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화젯거리로는 좀 그렇지만요, 그래도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변기 이야기입니다. 변기에서 분출되는 비말에 대한 연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갖게된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변기 비말 8초에 1.5m 치솟아
최근 변기 물을 내릴 때 세균덩어리 비말이 천장까지 치솟는다는 연구결과를 뉴스를 통해 접했습니다. 변기에서 안 좋은 세균이 포함된 비말이 나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는데, 생생한 이미지로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공학 연구팀이 사이언스, 셀과 함께 세계 3대 과학지로 꼽히는 네이처 자매지에 발표한 연구내용입니다. 연구 개요는 이렇습니다.
화장실 변기에서 나오는 입자들은 SARS-CoV-2, 인플루엔자 및 노로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말의 시공간적 변화와 이들의 속도 분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시각화된 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레이저광을 이용해서 화장실에서 물을 내릴 때 변기에서 나오는 비말의 움직임을 포착, 시간에 따른 비말의 위치를 시각화했습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변기 물을 내린 후 8초 이내에 1.5m 높이까지 치솟았습니다.
2. 상업용 변기가 뭐예요?
좀 더 생생한 내용을 알고 싶어 네이처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찾아보니 이 논문의 제목은 'Commercial toilet emit energetic and rapidly spreading aerosol plums'였습니다. 해석하면, '상업용 변기는 공기 중에 힘차고 격렬한 비말을 방출한다'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Commercial toilet'에서 막혔습니다. 상업용 변기가 뭘까요?
이번 연구는 북미 지역 상업용 변기 시스템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찾아보니 변기는 크게 상업용 변기(Commercial toilet)과 주거용 변기( Residential toilet)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상업용 변기는 주로 상업용 건물에 설치된 변기를 말합니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상업용 변기는 뒤에 물탱크가 없습니다. 그래서 공간을 덜 차지하고 청소에도 손이 덜 갑니다. 주거용 변기는 뒤에 달린 탱크 물을 사용해 배설물을 내려보냅니다. 그래서 탱크의 물을 한번 사용하면 다시 사용하기 위해 탱크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상업용 변기는 물이 바로바로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배관 시스템이 주거용과 다릅니다. 충분히 높은 압력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더 큰 직경의 급수관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물을 내릴 때 매우 시끄럽습니다. 외국에서는 단순한 디자인과 실용성 때문에 상업용 변기를 원하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야밤의 변기 물소리에 온 식구들이 다 깰 수 있다는 점을 각오해야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상업용 변기에는 뚜껑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실험에 쓰인 북미의 상업용 변기는 높은 압력으로 물을 사용하는 시스템인 만큼 상업용 변기의 비말 분출 정도는 주거용 변기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다르다 해도 주거용도 비말 분출을 조심해야겠지요? 자, 이제는 이번 연구 내용이 좀 더 명확하게 이해되는군요.
3. '변기 행동요령'
이제 이른바 우리의 '변기 행동요령'이 정해진 듯합니다.
뚜껑이 있는 경우면, 반드시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려야겠네요. 물을 내리고 바로 화장실을 벗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연구진이 뚜껑을 닫으면 비말이 감소되지만 제거되지는 않는다고 했으니까요.
뚜껑이 없는 상업용 변기를 만났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숨을 꾹 참고 물 내림 단추를 누른 후 미련없이, 가능한 잽싼 속도로 밖으로 뛰어나가는 수밖에요. 늦어도 8초 이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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