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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브라질은 왜 축구를 잘할까?

by 빗방울이네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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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새벽 4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한판 승부가 펼쳐집니다. '축구 황제' 펠레의 나라, FIFA랭킹 1위, 남미 국가인 브라질은 왜 그렇게 축구를 잘할까요?

1. 발뒤꿈치에 달린 칼로 상대를 공격하려면!


축구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펠레입니다. 펠레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 때 펠레가 뛴 브라질은 결승전에서 주최국 스웨덴을 5대2로 대파했습니다. 17세의 펠레가 2골을 넣었습니다. 그는 1962년, 1970년 잇달아 브라질을 월드컵에서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펠레는, 아니 브라질은 왜 축구를 그렇게 잘할까요? <축구 전쟁의 역사>(사이먼 쿠퍼 지음, 정병선 옮김, 이지북 발간)를 읽었습니다. 여기서 그 단초를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브라질 축구를 잘 이해하려면 먼저 카포에이라(Capoeira)를 이해할 것을 권유합니다. 카포에이라는 브라질 흑인들의 전통 무예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춤이기도 하고 무예이기도 합니다. 카포에이라 선수는 발뒤꿈치에 칼을 부착하고 자신을 공격하는 상대 선수와 춤을 추며 겨룹니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칼이 부착된 발동작이 현란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축구는 발로 하는 경기라는 점을 떠올려보십시오.

2. 춤과 무예가 결합된 카포에이라 유전자


카포에이라가 상대방을 속이는 방법이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른 발놀림과 몸 동작으로 상대를 속이며 녹색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브라질 축구 선수들의 모습에서 카포에이라가 어떤 것인지 짐작해봅니다. 저자인 사이먼 쿠퍼는 카포에이라는 위대한 브라질 축구로 승화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소드레 교수(리우데자네이루대학교)의 말을 인용, 브라질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일종의 무대연극, 과장된 몸동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브라질 축구 초창기에는 흑인들의 클럽 가입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흑인 참가가 허용되면서 브라질 축구의 황금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카포에이라의 DNA가 충만한 선수들이 경기장에 뛰어든 것입니다. 최초의 위대한 흑인 축구선수로는 1938년 월드컵 득점왕으로 꼽힌 레오니다스였습니다. 이후 펠레, 디디, 가린샤, 자이르징유 등 흑인 선수들이 이끄는 브라질은 월드컵 우승컵을 잇달아 들어올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물론 이들이 모두 카포에이라 선수는 아니었지만, 우아함과 묘기를 숭상하는 문화에서 배태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이 책은 분석합니다. 춤과 무예가 결합된 카포에이라는 '삼바축구'라고 불리는 브라질 축구의 DNA였던 것입니다.

축구를즐기고있는브라질어린이들.
축구를 즐기고 있는 브라질 어린이들의 모습.

3. 축구감독들의 나라 브라질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면 브라질에서는 전체 국민이 참여하는 불꽃 튀는 논쟁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사이먼 쿠퍼는 브라질의 한 축구감독이 내뱉은 탄식조의 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나는 축구감독들의 나라에 살고 있다!' 시대는 변했지만 카포에이라의 몸짓은 살아있을 것입니다. 6일 경기장을 누비는 브라질 선수들의 몸 동작을 유심히 살펴보고 싶습니다. 카포이에라를 떠올리면서요.
이 카포이에라 DNA에 맞서 우리 태극 전사들은 어떤 화려한 비책을 보여줄까요?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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