유안진 에세이 지란지교를 꿈꾸며 읽기 유안진 시인님의 에세이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를 읽습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를 떠올리게 해주는 글입니다. 함께 읽으며 친구를 생각하며 그 우정의 우물물로 마음을 씻으며 독서목욕을 해보십시다. 1. 유안진 시인의 에세이 '지란지교를 꿈꾸며' 읽기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유안진 명작에세이 「지란지교를 꿈꾸며」(아침책상) 중에서 1941년 경북 안동 .. 2023. 3. 16. 문인수 시 쉬 읽기 문인수 시인님의 시 '쉬'를 만납니다. 그대가 이 시를 천천히 읽는다면, 시인이 설치해 둔 슬픔의 욕조에 빠져 허우적거릴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그러다가 그대 마음이 더 맑아져 시를 가슴에 꼭 품게 될 것이니까요. 그것이 독서목욕이니까요. 1. 문인수 시 '쉬' 읽기 쉬 -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었다고 합니다.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2023. 3. 15. 문태준 시 맨발 읽기 문태준 시인님의 시 '맨발'을 만납니다. 산문시인데 그 긴 결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편이 찡해지는 시입니다. 문득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이 시를 읽으며 마음을 씻으며 독서목욕을 해봅시다. 1. 문태준 시 '맨발' 읽기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늘 맨발이었을 것이다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 2023. 3. 14. 이전 1 ···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