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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가끔 '고블린 모드' 꺼내 쓰시나요?

by 빗방울이네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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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모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 2022)로 선정한 표현입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트위터에 올라온 발표문을 보면서 여러분과 생각을 공유해보겠습니다.

1. 고블린 모드란?


올 한해동안 가장 관심을 끌었다는 '고블린 모드'(Goblin mode)란 무엇일까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 따르면, 상대방에게 미안한 기색도 없이 당당하게 자기 멋대로 하거나, 게으르거나 탐욕스럽고,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를 거부하는 방식의 행동 유형이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2009년에 트위터에 처음 등장한 말인데, 코로나19 폐쇄 제한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소셜 미디어에 전시된 지속 불가능한 생활 방식에 반항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집약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기개발의 행위, 강요된 '성실한 자아'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 속에 이상적으로 꾸며진 모습을 탈피해 편집되지 않은 자아의 모습을 찾고 싶은 현대인들의 소망을 비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도깨비 - 베짱이 - 청개구리'를 합치면?


조금 더 파보겠습니다. 고블린은 서양 동화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키 작은 괴물을 말합니다. 어린이 판타지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호빗'에도 악질 요정으로 고블린이 등장하는데 어린이를 좋아하고 인간에게 호의적인 면도 갖추고 있습니다.

영어사전은 '고블린 모드'를 '베짱이 모드'라고 해석합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 전래동화 속의 도깨비와 베짱이, 청개구리를 합친 캐릭터로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영어사전에는 고블린 모드를 '사회 규범에 맞지 않게 고의로 나태하고 뻔뻔하고 단정하지 않게 행동하는 양식'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 활용 예로 나온 문장을 보면 ,이 표현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My son is in goblin mode, and I don't know what to do(우리 아들이 베짱이 모드로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옥스포드올해의단어고블린모드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고블린 모드(옥스퍼드영어사전 트위터 갈무리)

 

3. 내면의 고블린을 받아들이다


신문기사에서 '고블린 모드'라는 표현을 접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자주 나의 내면에 있는 이 '도깨비+베짱이+청개구리'를 꺼내 쓰고 있는가? 조심스럽게 착하게만 살려고 하는 건 아닌가? 방침대로만 하고 있지 않은가? 너무 남의 눈에 맞추려고 하는 건 아닌가? 나를 표현하지 않고 누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들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내면의 고블린을 받아들이시나요? 아니면 누르고 내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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