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가수님의 노래 '친구 2'를 만납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올해(2023년) 53주기를 맞은 전태일 열사님을 기리는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부르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안치환 노래 '친구 2' 읽기
친구 2
- 노래 안치환, 작사 청계피복노조, 작곡 미상
어두운 죽음의 시대
내 친구는 붉은 눈물 붉은 피 흘리며
역사가 부른다
멀고 험한 길을 북소리 울리며 사라져 간다
친구는 멀리 갔어도 없다 해도
그 눈동자 별빛 속에 빛나네
내 맘속에 영혼도 살아 살아
이 어둠을 살르리 살르리
역사가 부른다
멀고 험한 길을 북소리 울리며 사라져 간다
친구는 멀리 갔어도 없다 해도
그 눈동자 별빛 속에 빛나네
내 맘속에 영혼도 살아 살아
이 장벽을 부수리 부수리
2. '멀고 험한 길을 북소리 울리며'
안치환 가수님의 노래 '친구 2'는 2006년 발매된 안치환 8.5집 「Beyond Nostalgia」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앨범에는 '출정가' '희망가' '전진가' 같은 민중가요 38곡이 실려있습니다.
2023년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님(1948~1970) 53주기입니다. 열사님을 기리는 노래 '친구 2'를 만나봅니다.
어두운 죽음의 시대 / 내 친구는 붉은 눈물 붉은 피 흘리며
역사가 부른다 / 멀고 험한 길을 북소리 울리며 사라져 간다
- 안치환 노래 '친구 2' 중에서
전태일 열사님은 열일곱 살 때 서울 평화시장의 의류회사에 시다로 취업한 후 평화시장의 참혹한 노동현실을 개선하려고 분투하다 스물두 살 때 스스로 몸을 불살르며 항거했습니다. 그가 분신하며 소리친 것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였습니다. 이 피맺힌, 아니 그의 몸과 마음이 고스란히 맺힌 이 짧은 절규는 당시 가혹했던 노동현실을 폭로하는 북소리였고, 사자후(獅子吼)였습니다.
친구는 멀리 갔어도 없다 해도 / 그 눈동자 별빛 속에 빛나네
내 맘속에 영혼도 살아 살아 / 이 어둠을 살르리 살르리
- 안치환 노래 '친구 2' 중에서
이 노래의 작사가는 '청계피복노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전국연합노동조합 청계피복지부입니다. 전태일 열사님이 일했던 평화시장이 서울 청계천 지역에 밀집한 의류도매시장이었기 때문에 그 지역명을 따 청계피복노조라 한 것입니다. 정식 명칭은 전국연합노동조합 청계피복지부입니다.
이 노조는 전태일 열사님의 동료들과 어머니(이소선 여사, 1929~2011)가 주축이 되어 세워진 노조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3. '내 맘속에 영혼도 살아 살아'
우리는 기억합니다. 1970년 11월 13일, 분신한 직후 전신이 숯처럼 시커멓게 탄 몸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던 전태일 열사님이 어머니에게 한 마지막 당부를 말입니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만은 나를 이해할 수 있지요?
나는 만인을 위해 죽습니다.
이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버림받은 목숨들,
불쌍한 근로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나에게 반드시 하나님의 은총이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조금도 슬퍼 마세요.
두고두고 더 깊이 생각해 보시면 어머니도 이 불효자식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략)···
어머니, 내가 못다 이룬 일 어머니가 꼭 이루어주십시오.
- 「전태일 평전」(조영래 지음, 전태일재단 발간, 1983년 초판, 2020년 개정판 1쇄) 중에서
그렇게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해 1970년 11월 27일 어머니 이소선 여사님이 아들의 동료들과 함께 평화시장 옥상에 공간을 얻어 설립한 노조가 바로 청계피복노조입니다. 노조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대에 생긴 최초의 민주노조였습니다.
아들 사망 직후, 이소선 여사는 아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근로조건개선과 노동조합 결성을 요구하며 아들의 시신 인수와 장례식을 거부했습니다. 청계피복노조는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입니다.
1998년 서울의류노조로 통합된 청계피복노조는 우리나라의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거기에는 전태일 열사님과 그 어머니의 뜨겁고 거대한 힘이 있었던 것입니다.
역사가 부른다 / 멀고 험한 길을 북소리 울리며 사라져 간다
친구는 멀리 갔어도 없다 해도 / 그 눈동자 별빛 속에 빛나네
내 맘속에 영혼도 살아 살아 / 이 장벽을 부수리 부수리
- 안치환 노래 '친구 2' 중에서
별빛 속에 빛나고 있는 그 영롱한 눈동자,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살아있는 그 뜨거운 영혼을 가만히 떠올려보는 밤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정호승 시인님의 시 '전태일거리를 걸으며'를 만나 보세요.